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소지섭 프로필 (제공: 소속사 51K)

데뷔 28년 차지만, 여전히 그의 성 뒤엔 ‘간지’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간지’라는 신조어가 새로 생겼을 때, 아마 그건 소지섭을 두고 만들어진 말일지도 모른다. 2004년의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소지섭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때 풍겼던 야성미와는 사뭇 다르지만, 2022년 소지섭이 보여주는 중후한 연기와 우수에 찬 눈빛의 매력은 아직도 많은 이들을 매료시킨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그가 이번 가을 <자백>을 통해 지난 여름 <외계+인>에 이어 다시 한번 관객을 만난다.

영화 <자백>으로 돌아온 배우 소지섭 (뉴스 1)


영화 <자백>


영화 <자백>은 스페인 미스터리 스릴러의 수작으로 꼽히는 <인비저블 게스트>를 리메이크해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의 매력이 극이 진행될수록 숨겨진 진실들이 드러나면서 관객들을 몰입하게 한다는 점이기에, 리메이크작인 <자백>은 어떤 방식으로 영화를 이끌어갈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다. 사실, 새로운 모습을 볼 때마다 점차 빠져드는 것은 비단 원작뿐만이 아니다! 소지섭이란 사람도 알고 보면 반전 매력의 대명사, 일명 ‘부캐 부자’이기 때문이다. 배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부캐들을 알게 된다면, 쉽게 그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파격적인 부캐: 무려 9장의 음반을 낸 래퍼 소지섭
소지섭의 첫번째 음반 <고독한 인생>

소지섭과 힙합. 그렇게 잘 어울리는 단어는 아닌 것 같겠지만, 소지섭은 무려 9장의 앨범을 낸 래퍼다. 그의 첫 싱글은 무려 2008년에 발매되었으니, 사실상 음악 활동만 14년 차 중견 가수의 커리어다. 처음으로 발매한 곡 <고독한 인생 (feat. Amazing Soul)>때까지만 해도 본명이 아닌 G라는 예명으로 발매했지만, 이후에는 당당하게 본명 소지섭이란 이름을 걸고 앨범을 냈다. 심지어,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허슬러’에 가까운 면모를 보였는데, 매년 앨범을 한 장씩 발매할 정도로 음악에 진심이었다. (2015년에 발매한 싱글은 자신의 별명이었던 ‘소간지’라는 제목인 것은 덤이다)

소지섭의 마지막 음반 <있으면 돼>


꾸준하게 음악을 발매하는 것만큼 놀라운 점은 그의 음악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이름이다. 쇼미더머니 시즌 2 우승자였던 소울 다이브, 바비킴, 허각, 윤하, SG 워너비 출신 故 채동하, 그리고 이제는 힙합계의 아이콘이 된 창모 (!!!)까지… 이미 <마에스트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창모가 소지섭과 <있으면 돼>를 발매한 것은 매우 놀라운 사건이었기에, 당시 힙합 팬과 대중 양측 모두 작게나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쉽지만, 2017년 창모와 함께 발매한 <있으면 돼>가 현재까진 래퍼 소지섭의 마지막 음반이다. 9장에서 멈춰선 소지섭의 음악 활동이 내심 아쉬운 팬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9보다는 10이 더 완전해 보이는 만큼, 언젠가 그가 다시 음반을 발매하기를 기대해본다.


듬직한 부캐: 6명의 배우들의 보스! 51K 대표 소지섭
51K 소속 연기자 배우 옥택연 (뉴스 1)

2009년 군 제대 이후 장혁 감독의 <영화는 영화다>와 드라마 <카인과 아벨>로 화려한 복귀에 성공한 소지섭은 곧장 51K라는 소속사를 설립했다. 당시에는 소지섭 정도 되는 배우라고 할지라도 1인 소속사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은 꽤 위험 부담이 있는 일이었다. 지금까지도 많은 톱스타들이 1인 소속사를 설립했다가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소속사로 다시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소지섭은 소속사 설립 초기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2010년 본인이 출연한 드라마 <로드 넘버 원>의 제작 지원을 시작으로 2011년과 2012년 출연작이었던 <오직 그대만>과 <회사원>의 공동제작을 맡으면서 본인의 작품과 커리어에 온 힘을 쏟았다. 이외에도 매거진 <SONICe>를 발간하거나 출판브랜드를 설립하는 등 소속사 설립 초기부터 문화 다방면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 나갔다. 

