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다작왕이 여기 있다. 연말연초 겨울 시즌을 노린 두 영화 <백두산> <시동>에 모두 얼굴을 비춘 배우, 마동석의 이야기다. 무섭거나, 정의롭거나, 귀엽거나, 혹은 그 모든 매력을 지녔거나. 독보적인 개성으로 국내는 물론, 할리우드 중심 마블 스튜디오까지 휘어잡은 배우 마동석. 전편에 이어, 현재의 마동석을 만들어준 그의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크게 정의형, 조폭형, 마요미형으로 구분 지어 정리했고, 세 유형에 속하지 않지만 놓쳐선 안 될 마동석의 캐릭터는 번외로 분류했다.

조폭에서 마블 슈퍼 히어로로, 한눈에 보는 마동석 캐릭터 변천사 ①
[BY 씨네플레이] 진정한 다작왕이 여기 있다. 연말연초 겨울 시즌을 노린 두 영화 <백두산> <시동>에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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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형
<베테랑>(2015) / 덩치좋은 운동복

마동석은 카메오 출연으로도 인생 캐릭터를 남겼다. 스케줄이 맞지 않아 <베테랑>에 합류하지 못한 마동석은 류승완 감독에게 “한 신이라고 불러주시면 무조건 하겠다”고 약속했고, 그렇게 ‘덩치 좋은 운동복’ 역을 맡았다. <베테랑>의 명대사,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가 마동석의 애드립이었다는 건 이미 유명한 사실. 촬영지에서 아트박스를 본 마동석이 즉석으로 제안해 얻어낸 설정이다. 아기자기한 펜시숍과 ‘덩치 좋은 운동복’ 사이 갭이 만든 웃음. 그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빚어낸 명장면이라고 봐도 좋겠다.

베테랑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개봉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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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미형
<굿바이 싱글>(2016) / 평구

<굿바이 싱글>의 평구는 대한민국 독거 스타 주연(김혜수)의 둘도 없는 친구다. 주연이 친 여러 사고들의 뒤치다꺼리를 전담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속 깊고 정 많은 마동석의 따뜻한 얼굴을 앞세운 캐릭터. 유학파 스타일리스트라는 신선한 설정이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마동석에게 파스텔톤 땡땡이 앞치마 의상을 입히는 도전 정신이 빛났던 작품. 마동석은 함께 출연한 김혜수에게 ‘마쁜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한동안 팬들에게 그 별명으로 불렸다.

굿바이 싱글

감독 김태곤

출연 김혜수, 마동석, 김현수

개봉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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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형
<부산행>(2016) / 윤상화

마동석이 아니고선 상상 불가능한 역할들이 있다. 전 세계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부산행>의 터프가이, 상화가 바로 그런 캐릭터다. 짐승 같은 촉을 지닌 좀비들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좀비 맨손으로 때려잡기’ 스킬을 선보이던 그의 액션은 최상의 짜릿함을 안겼다. 그뿐인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수십 명의 좀비떼를 홀로 버텨낸 상화의 희생정신은 관객을 오열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부산행

감독 연상호

출연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김의성, 최우식, 안소희

개봉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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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형 + 약간의 조폭형
<범죄도시>(2017) / 마석도

외형만 보고 조폭이라고 오해 말자. ‘비리’란 수식어가 붙었을지언정, 마석도는 엄연한 형사다. 악역이 불쌍할 만큼의 슈퍼 파워를 지녔던 괴물 형사. 야구 배트로 머리를 가격 당하고도 기절하지 않고, 얼굴에 화분을 정면으로 가격 당하는데 피조차 나지 않는 맷집을 지녔다는 점이 놀랍다. 도시의 평화를 건드는 자, 누구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굳은 신념을 지닌 인물. 누구든 가뿐히 제압해 꼼짝 못 하게 만들던, 그의 슈퍼 히어로스러운 파워가 폭발한 작품이다.

범죄도시

감독 강윤성

출연 마동석, 윤계상

개봉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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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미형
<부라더>(2017) / 이석봉

<부라더>에서 마동석이 맡은 역할은 안동 종갓집 장남, 석봉이다. 인디아나 존스를 꿈꾸며 유물 발굴에 전 재산을 올인한 캐릭터. 설정도 독특하지만, 팔을 위로 드는 순간 옷감 터지는 소리가 날 것 같은 파란 트레이닝 복은 이 모든 설정을 뒷전으로 미루게 만드는 강렬함을 전했다. 우락부락한 피지컬이 이렇게 귀여워 보일 수 있다니! 이 역시 마동석만의 능력이다.

