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파티에서 만난 앤드류 가필드(왼쪽)와 톰 홀랜드. 전직 현직 스파이더맨들의 만남!

몇 년 동안 한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면 그 캐릭터가 배우의 또 다른 얼굴이 되기 마련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2대 스파이더맨을 연기했던 앤드류 가필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스파이더맨 슈트를 벗은 지 7년이 흘렀지만 다시 한번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이 언급되고 있으니, 그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출연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기 때문. 신작 홍보 인터뷰마다 스파이더맨 관련 질문을 받고 있는 앤드류 가필드는 녹음기라도 틀어 놓은 듯 출연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는 대답을 반복하고 있지만, 진실은 마블 스튜디오와 앤드류 가필드만이 알고 있을 터다. 

그의 복귀가 사실이든 아니든, 관객이 분명히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앤드류 가필드의 필모그래피를 대표할 캐릭터는 스파이더맨 이외에도 여럿이라는 것. 스파이더맨을 딛고 할리우드의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하기까지, 앤드류 가필드는 쉴 새 없이 신작으로 필모그래피를 메우며 제 영역을 넓혀왔다. 그에 대한 대중과 평단의 신뢰를 탄탄하게 다졌던 최근 5년 동안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2014년

라스트 홈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소재로 삼은 대부분의 영화들은 시장의 흐름을 미리 읽어낸 이들의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성공담을 담아냈다. <라스트 홈>은 서브 프라임 사태를 온몸으로 체감한 당사자들의 민낯을 조명한다. <라스트 홈>에서 앤드류 가필드는 주택 대출금 연체로 한순간에 집을 잃은 데니스를 연기했다. 영화 후반 데니스는 자신의 집을 되찾는 대신 남의 집을 빼앗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제 인생과 수많은 이들의 인생을 단번에 뒤엎을 수 있는 키를 손에 쥔 이의 막중한 무게감을 실감 나게 담아낸 그는 단번에 스파이더맨의 이미지를 벗어내며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라스트 홈

감독 라민 바흐러니

출연 앤드류 가필드, 마이클 섀넌, 로라 던

개봉 201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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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사일런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의 작업은 어떤 배우의 필모그래피에서든 의미 있는 흔적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엔도 슈사쿠의 1966년작 소설 <침묵>을 원작으로 하는 <사일런스>는 천주교 탄압이 심했던 17세기 일본 땅을 밟은 선교사들의 종교적 성찰을 담아낸 영화다. 앤드류 가필드는 존경하던 스승이 배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찾으러 일본 땅을 밟은 로드리게스 신부를 연기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자신의 대답에 신은 침묵으로 답할 뿐. 앤드류 가필드는 끊임없는 믿음 앞에 끊임없이 시험에 빠지는 로드리게스의 얼굴을 섬세히 묘사하며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사일런스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앤드류 가필드, 리암 니슨, 아담 드라이버

개봉 20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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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소 고지
<핵소 고지>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비폭력주의자 군인 데즈먼드 도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총을 들 수 없다는 이유로 총기 훈련을 거절해 동료들에게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된 도스. 의무병으로 참전을 허락받은 그는 후퇴 명령이 떨어진 뒤에도 목숨을 걸고 전장을 누비며 75명의 생명을 구해내고, 이후 동료들 사이 진정한 영웅이 된다. <핵소 고지>는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의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화제를 모았다. 앤드류 가필드는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핵소 고지

감독 멜 깁슨

출연 앤드류 가필드, 샘 워싱턴, 빈스 본, 루크 브레이시, 테레사 팔머, 휴고 위빙

개봉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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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달링
폴리오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신이 마비된 환자 로빈 캐번디시. 그의 곁엔 사랑과 헌신의 힘으로 그를 돌보며 끝없이 용기를 불어넣은 아내 다이애나가 있었다. 로빈, 다이애나 부부의 감명 깊은 로맨스는 그들의 아들이자 영화 제작자인 조나단 캐번디시가 제작을 맡은 영화 <달링>으로 재탄생했다. 앤드류 가필드가 전신 마비 환자 로빈 캐번디시를 연기했다. 몸을 사용하지 않고도 격동하는 로번 캐번디시의 감정을 고스란히 옮겨낸 앤드류 가필드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달링

