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금지! 음주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독 불그스름한 피부를 지닌 캐릭터들이 있다. 피부만 봐도 시선을 강탈하는 개성 강자들! 영화 속 술톤·홍시 피부를 지닌 캐릭터들을 단계별로 나눠 소개한다.
■ 1단계 <기묘한 가족> 준걸 /정재영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마당에 좀비떼들에게서 가족을 지켜야하는 장남 준걸(정재영). 좀비에게 물리지 않으려 껴입은 외투 덕에 열이 오른 걸까? 좀비들 사이에서 말 그대로 ‘존버’하는 그의 얼굴은 극 후반부로 갈수록 벌겋게 달아오른다.
■ 1단계 <거북이 달린다> 조필성 형사 /김윤석
할 일 없는 형사 조필성(김윤석)은 소 싸움에서 딴 큰 돈을 눈 깜짝할 사이 탈주범 기태(정경호)에게 빼앗기고 만다. 그에게 맞아서 기절한 후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눈을 뜬 필성. 벌겋게 익은 그의 술톤 피부 덕에 그의 처지가 더 짠하게 느껴진다
■ 1단계 <굿타임> 코니 니카스 /로버트 패틴슨
로버트 패틴슨은 뱀파이어처럼 창백한 피부를 지녔다. <굿타임>은 러닝타임 내내 상기된 그의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은행을 털던 중 납치된 동생을 구하고, 범죄를 마저 성공시켜야하는 그의 하루는 폭발 직전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 1.5단계 <괴물> 강두 / 송강호
“동네 미장원에서 염색하고 관리 안 하는 스타일”을 만들고자 뿌리 염색을 5개월 미룬 것 같은 반탈색 헤어 스타일을 시도해 화제를 모았던 <괴물>의 송강호. 사실 그보다 눈에 띄는 건 인위적일 정도로 붉은 볼의 홍조다. 오랜 시간 햇살 아래 졸았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붉게 달아오른 강두의 얼굴은 극 후반부에 다다를 때까지 식을 줄 모른다.
■■ 2단계 번외) 영화 행사, 예능 프로그램 속 최민식
스크린 속에선 말짱하다가도 영화 관련 행사, 예능 프로그램에선 얼큰하게 취한 듯한 피부 톤으로 등장하는 배우가 있다. 최민식이 그 주인공. 레전드는 2012년 <힐링캠프> 출연 당시다. 소주 병에 물을 담아 마시는 컨셉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방송 중 얼굴이 붉어져 ‘소주 세 병은 마신 것 같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 2단계 <국제시장> 덕수 / 황정민
별명이 ‘황시’(황정민+홍시)라는 황정민이 빠질 수 없다. 충무로 대표 술톤 배우인 황정민의 출연작 중에서도, 유독 불그스름한 그의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은 <국제시장>. ‘황정민의 얼굴이 붉어질수록 흥행에 성공한다’(?)는 속설과 같이 <국제시장>은 1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 2단계 <기생충> 기택 / 송강호
<기생충> 역시 송강호의 붉은 피부가 돋보이는 영화다.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의 얼굴이 붉었던 건 극 중 간밤에 난 물난리 때문이었다고. 송강호는 영화 개봉 후 인터뷰를 통해 “오염된 물속에 있다보면 피부질환 같은 것이 진행되지 않나”라며 기택의 얼굴 톤이 붉은 이유를 설명했다. 기택의 붉은 얼굴은 후반부 요동치는 기택의 감정선을 드러내기에도 더없이 적합한 장치였다.
■■■ 3단계 <아이, 토냐> 토냐 하딩 / 마고 로비
이제 할리우드 분장 전문 배우 리스트에 마고 로비를 추가해도 좋을 듯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에서 파격적인 분장을 선보인 마고 로비는 토냐 하딩의 성공과 몰락을 다룬 영화 <아이, 토냐>에 출연해 그녀의 마지막 무대를 완벽히 재현했다. 얼굴에 붉은 블러셔를 펴바르며 벼랑 끝에 선 듯한 위기감을 억누르고, 억지로 웃음짓던 그녀의 모습을 담은 메이크업 신은 마고 로비의 역대급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 3단계 <미쓰 홍당무> 양미숙 / 공효진
툭하면 빨개지는 삽질의 여왕. 안면 홍조증에 걸린 양미숙(공효진)은 비호감의 끝을 달리는 캐릭터다. 영화는 초지일관 같은 시선으로 미숙을 바라본다. 호감 필터 효과 대신 넘치는 개성을 선택한 미숙은 한국 영화 역사에 선명한 자취를 남긴 여성 캐릭터가 됐다. 이전까지 시원시원한 매력의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공효진의 파격 변신이 돋보였던 작품. 공효진은 이 작품으로 대한민국 영화대상을 비롯한 여러 시상식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휩쓸었다.
■■■■ 4단계 <헬보이> 헬보이 / 데이빗 하버
얼굴을 넘어 피부 전체가 붉은 색인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지옥에서 소환된 자, 반인간 반악마 헬보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2004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헬보이> 시리즈를 연출한 바 있고, 올해 4월 그를 리부트한 데이빗 하버 주연의 <헬보이>가 개봉했다. 흥행 성적은...(말잇못)
■■■■ 4단계 <퍼스트 어벤져> 레드 스컬 / 휴고 위빙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뜻밖의 장수 캐릭터(?) 레드 스컬(휴고 위빙) 역시 붉은 외형을 지녔다. 슈퍼 솔져 혈청을 맞은 후 강력한 힘을 얻음과 동시에 외형 부작용을 얻은 사례다.
■■■■ 4단계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다스 몰 / 레이 파크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 몰도 빼놓을 수 없다. <스타워즈> 클래식·프리퀄 3부작의 최종 보스, 다스 시디어스가 가장 아끼는 제자. 제다이에게선 볼 수 없는 양날 광선검을 휘두르던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허무하게 사라졌다가,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 깜짝 출연하며 1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캐릭터. 이후 그의 활약을 만날 수 있을진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