할리우드 배우들의 재능은 연기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그들은 종종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연기뿐만 아니라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숨겨둔 끼를 방출하기도 한다. 여기,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한 뮤직비디오를 모아보았다. 분량상 수많은 뮤직비디오들을 다 소개할 수 없으니 이 외에 알리고 싶은 뮤직비디오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시길!


엠마 스톤

<Who Cares>

엠마 스톤은 20189월에 발매된 폴 매카트니의 앨범 <Egypt Station>의 수록곡 ‘Who Cares’ 뮤직비디오에 출연하였다. 못 알아볼 정도로 기괴한 분장을 하고 춤을 추는 게 포인트. 알고 보면 비틀즈의 팬이었던 엠마 스톤은 성덕 중에 성덕! 뮤비 출연뿐만 아니라 폴 매카트니가 그려 준 디자인으로 손목에 타투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비틀즈의 블랙 버드를 상징하는 새가 새겨져있다).
 
한편 엠마 스톤은 인디 록 밴드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의 멤버이자, 영화 <HER> 스코어 작곡으로 2014 아카데미 최우수 영화음악상 후보에 노미네이트가 된 적 있는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윌 버틀러의 ‘Anna'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Anna'는 윌 버틀러의 첫 솔로 앨범 <POLICY>의 수록곡으로, 뮤비 속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는 엠마 스톤의 모습이 단언 압권이다. 엠마 스톤은 흥부자로도 유명한데 이 뮤직비디오 한 편을 보고 나면 그녀의 끼와 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나머지 설명은 아래 짤로 대신하겠다.

<Anna>
Paul McCartney - Who Cares
“Anna” Starring Emma Stone, Written by Will Butler from Arcade Fire

크리스틴 스튜어트

11년 만에 정규 21<Blue and Lonesome>을 발매한 영국 로큰롤 밴드의 대명사 롤링스톤스. <Blue and Lonesome>은 기존 12곡의 블루스 명곡에 롤링스톤스만의 록큰롤 감성을 더해 재해석한 앨범으로, 1955년 발표한 에디 테일러(Eddie Taylor)의 곡 ‘Ride 'Em On Down’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그들의 새 뮤즈는 다름 아닌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틴 스튜어트! 숏컷에 선글라스를 끼고, 짧은 흰 티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의 시니컬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1965년식 블루 포드 머스탱을 타고 질주하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특유의 반항미(?)가 롤링스톤즈의 곡과 어울려 시너지를 내는 뮤직비디오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팬이라면 필수 관람해야 할 영상 중 하나.

<Ride 'Em On Down>
The Rolling Stones - Ride 'Em On Down (Official Video)

크리스틴 스튜어트, 브리 라슨, 앤 해서웨이

크리스틴 스튜어트 그리고 앤 해서웨이, 심지어 <캡틴 마블>의 브리 라슨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인 뮤직비디오가 있다. 가수이자 영화음악 감독인 제니 루이스가 2014년 발매한 정규앨범 <The Voyager>의 타이틀 ‘Just One Of The Guys’에서 3명은 남장을 하고 출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노래는 제니 루이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남성들의 세계에서 여성으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나아가려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뮤직비디오 속 세 사람은 당당한 여성의 모습으로 카메라에 등장함과 동시에 겉모습이 폼으로 가득 찬 남성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흉내 낸다.

<Just One Of The Guys> 중 브리 라슨
<Just One Of The Guys> 중 앤 해서웨이
<Just One Of The Guys> 중 크리스틴 스튜어트
Jenny Lewis - Just One Of The Guys [Official Music Video]

크리스 파인

<White Ocean>

<스타트렉> 시리즈, <원더 우먼> 등 수많은 할리우드 작품에서 열 일 하고 있는 크리스 파인. 그 역시 뮤직비디오에서 연기한 경험이 있는 배우 중 하나다. 2007년 결성된 미국의 밴드 더 아이비 월스(The Ivy Walls)의 곡 ‘White Ocean’ 뮤직비디오에서 크리스 파인은 사랑했던 여자를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남자 역을 맡아 연기했다. 기존 영화 필모그래피에서 보기 힘들었던 공허함이 가득 묻어 나오는 크리스 파인의 얼굴이 인상적인 작품. 크리스 파인은 더 아이비 월스의 이름을 알리게 해준 초기곡 ‘All I Want’에서도 주연을 맡아 연기한 바 있다. 두 작품 모두 크리스 파인의 짠내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The Ivy Walls - White Ocean
The Ivy Walls 'All I Want'

