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박스오피스는
비교적 순조롭게 흘러갔습니다.
6월 30일 목요일부터
1위에 오른 <굿바이 싱글>이
나흘째 선두 자리를 지켰습니다.

짝짝짝!


일요일까지 누적관객 908,651명을 동원해,
같은 날(6월 29일) 개봉한 
<레전드 오브 타잔>(552,275명)
<사냥>(533,357명)
을 멀찌감치 앞서갔습니다.

오늘은 <굿바이 싱글>의 
소소한 흥행의 요인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적절한_대진운

6월 마지막주는 극장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인 만큼
특정 영화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1억8천만 불이 투입된 할리우드 대작 <레전드 오브 타잔>,
요즘 가장 잘나가는 배우 조진웅과 국민배우 안성기의 대결이 돋보이는 <사냥>,
두 영화와의 삼파전이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굿바이 싱글>은 뚜렷한 흥행 포인트를 
내세울 만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대중적인 호감형 배우인 김혜수와 마동석을 내세우긴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단독으로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배우는 아니죠.
연출을 맡은 김태곤 감독 역시
<굿바이 싱글>이 첫 상업영화라
이름값을 내세우기엔 무리였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지루하다는 평이 지배적인
<레전드 오브 타잔>과 <사냥>의 부진 덕에
<굿바이 싱글>은 제 한계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주말만 되면 무섭게 차트를 치고 올라오던
<정글북>(6월 9일 개봉)의 기운도
개봉 4주차에 접어들면서 확 꺾인 것 역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여유롭게 지킬 수 있었던 요인이었습니다.  


#가벼운_가족드라마

<굿바이 싱글>은 가족드라마입니다.
피붙이라 할 만한 관계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가짜 임신을 꾀하는 배우와 아이를 가진 중학생의 우정을 통해 
이른바 '대안가족'이 형성되는 과정을 그려
가족애는 물론 미혼모 문제에 대해서도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부분 때문에
개봉 전, 썩 호의적이지 않은 리뷰들이 속속 올라왔습니다.
<굿바이 싱글>이 그려낸 고민이
겉핥기에 불과하다는 평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지배적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굿바이 싱글>은
대중들에게 '가볍게 즐기는 영화'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현실의 문제점을 진득하게 풀어내기보다
영화 마지막에 감동을 이끌어내는 역할 정도에 그쳤기 때문에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드러내는 선을 지켰습니다.
영화의 톤이 전반적으로 가볍기 때문에
청소년부터 중노년까지
다양한 관객층에게 어필 할 수 있었던 건 물론이고요.

<곡성>과 <아가씨> 등 
최근 화제작들이 가진 무게감을 떠올려보면
대중들이 현재 가벼운 영화를 원한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굿바이 싱글>과 <곡성>.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영화...

#관객들의_입소문

<굿바이 싱글>의 네이버 별점은 현재(7월 4일 오후 2시 기준)
관람객 8.49, 네티즌 8.33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중들에게 두루두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지표입니다.

맞수였던 <사냥>이 관객들의 악평과 별점 테러로 
순식간에 흥행의 가능성을 잃어버린 사이,
<굿바이 싱글>은 애정 어린 입소문을 통해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중까지 700개를 밑돌았던 스크린수는
주말에 839개까지 늘어났습니다.

간만에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 봐서 너무 좋았어요. 요즘 극장가에 코미디 영화가 너무 없음...ㅜㅜ 다들 심각한 척하고 잔인하고...
부모님께도 예매해드릴 만한 영화였어요 ㅋㅋ
좋은 메시지와 과하지 않은 코미디와 감동이 잘 버무려져 있어서 좋았습니다 과하게 잘난체 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깔깔 웃다가 나중에 펑펑 울었네...

이와 같은 평들을 보면
<굿바이 싱글>이 대중들에게 어필한 정체성은 분명해 보이죠.

코미디와 감동, 거기에 메시지까지 말끔하게 더해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가족드라마

도무지 호불호가 갈릴 틈이 없는
'대중영화'의 모범적인 이미지입니다.


7월 첫째주엔 
 픽사 스튜디오의 야심작 <도리를 찾아서>,
유승호, 라미란, EXO 시우민 등이 출연한 활극 <봉이 김선달>
러셀 크로우와 라이언 고슬링의 버디무비 <나이스 가이즈>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쟁쟁한 작품들에 맞서
<굿바이 싱글>이 얼마나 더 선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