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스패로>(2018)

배우에게 가장 부담되는 연기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중에서도 역시 몸을 드러내는 연기가 아닐까 싶다. 과거엔 스타가 나체 연기하는 것에 갑론을박이 많았지만, 할리우드는 민감한 장면을 다루는 데 점점 더 현명해졌다. 이제는 역할을 위해 이런 연기를 펼친 배우들이 스스로 그에 대한 소감을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제니퍼 로렌스는 미국 CBS 토크쇼 ‘60 Minutes’를 통해 <레드 스패로> 나체 연기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로렌스는 토크쇼에서 “내게서 빼앗긴 무언가를 되찾은 것 같다”고 말하며 “이건 내 몸이고, 내 예술이고, 내 선택이다”고 덧붙였다. 오늘은 나체 연기 투혼을 펼친 할리우드 스타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포스트는 그들의 연기에 대한 열정에 존경의 의미를 담았다. 

레드 스패로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 조엘 에저튼,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개봉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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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들리 쿠퍼
<나이트메어 앨리>

<나이트메어 앨리>(2022)

브래들리 쿠퍼는 <나이트메어 앨리> 촬영을 위해 촬영장에서 6시간 동안 나체로 있었다고 ‘더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배우 토니 콜렛 맞은편에서 욕조 신을 촬영했는데, 그날은 토니 콜렛의 촬영 첫날이었다. 그는 6시간 동안 스태프 앞에서 그 상태로 있는 건 웃을 일이 아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이 경험이 그에게 꽤나 무겁고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브래들리 쿠퍼에게 당시 촬영은 큰 결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을 감행한 이유를 두고 그는 “영화가 무엇인지, 우리가 현재 탐구하고 있는 내용을 실제로 전하기 위해선 감정적으로나 영혼적으로 벌거벗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나이트메어 앨리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토니 콜렛, 윌렘 대포, 리차드 젠킨스, 루니 마라, 론 펄먼, 메리 스틴버겐, 데이빗 스트라탄

개봉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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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올슨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2011)

엘리자베스 올슨하면 ‘스칼렛 위치’가 떠오르며 화려한 CG와 날아오르는 마녀가 연상되지만 사실 그의 데뷔작은 인디 영화였다. 그의 스크린 데뷔작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은 사이비 집단과 그들이 벌이는 가스라이팅을 이야기하는 영화로 엘리자베스 올슨은 사이비 집단의 피해자 ‘마사’ 역을 맡았다. 마사는 사이비 집단의 리더 패트릭(존 호키스)과 잠자리를 갖게 되는데, 패트릭은 이를 ‘정화의식’이라고 설명한다. 

데뷔작부터 베드신을 촬영해야 했지만, 엘리자베스 올슨은 의연했다. 그는 “배우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런 연기가 이야기를 푸는 데 효과적이라면 그건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선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 하고 싶지 않다.”라고 밝혔다.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에서는 자기 육체와 정신의 정체성과 소유권을 완전히 잃어버린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를 통해 그는 “신인 배우라고는 믿기지 않을 연기력”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다.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

감독 숀 더킨

출연 사라 폴슨, 휴 댄시, 엘리자베스 올슨, 존 호키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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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4)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전세계를 발칵 뒤집은 희대의 사기극을 다룬 영화로 방탕함의 끝을 보여준다. 금융가의 황홀경과 광기, 몰락까지 그려낸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는 많은 이들이 옷을 입지 않은 채 나오는데,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는 영화에서 마약 연기, 취한 연기는 물론 전신 노출 연기도 감행했다. 대역 배우가 아니냐는 말에 그는 “모두 나였다. 이리 뛰고, 저리 날뛰는 건 모두 나였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는 이러한 연기에 대해 “네가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 전력을 다해야만 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연기를 할 때는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을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을 묘사한 것이니, 일단 해야만 한다며 자신의 연기 철학을 짧게 언급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나 힐, 매튜 맥커너히, 카일 챈들러, 장 뒤자르댕

개봉 201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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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요한슨
<언더 더 스킨>

<언더 더 스킨>(2014)

<언더 더 스킨>은 외계인(스칼렛 요한슨)이 로라라는 여성의 몸으로 들어가 인간 남성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련의 혼란스러운 감정적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식량이 떨어진 외계행성에서 지구로 온 로라는 식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물체를 찾아다닌다. 로라가 타깃으로 잡은 것은 외로운 남성. 영화에서는 그가 남성을 흡수하는 모습을 총 세 번 보여주는데, 그 과정과 결과가 미묘하게 다르다. 

외로움과 고독, 욕망과 자멸을 상징적으로 풀어낸 <언더 더 스킨>은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68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과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그외에도 유수의 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 수상하며 단순히 ‘노출’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없는 영화임을 입증해보였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선정적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순수한 외계의 시선에서 스칼렛 요한슨을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이를 두고 “노출 연기는 대본에 쓰여있었다. 난 관객이 이것에만 집착하며 탐닉하지 않길 바란다. 노출의 이면에는 많은 의도가 담겨있다.”고 언급했다.

언더 더 스킨

감독 조나단 글래이저

출연 스칼릿 조핸슨, 제레미 맥윌리암스, 린시 테일러 맥케이, 폴 브래니건

개봉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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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헴스워스
<토르: 러브 앤 썬더>

<토르: 러브 앤 썬더>(2022)

<토르: 러브 앤 썬더>가 드디어 개봉했다. 마블 히어로 중 솔로무비가 4편까지 만들어진 건 토르가 최초다. <토르: 라그나로크>(2017)가 역대 시리즈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던 만큼, 전작의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가 이번에도 메가폰을 들었다. 유쾌하고 다채로운 감독의 색채는 4편,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더욱 진해졌다. 

장난기 넘치는 감독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기라도 하듯, 유머가 넘쳐 흐르고 신들의 위엄은 저만치 사라졌다. 예고편에서 등장한 ‘토르의 나체’ 역시 감독의 사심이 듬뿍 담긴 신이다. 실제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조각하고 깎아 만든 완벽한 몸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류를 위해서 숨겨서는 안 됐다.”라며 노출 신에 대해 유쾌하게 답했다. 

크리스 헴스워스 역시 “이 신을 10년 간 준비해왔다. 내 꿈이기도 했다”고 말하며 해당 신에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처음 토르를 연기했을 땐 위에만 벗었는데 그때 웃통보다 더 좋고 확실한 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왔다. 나와 제작자는 이 신을 촬영할지 말지 논의했다. 결론은 내 몸을 가리지 말고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걸로 났다.”고 덧붙였다. 

토르: 러브 앤 썬더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테사 톰슨, 나탈리 포트만, 크리스찬 베일, 크리스 프랫, 타이카 와이티티

개봉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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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기자 김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