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시작됐다. 코로나19가 여전하지만 올해도 수많은 영화가 개봉할 것이다. 그 가운데 기대작 베스트 5를 꼽아보려 한다. 주의할 점이 있다. 기대작을 그것도 5편만을 추려서 소개하는 일은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으로 이뤄진다. 각자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기대작을 댓글로 공유하면 어떨까. 이 포스트가 2022년의 영화 관람에 작은 가이드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더 배트맨>

<더 배트맨> 3월 개봉 예정
맷 리브스 감독의 <더 배트맨>이 3월 개봉할 예정이다. 어쩐지 이 영화는 2019년에 개봉한 호아킨 피닉스 주연, 토드 필립스 감독 연출의 <조커>의 대척점에 놓여 있는 것 같다. 먼저 두 영화는 DCEU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선언에서 기존 DC 코믹스 영화와는 차별점을 두었다. 그런 반면 두 영화는 일종의 대결 구도에 놓여 있는 듯하다. 조커 대 배트맨. 우리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걸작 <다크 나이트>(2008)에서 그 대결을 보았고,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비록 조커와 배트맨이 한 영화에서 다시 만나지는 않지만 <조커>에서 빌런의 탄생을 지켜봤고, <더 배트맨>에서 영웅의 탄생을 목격할 차례다. 이런 관계라면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조커와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배트맨은 평론가들은 물론 관객들에 의해 저울에 놓일 것으로 생각된다. 누가 더 완벽한 빌런과 영웅을 연기했을까. 역대 배트맨과의 비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비교 대상이 되는 배우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다. 토드 필립스 대 맷 리브스의 대결 구도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재밌는 사실은 두 감독 모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1976)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더 배트맨

감독 맷 리브스

출연 로버트 패틴슨, 앤디 서키스, 조 크라비츠, 폴 다노

개봉 202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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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5월 개봉 예정
많은 해외 매체가 2022년 가장 기대하는 영화로 11월 개봉 예정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를 꼽았다. 물론 7월 개봉 예정인 <토르: 러브 앤 썬더>를 기다리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베스트 5에 올렸다. 이유는 순전히 감독 샘 레이미 때문이다. 그간 MCU의 감독들은 많이 알려진 사람들이 아니었다. 마블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케빈 파이기는 재능있는 신인 감독을 발탁하기를 선호하는 것 같았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예외적이다. <스파이더맨> 3부작, 그전에는 <이블데드> 시리즈로 유명한 샘 레이미를 기용한 것은 파격적인 선택처럼 보인다.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기대작에서 제외하는 관객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으로서는 샘 레이미 감독의 연출이 전 세계 수많은 마블 팬에게 어떤 반응을 만들어낼지 예상할 수 없다. 다만 <스파이더맨> 3부작을 본 관객이라면 샘 레이미 감독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어떤 영화일지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또 하나. 샘 레이미가 누군지 잘 알지 못하더라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대혼돈의 시기였던 지난해 12월에 개봉해 국내에서 600만 명의 관객의 동원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쿠키 영상을 본 관객이라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거의 예고편이라고 봐도 문제가 없을 이 영상은 팬심을 자극하고도 남았다.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개봉 일정 미정
국내 영화 가운데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베스트 5에 올렸다. <도둑들>, <암살>을 만든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신과 함께> 시리즈를 만든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 문> 등도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박찬욱 감독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살인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전한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이 사랑 이야기”라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아 온 팬이라면 단순히 달콤하고 말랑말랑하고 애절한 멜로 영화는 아닐 것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장편 영화 <헤어질 결심>은 칸국제영화제 출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 이후 다시 한번 수상 소식이 들려올지 기대해봐도 좋겠다.


<아바타 2> 컨셉아트

<아바타 2> 12월 개봉 예정
드디어! <아바타 2>를 볼 수 있을까. <아바타 2>는 개봉 연기의 아이콘이다. 최초 개봉 예정 연도는 2014년이다. 무려 8년의 연기 끝에 2022년 12월 개봉 ‘예정’이다. 무사히 개봉한다는 것을 전제로, <아바타 2>는 새 역사를 써야 할 운명의 영화가 될 전망이다. 왜냐면 전작이 그야말로 영화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2009년에 개봉한 <아바타>는 3D영화라는 새로운 관람 형태를 만들어내며 역대 최고의 흥행 영화라는 타이틀을 가져갔다. 지난 13여 년 동안 그 견고한 지위는 무너지지 않았다. 타노스(조슈 브롤린)를 앞세운 MCU의 공습이 거셌지만 결국 지켜냈다. 그렇다면 <아바타 2>가 전작의 아성을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2>에서 수중 세계를 그릴 예정이다. 사실 물 속, 깊은 바다는 그의 전문 분야다. 심해를 공간 배경으로 선택한 <어비스>(1989)를 기억하는 팬들이 있을 것이다. <타이타닉>(1997)도 수중 촬영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한 작품이다. 2014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딥씨 챌리지>에 출연한 카메론 감독을 보면 그가 얼마나 바닷속 세계에 진심인지 알 수 있다. 그는 실제로 심해 탐사 마니아다. 그렇기에 <아바타 2>는 지금까지 카메론 감독이 그랬듯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영화적 체험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만들어낸다. 게다가 그는 속편을 잘 만들기로 유명하다. <터미네이터 2>와 <에이리언 2>를 생각해보라!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개봉 일정 미정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로버트 드 니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만남.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의 첫번째 기대 포인트는 감독과 배우 3인의 조합이다. 스콜세지 감독에게 드 니로는 과거에, 최근엔 다키프리오가 페르소나 역할을 했다. 그런 두 배우가 모두 출연하는 영화가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이다. 특히 디카프리오와 스콜세지 감독에게 이 영화는 함께 만든 10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은 1900년대 초반 미국 서부에서 일어난 범죄를 다루며 연방수사국(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FBI)의 탄생 배경을 담아낸다. 데이비드 그랜의 논픽션(국내 제목은 <플라워 문>)을 바탕으로 에릭 로스가 각본을 썼다. 로스는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적 있는 인물로 <인사이더>(1999), <뮌헨>(2005), <스타 이즈 본>(2018), <맹크>(2020)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가장 최근작은 <듄>이다. 뛰어난 실력의 각본가가 합류한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의 원작이 논픽션이기에, 다시 말해 실화를 바탕으로 이 영화는 폭력의 역사를 소재로 삼았다. 폭력의 역사는 스콜세지 감독이 평생 즐겨 다룬 소재이기도 하다. 거장 감독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할 장르, 뛰어난 각본가의 스토리, 감독이 믿고 기용하고 관객도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까지. 2022년,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은 다른 신작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영화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