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빠진 로맨스 
감독 정가영
출연 전종서, 손석구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로맨틱 코미디의 탈을 쓴 연애 다큐멘터리
★★★
열정과 후회, 기대와 상처. 사랑은 마음을 간지럽히다 이내 날카롭게 긁는다. 사랑이라는 고난도의 감정에 휩싸여가는 과정을 포장도 미화도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 담아냈다. 누구라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은 현실 연애의 단평과 화면의 안과 밖이 무색할 정도로 공감 가능한 일상의 언어들이 때로는 아찔한 본능으로 때로는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달군다. 단편영화를 연출하던 때부터 과감하고 솔직한 연애담을 개성 있는 목소리로 표출했던 정가영 감독의 색깔은 여전히 빛난다. 예측 불가한 캐스팅이 주는 신선함도 눈에 띈다. 아슬아슬한 감정의 진폭을 세심하게 담아낸 전종서는 어떤 장르에서도 믿음직하게 제 몫의 매력을 발산한다. 능청과 순수의 사이에 머물면서도 무해함을 발산하는 손석구의 연기도 단연 돋보인다. 다만, 누군가의 일상이 창작의 재료로 사용되어 세상에 꺼내지는 사건을 두루뭉술하게 덮은 점은 아쉽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밉지 않은 도발적 애정사
★★★
정가영 감독의 시선은 연애의 속살을 거침없이 파고든다. 단편영화에서부터 도발적 애정사를 다뤄온 감독의 뚝심은 그를 거의 이 분야의 젊은 장인으로 만든다. 명분 명확한 만남을 시작한 두 사람 사이에 진짜 감정이 피어오르기까지, 제목 그대로 연애만 빠진 로맨스를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리는 영화다. 톡톡 튀는 말맛과 발칙한 설정들, 내숭을 뺀 직구, 음침함 없는 발랄한 톤 앤 매너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로맨스 장르의 주인공으로 언뜻 상상하기 어려웠던 두 배우의 캐스팅이 탁월했다. 목적이 마음으로 바뀌어가는 순간, 그 미묘한 공기를 제대로 포착해 내는 두 사람의 얼굴은 로맨스 장르 그 자체가 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멜로가 체질인 정가영
★★★
성적 욕망을 숨기지 않는 여성 캐릭터, 찰진 말맛과 야한 만담과 술 냄새 풍기는 화면은 정가영 감독이 단편 영화 시절부터 고수해 온 일종의 표식이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그러한 정가영 감독의 면모가 상업영화 안에서 어떻게 발현되는가를 지켜볼 수 있는 첫 번째 장. ‘아쉬움 아쉬움을 눌러주는 반가움이 교차한다. 이야기 자체의 창의성이 옅고 결말도 다소 안일하지만, 정가영의 인장이라 불리는 요소들이 적재적소에서 힘을 발휘하며 영화를 구원한다. 배우의 매력과 호흡이 로맨스 코미디의 탄력에 얼마나 중요한가도 증명해낸다. 전종서와 손석구, 이 조합 쫀쫀하고 사랑스럽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현실 공감력 장착한 로맨틱 코미디의 출현
★★★☆
데뷔작부터 당돌하고 솔직한 연애담으로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은 정가영 감독. 그는 첫 장편 상업영화에서도 여전히 특유의 캐릭터를 내세워 자기 목소리를 낸다. 기존 연출작에서 감독이 직접 연기했던 캐릭터는 거침없이 연기하는 배우 전종서와 만나 색다른 시너지를 일으킨다. 감독의 장기가 드러나는 술자리 대화 장면을 비롯해 20대 여성의 고민과 성에 대한 이야기를 상업 영역에서 담대하게 시도하고 목적을 이룬다. 전종서와 손석구의 정형화되지 않은 개성과 연기 매치는 곧 영화의 장점이다. 영화 속 ‘올해의 커플’로 꼽아 마땅하다.

연애 빠진 로맨스

감독 정가영

출연 전종서, 손석구

개봉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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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자
감독 윤재근
출연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 액션 스릴러의 새로운 좌표를 찍다
★★★☆
기억을 잃은 주인공의 몸이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설정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배우들과 편집이 해낸다. 배우들의 기량을 이 정도로 극대화해 보여준 영화가 근래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출연 배우들의 활약상이 어마어마하고 그만큼 보는 쾌감을 안긴다. 1인 7역과 액션을 기대 이상으로 해내며 때론 놀라운 순간까지 만들어내는 윤계상을 필두로 박용우, 임지연, 박지환, 서현우 등 배우들의 진가가 드러난다. 바디체인지와 타임 리미트 영화의 긴장감을 알차게 살린 전반부와 몰아치는 액션으로 압박하는 후반부의 짜임도 기막히게 영리하다.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당연하고 속편까지 기대할 만하다.

유체이탈자

감독 윤재근

출연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개봉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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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칸토: 마법의 세계
감독 제임스 다시
출연 스테파니 비트리즈, 윌머 발더라마, 다이앤 게레로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비범하지 않아도 괜찮아
★★★
보여주고 싶은 것, 들려주고 싶은 것, 마음에 전해 주고 싶은 것의 균형이 조화롭게 담겼다. 화려한 색감을 품은 아름다운 장면과 흥겹고 경쾌한 남미의 리듬을 배경으로 가족에 대한 의미와 다양성의 가치, 세대 간의 소통과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까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려는 디즈니의 노력은 여전하다. 비범하지 않아도 귀한 존재이며 평범함이 가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모두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평범함의 소중함
★★★
환상적인 작화와 귀에 남는 뮤지컬 넘버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 색상의 활용은 최근 디즈니의 작품 중 가장 빼어나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추구하는 최근의 방향성 역시 안정적으로 작품에 녹아 있다. 비범한 능력을 가진 가족들 사이에서 주눅 들었던 평범한 소녀가 내면의 힘을 찾아 발휘해가는 과정은 견고하게만 보였던 세대 간 갈등을 좁혀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가족주의를 바탕으로 한 이상적 봉합은 안전하고 보수적인 선택이지만, 이 역시 우리가 디즈니에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평범한 존재도 소중하고 가치가 있다는 것. 특별함이 넘쳐나는 세상에 마드리갈 가족이 전하는 메시지는 그 역시 언뜻 평범해도 분명 힘 있는 위로로 남는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

