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녀>

프로 야구의 인기가 여전하다. 코로나19 사태로 무관중 경기가 열리지만 팬들의 열정은 그대로다. 심지어 미국의 야구팬들도 흡수해버렸다. 이에 맞춰 <야구소녀>도 개봉했다.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 선수인 주수인(이주영)이 주인공인 영화다. 마운드에서 멋진 직구를 던지고 싶은 마음은 남녀의 차이가 없다. <야구소녀>를 보면 자연스레 주수인을 응원하게 된다. <야구소녀>처럼 사회적 편견을 딛고 일어서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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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파? 얼죽아? 이준혁, 이주영 본격 취향분석 | '야구소녀' 인터뷰
야구소녀

감독 최윤태

출연 이주영, 이준혁

개봉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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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흑인 조지 프로이드의 사망 사건으로 다시 한번 인종차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42>는 흑인 인종차별을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야구 영화다.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이후 LA 다저스가 된다)에서 활약한 실존 인물 재키 로빈슨(채드윅 보스만)이 주인공이다. 당시 메이저리그의 야구팬들은 로빈슨을 반기지 않았다. 흑인이기 때문이다. 로빈슨은 살해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그의 집에 테러를 저지르는 백인우월주의자들도 있었다. 로빈슨은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낸다. 그렇게 그는 위대한 야구선수로 남았다. 제목 ‘42’는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다. 42번은 메이저리그 전 구단에서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있다. 매년 4월 15일에는 출전 선수 모두가 42번의 유니폼을 입는 재키 로빈슨 데이가 열린다.

42

감독 브라이언 헬겔랜드

출연 해리슨 포드, 존 C. 맥긴리, 채드윅 보스만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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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리그>는 우리가 잘 몰랐던 여자 야구의 역사를 담은 영화다. 1943년부터 1954년까지 미국 여자 프로 야구 리그가 존재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남자 선수들이 입대를 하게 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톰 행크스, 지나 데이비스, 마돈나 등이 <그들만의 리그>에 출연했다. 톰 행크스가 한물 간 야구 선수이자 주정뱅이 코치 지미를 연기했다. 그는 처음에 여자 야구 선수들을 무시했다. 관중도 마찬가지다. 미니 스커트를 입은 선수들을 눈요기거리로 취급했다. 지미는 야구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실력까지 갖춘 포수 도티(지나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한 선수들의 열정에 마음을 고쳐먹는다. 관중들도 야구 자체의 재미에 빠지고 선수들을 응원하기 시작한다. 페니 마샬 감독의 <그들만의 리그>는 스포츠 영화의 장르 공식과 여성 차별의 역사를 할리우드 스타일로 녹여낸 유쾌한 영화다.

그들만의 리그

감독 페니 마샬

출연 톰 행크스, 지나 데이비스, 마돈나, 로리 페티

개봉 199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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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감사용>

꼴찌에 대한 편견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들이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그들을 낙오자로 취급해도 될까. 무시 당하기 일쑤인 그들의 반란은 극적이다. <슈퍼스타 감사용>도 그런 이야기다. 꼴찌팀 삼미 슈퍼스타즈에서도 승리를 위해 기용되지 못하는 패전처리 투수인 감사용(이범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감사용은 1982년 당시 최고의 투수인 박철순(공유)과 선발 맞대결을 할 수 있는 첫 선발 기회를 얻는다. 그는 박철순의 20연승(!)을 저지하고 첫 승을 따냈을까. 결과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슈퍼스타 감사용>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영화다. 참고로 <슈퍼스타 감사용>에는 특별 출연한 공유 이외에 당시 신인이던 하정우가 단역으로 출연했다.

슈퍼스타 감사용

감독 김종현

출연 이범수, 윤진서, 류승수, 이혁재

개봉 200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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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머니볼>에는 어떤 편견이 있었을까. 편견이라기보다는 불문율, 관행, 관습의 타파라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머니볼> 역시 실존 인물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의 이야기를 다룬다. 쥐꼬리만 한 운영자금으로 팀을 꾸려가기 위해 그가 선택한 전략은 경제학의 통계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야구에 웬 통계학. 나이 많은 스카우터들은 빌리가 영입하려는 선수들의 리스트를 보고 혀를 차고 경악을 한다. 그들은 수십년 동안 자신만의 감각으로 선수들을 선발해왔다. 이를 테면 못 생기고, 나이가 많고, 투구 폼이 우스꽝스러운 선수는 선호하지 않는다. 빌리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그들의 능력, 이를테면 출루율,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출당한 강타자를 영입한다. 그렇게 그들은 야구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된 것이다. <머니볼>은 아론 소킨의 각본과 베넷 밀러의 연출과 더불어 브래드 피트의 먹방 연기와 MCU 이전의 크리스 프랫을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머니볼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개봉 20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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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인정한다.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편견을 타파한다는 주제 의식이 전면에 있는 영화는 아니다. 평생 스카우터로 살아온 늙은 아버지 거스(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성공한 변호사가 되려는 딸 미키(에이미 아담스)의 화해를 다루는 이야기다. 다만 이 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위에서 소개한 <머니볼>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전원 버튼도 눌러본 적 없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스카우트인 거스는 퇴출 위기에 몰려 있다. 실제로 그는 시력이 떨어지고 있기도 하다. 은퇴할 나이가 된 것이다. 그를 몰아내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인물은 신인 선발과 관련된 거스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그가 내세우는 근거는 데이터다. 반면 거스는 자신의 감각을 믿는다.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아버지들에게 마치는 헌사라고 말할 수 있다. 아름다운 동화, 정말 영화 같은 이야기라고 해도 충분히 볼 만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감독 로버트 로렌즈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이미 아담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굿맨

개봉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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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슈거>는 아메리칸 드림에 관한 영화다. 메이저리거를 꿈꾸며 미국 땅을 밟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20살 청년 미겔(알헤니스 페레스 소토)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목의 슈거(sugar)는 미겔의 별명이다. 너클 커브볼의 명수로 실력을 인정받는 슈거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다. 아이오와의 싱글 A팀에 소속된다. 백인 농가에 머물게 되는데 언어 문제에 시달리고, 인종차별도 당하기도 한다. 그렇게 외로운 시간이 흘러 성공한 메이저리거가 되느냐면 그렇지 않다. 팀 내에 또다른 유망주가 입단하면서 점점 관심에서 사라진다. <슈거>는 편견을 딛고 성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이라는 곳의 성공 신화를 깨부수는 매우 현실적인 영화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야구 영화가 보여주는 감동의 성공 실화라는 편견을 깼다고 할까. 실제 야구 선수인 소토의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참고로 <슈거>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애너 보든, 라이언 플렉 감독은 이후 <캡틴 마블>의 감독으로 기용된다.

슈거

감독 애너 보든, 라이언 플렉

출연 리차드 불, 칼 버리, 그렉 다고스티노, 마이클 가스톤, 앨러리 포터필드, 제이미 티렐리, 제레미 레이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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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