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각양각색의 끼를 갖춘 만능 엔터테이너인 배우들. 그 중에서도 타고난 바이브 없이는 소화하기 힘들다는 랩을 프로 래퍼 못지않은 실력으로 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있습니다.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의 랩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할리우드 배우들을 소개합니다.

*음반 발매 경력이 있는 가수 겸 배우는 제외.


밀리 바비 브라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주역, 일레븐 역의 밀리 바비 브라운. 15세밖에 되지 않은 밀리 바비 브라운은 연기와 패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전 세계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는데요. 다재다능의 아이콘인 그녀! 연기 못지않게 뛰어난 랩 실력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한 <기묘한 이야기> 출연진.

<기묘한 이야기 1> 홍보를 위해 미국의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 니키 미나즈의 몬스터를 즉흥으로 커버해 화제가 된 바 있었습니다. 니키 미나즈의 열혈 팬이라는 밀리! 12살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정확한 딕션과 플로우가 인상적인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기묘한 이야기 2> 홍보차 다시 한번 같은 토크쇼에 출연해 <기묘한 이야기 1>의 내용을 랩으로 요약해 부르며 실력을 재입증 했습니다.

밀리 바비 브라운이 <기묘한 이야기> 시즌1 스토리를 요약한 랩을 <더 투나잇 쇼>에서 선보였다.

데이지 리들리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의 주인공 레이 역을 맡으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죠, 데이지 리들리 역시 랩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입니다. 노래를 잘 기억하고 랩을 좋아한다는 데이지 리들리. 평소 촬영장에서도 노래를 즐겨 부르기로 유명한 그녀는 놀라운 랩 실력을 한차례 보여준 바 있습니다. <물랑루즈>의 주제곡이었 레이디 마멀레이드’(Lady Marmalade)에서 릴 킴의 랩 파트를 커버한 것인데요. 랩은 물론이거니와 표정, 제스처까지 완벽해 진행자를 놀라게 했습니다.

데이지 리들리가 <더 투나잇 쇼>에서 ‘레이디 마멀레이드릴 킴 랩 파트를 불렀다.

최근 데이지 리들리의 랩 실력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시금 화제가 되었는데요. 바로 <스타워즈> 전편을 랩으로 요약했기 때문입니다. “아주 오래전 은하계 저 너머에서…로 시작해 포스가 함께하길”(May the Force be with you)로 마무리된 이 노래는 <스타워즈> 전 시리즈의 내용은 물론 <스타워즈>의 명대사들도 라임에 맞춰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스타워즈>의 O.S.T.가 배경음으로 흐르고 있는 것도 포인트죠. 물론 이에 맞춰 랩을 구사하는 데이지 리들리의 실력이 가장 압권이었지만요. <스타워즈>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선사해주었네요.

데이지 리들리가 모두 8편의 <스타워즈> 스토리를 랩으로 불렀다.

루피타 뇽

조던 필 감독의 <어스>에서 12역을 선보이며 올해 유력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떠오른 루피타 . 마찬가지로 지미 팰런의 토크쇼에 출연해 힙합 언더신에서 래퍼로 활동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죠. 활동명은 트러블메이커’(Troublemaker). 즉석에서 프리스타일 요청을 하자, 선글라스와 마이크가 있어야 한다며 거절했으나… 조심스레 탁자 밑에서 마이크와 선글라스를 꺼내 건네는 지미 팰런 때문에 웃으며 천천히 비트를 타기 시작합니다. 즉흥적인 랩임에도 불구하고 가사의 라임과 플로우가 깔끔한 것이 특징입니다.

과거 래퍼로 활동한 적이 있는 루피타 뇽이 프리스타일 랩을 보여줬다.

다니엘 래드클리프

해리 포터,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마법뿐만이 아니라 랩도 잘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에미넴의 오랜 팬인 다니엘은 그 영향 때문인지 평소 랩을 즐겨 듣고 좋아한다고 밝혔는데요. “항상 복잡하고 빠른 곡을 외워야 하는 강박 관념이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그는 5년 전 지미 팰런의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해 자신의 랩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습니다.
 
그가 부른 곡은 힙합 듀오 블랙칼리셔스의 곡 알파벳 에어로빅스, A-Z까지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들로 구성된 노래입니다. 발음이 복잡해 발음 연습 곡으로도 쓰이며,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부른 것을 시작으로 온라인상에서 챌린지가 되어 많은 유튜버들이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고난도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빨라지는 속도에 박자와 가사 하나 놓치지 않으며 완벽하게 곡을 마무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누리꾼들은 넌 래퍼야 해리”, 그리핀도르 10, 해리포터가 지팡이를 내려놓고 마이크를 잡았다"라는 등 재치 있는 댓글들로 그를 응원했죠. 해당 영상은 현재 9779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전설로 남았습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부른 블랙칼리셔스의 곡 ‘알파벳 에어로빅스’.

사무엘 L. 잭슨

이번엔 디스전입니다. 제임스 코든의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코너죠. ‘드롭 더 마이크에 출연한 사무엘 L. 잭슨. 프리스타일의 랩을 구사하며 제임스 코든과 디스전을 벌였는데요. 탁월한 실력은 아니지만 본인만의 플로우와 더불어 사무엘 L. 잭슨 하면 떠오르는 욕(!)이죠, ‘마더 XX'가 섞인 가사와 손가락 욕까지 섞어가며 제임스 코든의 기를 죽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지막엔 내 지갑 안에 있는 게 뭔지 보여주지라 말하며 돈을 뿌리는 퍼포먼스까지. 환호성은 사무엘 L. 잭슨의 것이었습니다. 당시 나이가 70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네요.

누가 욕쟁이 아니랄까 봐..
<더 레이트 레이트 쇼>의 ‘드롭 더 마이크’에 출연한 사무엘 L. 잭슨.

앤 해서웨이

앤 해서웨이의 끼와 높은 텐션은 이미 여러 예능 프로그램들을 통해 드러난 바 있는데요. 못하는 게 없는 그녀는 한 토크쇼에 출연해 파파라치들을 향해 자작 랩을 부르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후 제임스 코든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에 출연해 랩 배틀을 펼쳤는데요. 본격적으로 랩을 하기 전 신발까지 벗어던지는 퍼포먼스로 좌중의 환호를 이끌었죠. 첫 배틀부터 제임스 코든을 향해 강하게 나온 앤 해서웨이. 이어지는 코든의 캣 우먼과 영국 억양 극딜에도 절대 기죽은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배틀에서 죽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겠지멘트와 함께 마이크드롭(!)으로 마무리 한 . 제임스 코든의 K.O였습니다. 네티즌들은 요즘 래퍼들보다 낫다”, “앤 해서웨이의 랩은 여자 에미넴처럼 들린다”라는 극찬을 보냈습니다.

앤 해서웨이의 마이크드롭!
<더 레이트 레이트 쇼>의 드롭 더 마이크에 출연한 앤 해서웨이.

소피 터너

<왕좌의 게임> 산사 역으로 이름을 알린 소피 터너. 그녀 역시 토크쇼에 출연해 에미넴의 열성팬이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어 제임스 코든과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라는 더 리얼 슬림 셰이디’(The Real Slim Shady)를 불렀는데요. 단조롭지만 빠른 속도감이 돋보이는 랩을 선보였습니다. 마지막엔 흥에 못 이겨 일어서기까지! 에미넴의 팬이 확실하군요. 아래 영상에서는 소피 터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소피 터너의 그루브
소피 터너는 <더 레이트 레이트 쇼>에서 에미넴의 ‘더 리얼 슬림 셰이디’(The Real Slim Shady)를 불렀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