감독 자레드 부시, 바이론 하워드, 채리스 카스트로 스미스

출연 다이앤 게레로, 스테파니 비트리즈, 윌머 발더라마, 렌지 펠리즈, 앤지 세페다

개봉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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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이태리
감독 바이론 하워드, 자레드 부시, 채리스 카스트로 스미스
출연 리암 니슨, 마이클 리처드슨, 발레리아 비렐로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아버지와 아들의 이탈리아 치유 기행
★★★
관계가 소원한 가족이 함께 여행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새로울 수 있을까. 리암 니슨과 그의 아들인 배우 마이클 리처드슨이 출연한 영화라면 다를 수 있다. 범죄 액션 스릴러 <콜드 체이싱>(2019)에 이어 아버지와 아들을 연기한 두 사람은 실제 부자 사이임을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 호흡으로 극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탈리아에서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토스카나를 담아 힐링 영화 본연의 의무도 성실히 수행한다. 미술과 낭만적 분위기, 조연으로 출연한 연기파 배우 린제이 던칸도 영화에 특별한 터치를 더한다.

메이드 인 이태리

감독 제임스 다시

출연 리암 니슨, 발레리아 비렐로, 마이클 리처드슨

개봉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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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쉐어
감독 소재익
출연 유의태, 명진현, 최대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공감을 나누지 못하는 스릴러
★☆
로또 당첨을 둘러싼 인물들의 욕망과 음모를 다룬 범죄 스릴러. 영화는 로또라는 구미가 당기는 소재와 펜션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엮어 한국형 스릴러를 꾀한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구성과 조합이 신선함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캐릭터가 기능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예측 가능한 범위에 머문다. 선악 이분법으로 나뉜 캐릭터들을 일차원적으로 묘사해 몰입을 떨어뜨리는 점도 아쉽다. 저예산 제작의 한계를 고려해도 감정을 이입할 만한 캐릭터의 부재, 아이디어 부족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로또쉐어

감독 소재익

출연 유의태, 명진현, 최대훈, 김번영, 최시형, 김서지, 차서하, 이유진, 이은비, 김가희

개봉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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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인 러브
감독 은진호
출연 구택, 허위녕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원작과 따로 또 같은 매력
★★★
황정민, 한혜진 주연의 멜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2014)를 리메이크한 대만 영화. 사랑에 저돌적인 남자와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여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무난하게 현지화했다. 주인공들에게 위기를 안기는 주변인물의 재설정, 원작에서 주요하게 다뤄진 남자 주인공 가족의 사연을 가감하고 각색한 부분도 자연스럽다. 주연배우 구택과 허위녕의 연기야말로 원작과 차별화를 이루는 대목이다. 캐릭터의 얼굴까지 다채롭게 구사하는 구택과 감정의 완급을 탁월하게 조절하는 허위녕은 원작의 배우들과 다른 결의 연기로 승부한다.

맨 인 러브

감독 은진호

출연 구택, 허위녕

개봉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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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도
감독 안재훈
출연 소냐, 장원영, 안정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날 선 그림, 울림 있는 소리
★★★★
2012 <메밀꽃 필 무렵>부터 시작된 안재훈 감독과 한국 단편 소설의 만남은 다섯 번째 프로젝트인 <무녀도>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국에선 좀처럼 제작되지 않는 장편 뮤지컬 애니메이션인 <무녀도>에서 가장 먼저 관객을 사로잡는 것은 눈을 찌르는 듯한 컬러. 특히 붉은 톤의 다양한 색채들은 날이 서 있는 그림체와 함께 관객을 감각적으로 자극한다. 웅장하면서도 때론 처연하고 구슬프기도 한 뮤지컬 넘버들은 비주얼과 결합되어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한국적 애니메이션의 시도로 여길 만하다.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작품.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찬란한 색과 노래로 피어난 문학적 아름다움
★★★
원작 단편 소설이 가진 문학적 아름다움이 뮤지컬의 자유로운 형식을 입고 더욱 인상적으로 피어났다. 디테일 표현이나 뮤지컬 시퀀스들 사이 연출의 강약 조절은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관념적인 것들을 시각화한 방식과 색의 황홀경은 분명 깊은 감흥을 남긴다. 한때는 보편적이었으나 이제는 낯설게 사라져가는 것, 변화 앞에서 신념을 지키려 하는 인간의 운명에 대한 애수가 읽힌다. 시대의 변화 앞에 설 곳을 잃은 무녀라는 존재와 ‘연필로 명상하기’의 작품 중 종이와 연필로 직접 작화한 마지막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 역시 작품의 주제의식과 나란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적인 것, 새로운 것
★★★

김동리가 1939년 발표한 단편소설 <무녀도>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작품. 무려, 뮤지컬 형식이다. 무당인 모화와 기독교에 귀의한 아들 욱이가 대립하다 파국으로 내달리는 모습이 다채로운 색채의 그림과 구슬픈 국악 가락 안에서 휘몰아친다. 붉은 색감의 쓰임이 특히나 흥미롭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애정과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무녀도

감독 안재훈

출연 김다현, 장원영, 달시 파켓, 소냐, 안정아

개봉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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