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이들은 즐겁다
-
감독 이지원
출연 이경훈, 박예찬, 홍정민, 박시완, 옥예린, 이상희, 윤경호, 공민정
개봉 2021.05.05.
<아이들은 즐겁다>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관객수가 아주 많아서 박스오피스 1위를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좋다는 의미다. 손수건이 필수인 이 영화는 웹툰이 원작이다. 네이버 웹툰에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연재됐다. 허5파6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의 작품이다. <아이들은 즐겁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비슷한 분위기의 다른 웹툰 기반의 드라마, 영화들을 떠올려봤다. 또 아직 영화나 드라마가 되기 전의 웹툰은 뭐가 있을지 꼽아봤다. <아이들은 즐겁다>처럼 소소하고 잔잔한면서 가슴뭉쿨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으로 묶인 영화, 드라마, 웹툰 등을 소개한다.
<여중생 A>
<여중생 A>는 <아이들은 즐겁다>처럼 허5파6의 웹툰이 원작인 영화다. 웹툰의 연재 순서는 영화 개봉 순서와 반대다. <아이들은 즐겁다> 이후 <여중생A>가 연재됐다. <아이들은 즐겁다>의 주인공 다이가 초등학생이고, <여중생A>은 제목처럼 주인공 미래가 중학생이다. 웹툰 팬들은 <여중생A>의 연재가 시작됐을 때 중학생이 된 다이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기도 했다. <여중생 A>의 주인공 미래 역시 다이와 비슷한 성격이어서 더 그랬다. 미래는 온라인 게임에 빠져 있는 외톨이처럼 보이지만 섬세한 내면을 가진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아이다. 김환희가 미래 역을 맡았다. <곡성>으로 유명해진 배우다. 미래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재희는 수호가 연기했다. 아이돌 그룹 엑소 출신이다. 흥행을 위한 캐스팅인 듯하다. 안타깝게도 영화의 평가는 썩 좋지 않다. 허5파6의 원작과는 꽤 많은 부분이 달라져서 원작 팬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아이들은 즐겁다>를 통해 허5파6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면 <여중생 A> 웹툰도 찾아보면 좋겠다.

- 여중생A
-
감독 이경섭
출연 김환희, 수호
개봉 2018.06.20.
<식물생활>
<식물생활>은 <아이들은 즐겁다>처럼 슬픈 이야기는 아니다. 소소한 이야기에 방점이 찍힌 웹드라마다. 원작은 안난초 작가의 동명 웹툰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웹툰 작가 지망생 하나(윤혜리)다. 그는 반지하방에서 옥탑방으로 이사했다. 이사를 결정한 이유는 옥상은 해가 잘 들어 식물을 키우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이다. 드라마는 원작 웹툰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구성을 보여준다. 웹툰은 옴니버스식으로 여러 사람들의 식물 사연을 들려줬다. 드라마는 원작에 등장한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아 에피소드 형식을 취했다. 웹툰은 담담한 분위기이고, 영화는 발랄한 분위기라는 점이 다르다. 웹툰이 <아이들은 즐겁다>의 감성과 그나마 가까운 편이다. <식물생활>의 감독 백승화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드라마의 분위기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백승화 감독은 <반드시 크게 들을 것>, <걷기왕>, <오목소녀> 등을 연출한 바 있다. 동물에 비해 식물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만들어지지 않은 듯하다. 그런 점에서 <식물생활>은 식물에 이제 막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꽤 볼 만한 작품이다.

- 식물생활
-
감독 백승화
출연 윤혜리, 권은수, 장햇살
개봉 미개봉
<나빌레라>
분명 <아이들은 즐겁다>를 본 관객보다 <나빌레라>를 본 시청자가 더 많을 것 같다. 그러니까 사실 이 포스트의 글의 방향과는 반대인 상황이다. <나빌레라>를 보며 울었던 시청자라면 <아이들은 즐겁다>도 취향이 맞지 않을까 싶다. <나빌레라>는 웹툰에서 시작해 먼저 뮤지컬로 만들어졌고 드라마로도 제작된 작품이다. 드라마는 박인환이 주인공 심덕출을 연기했다. 70세의 나이에 발레를 배우려는 할아버지의 선생님은 송강이 연기한 23세 무용원 휴학생 이채록이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총 4부에 걸쳐 연재된 원작 <나빌레라>의 명성은 뮤지컬, 드라마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작의 감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던 2차 창작물이 은근히 많은 점을 생각해보면 드라마 <나빌레라>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도 될 듯하다. 시청자들은 특히 박인환의 연기가 눈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드라마 <나빌레라>는 탄탄한 원작과 이를 충실히 연기해낸 배우의 힘이 뛰어난 작품이다.

- 나빌레라
-
연출 한동화
출연 박인환, 송강, 나문희, 홍승희, 김태훈, 윤지혜, 정해균, 김수진, 정희태, 조복래, 신은정, 조성하, 김현목, 이소영, 임사랑, 김권, 용기
방송 2021, tvN
<아 지갑 놓고 나왔다>
필명 미역의 효능 작가의 웹툰 <아 지갑 놓고 나왔다>는 아직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없다. 이 작품의 영화화 혹은 드라마화는 수많은 독자들이 바라는 바이면서 동시에 우려하는 바일 수 있다. 특유의 소박한 그림체로 만들어낸 감성이 스크린이나 TV 화면에서 어떻게 보여질지 선뜻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 지갑 놓고 나왔다>는 교통사고로 죽은 9살 딸 노루와 홀로 남은 미혼모 노선희의 이야기다. 앞서 소개한 작품들에 비하면 이 작품은 가슴뭉쿨 정도가 아닌 눈물 펑펑 수준이다. 어려서 성폭행을 당한 선희의 눈에는 사람들의 얼굴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아니라 조류, 즉 새의 형상으로 보이는 정신질환을 겪는다. 다만 노루는 사람으로 보였다. 지극히 어른스러운 아이 노루는 죽어서도 엄마를 챙긴다. 엄마의 딸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아 지갑 놓고 나왔다>는 슬픈 웹툰 추천 목록에서 늘 가장 상위에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나 나오게 되면 어떨지 몹시 궁금하긴 하다.
<죽음에 관하여>
<죽음에 관하여>는 가슴뭉쿨하게 눈물 쏙 빼는 웹툰 계통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가운데 하나다. 빠지면 섭섭할 지경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연재됐으며, 워낙 유명한 탓에 2018년에 재연재가 된 적 있다. 시니와 혀노 작가가 각각 스토리와 작화를 담당했다. 이렇게 널리 알려진 작품이지만 아직 영화화 등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 <죽음에 관하여>는 어떤 관점에서 보면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와 비슷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죽음 이후에 이승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2편으로 제작돼 모두 천만 관객을 기록한 <신과 함께>와 달리 <죽음에 관하여>가 영화로 만들어지기 어려운 점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죽음에 관하여>에는 주인공이라고 내세울 인물로 (류승범과 외모가 비슷한) 절대자, 신(神)이 있긴 하다. 신을 중심으로 한 옴니버스식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이어받는다면 영화보다 드라마 쪽이 각색하기에 수월해 보인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