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원 <씨네21> 기자
‘또 만들어?’로 시작했다가 ‘또 만들길...’ 빌면서 끝난다.
★★★★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었던 토이스토리가 돌아왔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이별을 했던 만큼 굳이 돌아와서 추억을 망치는 게 아닌가 걱정됐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돌아와서 다행이다. 우디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뒤 전작들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질문, 생명을 지닌 장난감들의 솔직한 마음에 대해 다시 묻는다. 다채로운 캐릭터와 깨알 같은 유머, 짜임새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수작. 디즈니가 잘하는 것들, 익숙한 것들이 최상의 폼으로 뭉쳤을 때 나올 수 있는 결과물. 웃다가 울다가 찡했다가 마음까지 맑아지는, 감동의 파노라마.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함께한 모든 순간이 우리의 삶
★★★★☆
우리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수많은 만남과 이별의 순간을 쌓아 온 결과다. 마음속에 머물다 사라지고 다시 채워지는 소중한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누군가의 인생에 하나쯤 박혀있을 추억을 반드시 소환하고야 마는 이 시대의 동화가 마음을 뜨겁게 한다.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은 접어두어도 좋다. 이번에도 픽사는 우리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펼쳐낸다. 관계와 책임, 사랑과 이별, 희생과 용기라는 삶의 극적인 순간들을 함께해 온 최고의 파트너.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무한한 감동 저 너머로
★★★★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상대는 언제나 <토이 스토리> 뿐이다. 완벽에 가까운 3편의 엔딩 이후 어떤 이야기가 더 가능할까. 괜한 덧칠은 아닐까. 다시 찾아온 속편은 그 기우를 무너뜨리며 시리즈의 새로운 정점에 오른다. 사랑을 주고받는다는 것의 책임, 관계의 소중함, 모험을 감행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한 이 시리즈의 작법은 이미 완벽에 가깝다. 거기에 쓰레기가 되고 싶지 않은 장난감과, 장난감이 되고 싶지 않은 쓰레기 사이의 실랑이라는 기막힌 설정이 이번 편의 재미를 책임진다. 3편의 메시지가 헤어짐의 순간을 인정하며 아름답고 성숙한 안녕을 고하는 태도였다면, 이번에는 떠나야 할 때를 받아들이는 용기에 대한 것이다. 역시 근사한 마무리다. 이 시리즈에 경탄할 구석이 아직도 남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반갑다 친구야!
★★★★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완벽한 엔딩을 선보이며 작별한 픽사의 인형들이 9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고 했을 때 솔직히 기쁘지만은 않았다. 아름답게 남아있는 추억에 흠집을 내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결론적으로 걱정도 팔자였다. 픽사가 그려내는 장난감들의 세계는 여전히 감동적이고, 창의적이며, 유려하고도, 놀랍다. 돌이켜보면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장난감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내 이야기이고, 당신들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 슬프고, 더 기쁘고, 더 뭉클했고, 더 울었다. 이번에도 영화는 그 지점을 정확히 건드린다. <토이 스토리> 1편이 나온 게 1995년. 당시 엄마/아빠 손잡고 이 시리즈를 만났던 꼬마들이 자라 자신들의 자녀를 데리고 <토이 스토리 4>를 찾는 광경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좋은 유산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마스터피스로 향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
3편은 영화사에 꼽힐 만한 완벽한 엔딩이었다. 어떤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을까, 4편이 무리수는 아닐까 하는 우려는 재등장한 도자기 인형 보 핍과 새로운 캐릭터 포키가 말끔히 정리한다. 1,2편에서 주인공 우디의 연인 역할에 머물렀다가 시리즈에서 사라졌던 보 핍은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로 발전했다. 외형부터 사고방식까지 달라진 변화는 남녀를 떠나 주체적인 삶을 제시한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포크였다가 장난감이 된 포키는 ‘리틀 우디’의 역할을 맡는다.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존재 이유를 찾는 과정이 4편의 유쾌한 핵심 동력이다. 이들을 통해 가장 큰 깨달음을 얻는 인물은 바로 우디이다. 사명감에 충실했던 장난감은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선택한다. 마냥 오지랖 넓은 착한 인형인 줄 알았던 우디가 어느새 우리보다 훌쩍 성장한 어른이 되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도리 없이 눈물이 흐른다. 다음 시리즈가 나오기 전까지 <토이 스토리>는 시리즈 자체가 아름다운 완전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