감독 앤디 서키스

출연 앤드류 가필드, 클레어 포이

개봉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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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언더 더 실버레이크
<달링>이 개봉한 2017년 앤드류 가필드는 연극 무대로 발길을 돌렸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의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그는 배우로서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하며 저만의 색이 뚜렷한, 개성 강한 작품들로 관객을 찾기 시작했다. <언더 더 실버레이크>는 2018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을 비롯해 벤쿠버국제영화제, 시체스국제영화제 등 굵직한 자리에서 호평을 받은 미스터리 영화다. 하룻밤 만에 실종된 이웃 사라를 찾아 나서는 백수 샘의 기묘한 여정을 담는다. 1980~90년대 대중문화에 숨은 힌트를 찾아 할리우드 아래 깔린 음모론을 파헤쳐 가는 샘의 여정은 혼란으로 가득하다. 샘이 취한 허상을 불친절하게 나열하는 이 영화를 기이한 매력으로 메운 건 영화의 무게 중심을 단단히 잡아낸 앤드류 가필드의 연기다.  

언더 더 실버레이크

감독 데이빗 로버트 미첼

출연 앤드류 가필드, 라일리 코프

개봉 201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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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메인 스트림
<대부>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손녀 지아 코폴라 감독이 연출을 맡은 <메인 스트림>은 소셜미디어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담은 풍자극이다. 유튜브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주인공이 원인 모를 사건에 휘말리고, 빠르게 휘몰아치는 인터넷 세상에서 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은 블랙 코미디. 앤드류 가필드는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거리 공연자 링크를 연기했다. 성공과 인기에 대한 탐욕을 감추지 않으며 추잡스러운 행동마저 이어가는 캐릭터로, 금발로 염색한 앤드류 가필드의 파격적인 변신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메인스트림

감독 지아 코폴라

출연 앤드류 가필드, 마야 호크, 크리스 메시나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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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디 아이즈 오브 타미 페이
앤드류 가필드는 여러 실존 인물들을 연기해왔다. <디 아이즈 오브 타미 페이> 역시 실화 바탕 영화다. 미국 전도사이자 가수, 사업자이자 엔터테이너였던 타미 페이의 성공과 추락, 구원의 여정을 조명한 작품이다. 1970년대 거대한 종교 방송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성공한 타미 페이와 그의 남편 짐 바커가 재정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모함에 빠지며 무너지는 과정까지 담아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타미 페이를, 앤드류 가필드가 그의 남편인 짐 바커를 연기했다. 

디 아이즈 오브 타미 페이

감독 마이클 쇼월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앤드류 가필드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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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틱...붐!
뮤지컬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렸을 작품. <틱,틱...붐!>은 유명 뮤지컬 <렌트>의 창시자 조나단 라슨의 삶을 담은 뮤지컬 영화다. 예술가로서 삶을 유지하며 뮤지컬의 전설로 남을 작품을 쓰고 싶지만, 서른을 앞두고 삶의 안정을 찾지 못해 불안한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는다. 냉정한 현실 앞에서 성공과 꿈을 좇으며, 계속해 두려움의 압박에 시달리는 청춘의 얼굴을 대변한 앤드류 가필드는 오랜만에 딱 맞은 옷을 입은 듯 유연한 연기를 펼친다. 조나단 라슨을 이을 뮤지컬 천재로 언급되는 린 마누엘 미란다가 연출을 맡았다는 사실 역시 눈여겨볼만한 작품이다. 

틱, 틱... 붐!

감독 린-마누엘 미란다

출연 앤드류 가필드, 알렉산드라 쉽, 로빈 드 지저스, 바네사 허진스, 브래드리 휘트포드, 주디스 라이트

개봉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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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