부라더

감독 장유정

출연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

개봉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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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미형 + 정의형
<신과함께> 시리즈(2017~2018) / 성주신

충무로 제일 가는 캐릭터형 배우 마동석과 국내 최고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함께> 시리즈의 만남. 마동석이 연기한 성주신은 죽을 날을 넘긴 허춘삼과 그의 손자 현동의 곁을 지키는 가택신이자 전직 저승 차사다. 삼차사를 단번에 제압하는 압도적인 힘을 지녔지만, 인간 앞에선 늘 쩔쩔매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 자랑하는 그의 외형이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살려냈다.

신과함께-인과 연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개봉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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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형
<악인전>(2019) / 장동수

2018년에도 마동석은 다작왕의 자리에 올랐다.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성난황소>를 통해 연이어 ‘정의형’ 캐릭터를 선보여왔던 마동석이 마음먹고 ‘악의 얼굴’로 돌아선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악인전>이다. 그가 연기한 장동수는 등장만으로도 모두를 압도시키는 유명 조직 보스. 샌드백에 사람을 넣고 폭력을 행사하는 건 물론, 손으로 치아를 뽑아버리는 등 마동석의 수위 높은 폭력 신을 여럿 만날 수 있었던 역할이다. 원초적인 살벌함과 두려움을 전하던 캐릭터였다.

악인전

감독 이원태

출연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

개봉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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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형 + 약간의 정의형
<나쁜 녀석들: 더 무비> / 박웅철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작에 선 캐릭터, <나쁜 녀석들>의 박웅철이다. 범죄자 출신으로 압도적인 힘을 지녔으나, 인간적이고 귀여운 매력이 다분했던 박웅철은 우리가 그간 봐왔던 수많은 ‘마동석형 캐릭터’의 출발점에 서 있었던 인물이다. 마동석은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래와 같이 말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밝힌 바 있다.

성룡이 성룡 영화에 계속 자기 자신으로 나오듯이, 나도 캐릭터를 크게 바꾸기보다 영화의 내용을 바꿔가며 액션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선택이 할리우드행에도 큰 도움이 되었는데, 그런 힌트를 준 작품이 바로 <나쁜 녀석들>이다.

-<씨네21> ‘<나쁜 녀석들: 더 무비> 마동석 - 이것이 영리한 액션이다’ 중

마요미 형
<시동> / 거석이형

어쩐지 올해 할로윈에 그를 흉내 낸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퇴한 고등학생 택일(박정민)의 성장을 돕는 장풍반점의 정체불명 주방장, 거석이 형은 정체불명의 헤어스타일만으로도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시동>의 제작보고회에서 박정민은 “(마동석이) 가발을 쓴 모습을 보고 ‘형님께서 정말 열심히 사시는구나. 동생된 도리로 나도 열심히 해야지’ 했다”며 그의 몸 사리지 않는 감동 받은(?)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캐릭터를 최대한 맛깔나게 살리려는 마동석의 노력과 애정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시동

감독 최정열

출연 마동석,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 최성은

개봉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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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엘리트형
<백두산> / 강봉래

백두산이 폭발하는 재난을 맞아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이병헌과 하정우. 마동석 역시 그들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세상을 구해야 할 것 같지만...! 이번 영화에서 마동석이 맡은 몫은 어지러운 그래프가 그려져있는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런저런 서류를 뒤적이며 활화산 폭발의 대비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간 보지 못했던 마동석의 지적인 모습은 <백두산>에 신선함을 더했다.

백두산

감독 이해준, 김병서

출연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수지

개봉 20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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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형 + 슈퍼히어로형
<이터널즈>(2020) / 길가메시

현재 마동석은 영국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장을 펼칠 영화, <이터널스>를 촬영 중이다. 이터널스 종족 중에서 가장 힘이 센 캐릭터, 길가메시 역에 캐스팅됐다. 개봉 전 철통보안이 전통인 마블 스튜디오이니만큼, 아직 많은 정보는 베일에 싸인 상황. 신인 시절 인터뷰에서부터 “할리우드에서 연기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혀왔던 그였기에, 마블 합류 소식만으로도 더없이 반가운 게 사실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프랜차이즈 시리즈에서 활약하며 전 세계로 뻗어나갈 마동석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