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순간>
빛나는 순간

감독 소준문

출연 고두심, 지현우

개봉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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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미인(八方美人)이라는 말이 있다. 오래된 표현이라 낡은 느낌이지만 지현우에게 꼭 어울리는 수식어다. 가수 겸 배우이기 때문에 그렇다. 두 분야에서 모두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다. 물론 훤칠하고 수려한 외모도 그를 팔방미인으로 만들어준다. 최근 지현우가 출연한 <빛나는 순간>이 개봉했다. 신작 개봉에 맞춰 과거 지현우의 출연작 가운데 기억할 만한 작품 5편을 꼽아봤다.


<올드미스 다이어리>(2004~2005)

<올드미스 다이어리>
<올드미스 다이어리 - 극장판>

연하남이라는 말이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처음 나왔다. 지현우가 연기한 캐릭터가 이른바 ‘국민 연하남’이다. 극 중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등장하는 28살 지현우의 직업은 PD다. 기타 연주도 잘하고 칵테일도 잘 만든다. 그것뿐인가. 키도 크고 잘생기고 매너도 좋고. 이보다 완벽한 남자는 없을 것 같다. 그런 지현우 PD는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미자(예지원)와 사귄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가 어린 연인 관계가 낯선 것이었을까. 어쨌든 지현우는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지 PD라는 캐릭터로 대중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2006년 영화로도 개봉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

연출 김석윤, 이상용, 신원호, 김상미

출연

방송 2004,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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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미스 다이어리 - 극장판

감독 김석윤

출연 예지원, 지현우, 김영옥, 서승현, 김혜옥, 임현식, 우현

개봉 2006.12.21. / 2007.03.0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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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대구 공방전>(2008)

<메리대구 공방전>

<메리대구 공방전>은 발랄한 드라마다. 신성진의 인터넷 소설 <한심남녀 공방전>을 원작으로 삼은 이 드라마에서 지현우는 강대구를 연기했다. 무협소설가라고 하지만 백수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폭탄 맞은 머리에 츄리닝 차림이 인상적이다. 제목이 <메리대구 공방전>이니까 이 드라마의 다른 주인공은 메리다. 이하나가 뮤지컬 배우 지망생 황메리를 연기했다. 메리도 사실상 백수라고 봐야겠다. 한 동네의 사는 가난한 청춘인 이들은 컵라면 하나를 놓고 치고받고 싸운다. 제목에 서로 공격하고 방어하는 싸움의 의미인 공방전(攻防戰)이 들어간 이유다. 제목에 빠진 건 성장과 연애다. 싸우다 보니 정도 들고 각자의 꿈에 가까워진다. <메리대구 공방전>은 시청률이 높지 않았지만 마니아 팬들을 보유한 작품이다.

메리대구 공방전

연출 고동선

출연 이하나, 지현우, 왕빛나, 이민우, 박노식, 안연홍, 이영하

방송 2007,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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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왕후의 남자>(2010)

<인현왕후의 남자>

지금 와서 돌아보면 <인현왕후의 남자>로 지현우는 이른바 청춘스타의 전성기를 보냈던 게 아닐까 싶다. 인현왕후의 복위를 둘러싼 타임슬립 장르의 이 로맨틱 코미디에서 지현우는 김붕도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19세의 나이로 과거 시험에서 장원급제를 한 당시 언론에서 쓴 표현으로는 ‘조선시대 킹카’였다. 지현우에게 더할 나위 없이 딱 어울리는 캐릭터다. 인현왕후의 복위를 꾀하던 김붕도는 과거 조선 한양에서 현재 한국 서울로 타임슬립한 뒤 유인나가 연기한 배우 최희진을 만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시공초월 로맨스가 시작되고 실제로 로맨스가 이뤄지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인현왕후의 남자>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사극 분량도 있기 때문에 지현우의 첫 사극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송곳>(2015)

<송곳>

지현우는 <송곳>을 통해 변신에 성공했다. 그동안 그는 연하남이라는 이미지,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으로서만 대중에게 인식됐다. 만화가 최규석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송곳>에서 지현우는 노조를 만들려고 하는 대형마트 푸르미 직원 이수인을 연기했다.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 대중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아마도 웹툰의 팬들이 보기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현우의 연하남 이미지 등이 이수인이라는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듯하다. 게다가 <송곳>을 연출한 사람이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김석윤 PD이기에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에는? 캐스팅 논란이 사라졌다. 웹툰의 이수인과 드라마의 이수인은 전혀 괴리감이 없었다. <송곳>은 지현우의 연기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살인소설>(2018)

<살인소설>

<살인소설>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개봉 시기가 맞물린 영화다. 이미 이 문장에서 눈치챘을 테지만 <살인소설>의 흥행 성적은 초라하다. 많은 사람이 보지 않았기에 <살인소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송곳>에 이어 멜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아닌 스릴러 혹은 블랙코미디 장르의 지현우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현우는 소설가 김순태라는 인물을 연기한다. 그는 오만석이 연기한 시장 후보 경석과 마주친다. 경석은 장인의 비자금을 별장에 숨기려고 그곳에 왔다. 정치인과 소설가의 공통점이 있다. 거짓말을 잘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소설가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일종의 거짓말을 한다. 말하자면 <살인소설>은 두 사람의 거짓말 대결을 볼 수 있는 영화다. 물론 반전도 있다. 그 반전이 썩 훌륭하진 않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