51K 소속 연기자 빅스 출신 배우 차학연 (뉴스 원)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51K는 더 이상 소지섭의 1인 소속사가 아니다. 그에게는 6명의 전도유망한 배우들이 있다. <빈센조>, <구해줘> 그리고 최근엔 <한산: 용의 출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옥택연을 필두로, 연극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스타인 이동하, <인간수업>, <그 해 우리는> 등 화제작에서 좋은 연기를 펼쳤던 이승우, 그리고 빅스 엔으로 잘 알려진 차학연, 아이돌 마이틴 출신 신준섭, 51K의 유일한 여성 연기자 장서연까지. 데뷔 28년 차 배우 소지섭은 6명의 미래가 창창한 배우들에겐 듬직한 대표님이 되었다. 6명의 좋은 잠재력을 지닌 연기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선사하고픈 열정이 그가 세운 소속사 51K의 유래를 나타내는 글에서 돋보인다.

51K의 숫자 51은 100점 만점 중 아직 51 정도를 넘긴 것뿐이라는 겸손한 마음과 함께, 배우의 길을 가는 과정 속 항상 51을 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표현했습니다.
감사한 부캐: 40편 넘는 예술 영화를? 공동제공 소지섭
영화 <미드소마>

<미드소마>, <쁘띠 마망>, <다가오는 것들>, <퍼스널 쇼퍼>, <카페 소사이어티>… 이 영화의 공통점이 뭔지 아는가? 바로 영화 크레딧에 같은 자막이 뜬다는 점이다. ‘공동 제공: 소지섭, 51K’. 소지섭은 2012년부터 40편이 넘는 해외 예술 영화를 수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앞서 언급한 유명한 작품들 외에도 예술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작품을 다수 국내에 소개해주고 있다. 몇몇 작품들은 종종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꼽히기도 한다. 그가 국내에 다양한 영화를 수입해주는 모습을 보며, 많은 국내 영화팬들은 그를 ‘갓지섭’이라고 찬양한다. 그만큼 극장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에 소지섭은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최근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그는 인터뷰를 통해 지속적으로 영화 수입업에 도움을 주는 이유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수익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마이너스며, 벌어들인 수익도 다시 새로운 작품의 투자와 수입 비용으로 다시 사용하지만, 계속 관객들에게 좋은 영화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이다. ‘덕분에 좋은 영화를 보았다’는 말이 가장 기분 좋은 말이라는 그의 대답에서 그가 얼마나 영화를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올해 여름에도 그는 미아 한센 러브 감독의 <베르히만 아일랜드>의 개봉에 도움을 주었다. 

미드소마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윌 폴터, 플로렌스 퓨, 윌리엄 잭슨 하퍼, 잭 레이너

개봉 2019.07.11. / 2020.04.2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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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히만 아일랜드

감독 미아 한센-러브

출연 빅키 크리엡스, 팀 로스, 미아 와시코브스카, 앤더스 다니엘슨 리

개봉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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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소지섭 프로필 (제공: 소속사 51K)

배우 소지섭 (제공: 소속사 51K)
영화 <자백>

배우 소지섭만큼이나 매력적인 그의 세 가지 부캐. 가치 있는 일과 사랑하는 일을 언제나 진심으로 대하는 소지섭의 태도는 그의 부캐들마저 매력적으로 만든다. 음악, 매니지먼트, 영화 수입 모든 분야에서 그는 보람을 느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연기를 하는 순간이 더 멋있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그가 이번 작품 <자백>에서는 어떤 진심을 담아 연기를 펼칠지 벌써 기대가 된다.

자백

감독 윤종석

출연 소지섭, 김윤진, 나나, 최광일

개봉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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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최현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