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나잇 인 소호>

2021년의 마지막 달, 할리우드와 충무로가 내놓는 대작들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이 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신작 <라스트 나잇 인 소호>가 바로 그것. 이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기대 포인트를 꼽으라면 맷 스미스가 출연한다는 사실을 꼽겠다. <닥터 후> 출연 이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등 몇몇 할리우드 영화에 얼굴을 비추긴 했지만 몹시 아쉬운 수준의 비중이었던 터라,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볼 맷 스미스의 얼굴이 꽤나 반갑게 느껴지기 때문. 물론 이 작품에서도 큰 역할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하지만, 어쨌거나 그가 출연을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며! 한 번 입덕하면 영원히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배우 맷 스미스의 이모저모를 모아보았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토마신 맥켄지, 안야 테일러 조이, 맷 스미스, 리타 터싱햄

개봉 2021.12.01.

상세보기

배우가 되기 전 꿈은 축구선수?

맷 스미스의 본명은 매튜 로버트 스미스다. 그는 19821028일 영국의 노샘프턴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처럼 축구선수가 되길 꿈꿨지만, 프로가 되기 전 등에 부상을 입고 척추 분리증을 앓으며 운동을 그만두어야만 했다. 그때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연극 선생님이었다맷 스미스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그의 연극 선생님은 맷을 설득해 연기의 길로 이끌었다. 덕분에 그는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에 진학해 드라마와 창작을 전공하며 연기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평생을 축구만 할 줄 알았던 그는 연기를 하며 축구할 때와 같은 설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데뷔 후 11대 닥터가 되기까지
<루비 인 더 스모크>
<닥터 후>

본격적으로 연기의 세계에 발을 디딘 맷 스미스는 국립청소년극장(National Youth Theatre)에서 <대성당의 살인>(Murder in the Cathedral>, <거장과 마르가리타>(The Master and Margarita) 등 다수의 연극에 참여한다. 그리고 2006BBC 드라마 <루비 인 더 스모크>로 데뷔하게 되는데, 아쉽게도 저조한 시청률과 눈에 띄지 않는 역할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다이후 몇몇 드라마에서 단역을 전전하던 그는 그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을 만난다.

영국의 유서 깊은 시리즈 <닥터 후>가 바로 그것! 그는 역대 닥터들 중 최연소 배우라는 타이틀과 함께 11대 닥터 자리를 꿰찼고, 이전의 닥터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그랬듯 맷 스미스 또한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제로니모!를 외치며 역대 가장 잔망스럽고 귀여운 닥터로 '맷닥 덕후'들을 양산하던 그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닥터의 시간>을 마지막으로 <닥터 후>에서 하차한다.


추천작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
<더 크라운>

맷 스미스는 <닥터 후> 출연 전후로 영화 <>, <크리스토퍼 앤 히스 카인드> 등에 출연해왔지만 크게 주목 받은 작품이나 역할은 없었다. 라이언 고슬링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로스트 리버>를 비롯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등 할리우드 영화들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역시 큰 이슈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흥행과 상관없이 그는 이후로도 <페이션트 제로>, <메이플소프>, <찰리 세즈>, <오피셜 시크릿>, <그 남자의 집> 등에 출연해왔고, 매년 꼬박 적어도 한 편씩은 신작을 내놓으며 열일 중이다.
 
많은 출연작들 중 반드시 봐야 할 맷 스미스 필람작을 하나 꼽는다면-물론 <닥터후>를 제외하고-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재위 중 펼쳐진 사건들을 엮은 이 작품에서 맷 스미스는 엘리자베스 2세의 부군인 필립 공의 청년 시절을 연기한다. 당시 닥터의 이미지가 강했던 맷 스미스였기에, 여왕의 부군 역할을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우려를 가뿐하게 넘어서며 근엄하면서도 자유분방한 필립 공의 얼굴을 성공적으로 연기해냈다. 덕분에 처음으로 에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공공연히 알려진 찐친 카렌 길런
<닥터 후>
<닥터 후>

<닥터 후>에 함께한 출연진들 중에는 맷 스미스와 연령이 비슷한 또래 배우들이 꽤 있다. 먼저 동갑 내기 친구인 빌리 파이퍼와는 데뷔작 <루비 인 더 스모크>에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고, 아서 다빌과는 <닥터 후> 이전부터 절친한 사이였다고. 또 닥터의 동행자로 출연한 제나 콜먼과도 친한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카렌 길런과는 특히 절친한 사이를 자랑한다.
 
지난 2017년 맷은 캐나다에서 개최된 팬 엑스포 캐나다에 참가해 마블 영화의 팬임을 밝힌 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네뷸라를 좋아한다. 파란색 피부와 대머리까지…”라고 언급하며 네뷸라를 연기한 카렌 길런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을 정도.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한 쌍의 커플 같은 모습을 종종 보이며 두 사람은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그때마다 두 사람은 여러 번 인터뷰를 통해 아무 사이도 아님을 밝혀왔다.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
<닥터 후>

182cm의 키만큼이나 길쭉한 오이 같은 얼굴형과 분명히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같은 눈썹이 맷 스미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훤칠한 키와 긴 얼굴 때문인지 해외에서 그의 별명은 기린, 그것도 술에 취한 기린으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우유, 아기 등으로 불리는데, 그중 우유 별명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비타민D 결핍이 우려되는 뽀얀 피부 때문이라는 설과 역대 닥터들 가운데 가장 어려 우유 냄새가 날 것 같다는 설, 그리고 얼굴이 우유갑을 닮았다(?)는 설 등이다.


차기작은 <모비우스>
<모비우스>

드디어 마블 영화까지 진출이다. 바로 20221월 개봉 예정인 마블의 새로운 안티 히어로 영화 <모비우스>에 출연하게 된 것! <모비우스>는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3번째 작품으로, 마블 코믹스 원작에서 스파이더맨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뱀파이어 모비우스(자레드 레토)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 작품에서 맷 스미스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바로 모비우스에 대적하는 빌런 록시아스 크라운이다. 모비우스와 둘도 없는 친구였으나 모종의 이유로 그에게서 등을 돌리게 되는 인물이다. 그간 작품들에서 그래왔듯 이 역할 또한 찰떡같이 소화해 낼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이 작품을 통해 히어로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길 바라본다.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B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