노아 센티네오

<Havana>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에 이어 <퍼펙트 데이트>까지, ‘넷플릭스 공무원의 자리를 견고히 하고 있는 노아 센티네오. 그는 무려 조회 수 7억 뷰를 달성한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이력이 있으니. 2018년 역주행으로 세계 음악 시장을 강타한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Havana'가 그것이다. 노아 센티네오는 뮤직비디오 속 카밀라 카베요의 상대 역(12역을 소화했다)으로 출연, 후반부부터 등장하는 짧은 분량이지만 찰나에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훈훈함을 자랑했다.

Camila Cabello - Havana (Official Music VIdeo) ft. Young Thug

벤 위쇼

<Real>

영국 너드미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하나인 벤 위쇼와 영국 현 일렉트로니카 씬을 대표하는 밴드 이어스 앤 이어스(Years&Years)가 만났다? 일명 '년앤년'으로 통하는 이어스 앤 이어스의 보컬 올리 알렉산더는 사실 가수 활동을 하기 전 배우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벤 위쇼와는 2013년 웨스트 엔드에서 연극 <피터 앤 앨리스>를 계기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고. 이후 무대를 옮겨 영화 <브라이트 스타>에서까지 함께 출연, 이때 쌓은 친분 덕으로 올리 알렉산더는 정규 1<Communion> 수록곡 'Real'의 뮤직비디오 주인공에 그를 캐스팅하는데 성공했다. 벤 위쇼가 무아지경으로 추는 막춤을 보고 싶다면 뮤직비디오를 감상해보길! 몽환적인 사운드와 리듬에 몸을 맡긴 채 휘적휘적 열심히 춤을 추는 벤 위쇼의 모습에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갈 것이다.

<피터 앤 앨리스>
거의 무아지경..
Years & Years - Real

돈 치들

<DNA.>

<아이언 맨 2>부터 아이언 맨 토니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 제임스 로드(머신) 역을 연기한 돈 치들은 켄드릭 라마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017년 발매된 켄드릭 라마의 <DAMN.>의 수록곡 'DNA.'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켄드릭 라마를 취조하는 역할을 연기했다. 초반 취조 중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발작을 일으킨 후 선보이는 랩핑과(비록 립싱크지만) 켄드릭에 밀리지 않는 스웩 넘치는 제스처가 상당히 놀랍게 다가온다. 미국 내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통렬하게 음악에 담아내었다는 호평을 받은 'DNA.'는 뮤직비디오 공개 하루 만에 조회 수 7백만을 기록했다. 더 나아가 <DAMN.>은 힙합계 최초로 켄드릭 라마에게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돈 치들의 스웩넘치는 제스처 모음
Kendrick Lamar - DNA.

마이클 섀넌

<Long Way Back Home>

박찬욱 감독의 <리틀 드러머 걸>에서 모사드의 요원 마틴 쿠르츠 역으로 등장한 배우 마이클 섀넌의 첫 데뷔를 아시는지? 그의 첫 연기 경력은 영화도 드라마도 아닌 Every Mother's Nightmare(줄여서 EMN)의  싱글 ‘house of pain’(1993) 뮤직비디오다. 이후 마이클 섀넌은 2018년 미국 컨트리 록 밴드 루세로(Lucero) ‘Long Way Back Home’에 출연해 호연을 펼쳤다.
 
롱 웨이 백 홈은 뮤직비디오임과 동시에 740초에 이르는 한 편의 단편 영화로, 마이클 섀넌이 주연을 맡았던 <테이크 쉘터> 감독 제프 니콜스가 연출을 맡아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제프 니콜스 감독은 밴드의 보컬 벤 니콜스의 동생이며 한 인터뷰에서 나는 내 형, 그리고 Lucero의 나머지 멤버들과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고, 이 노래(Long Way Back Home)를 들었을 때 완벽한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언급했다.

Lucero - Long Way Back Home (Short Film feat. Michael Shannon)

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