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생존의 드라마를 만들어내기 위해 영화만이 구사할 수 있는 영화적인 시간이라는 마법으로 관객을 동참시킨다. <덩케르크>는 전쟁영화의 특징보다 휴먼이자 생존의 드라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를 적이 등장하지 않는 전쟁영화로 만들었다. 독일군이라곤 전투기 조종사를 흐릿하게, 그리고 마지막에 저 멀리서 어렴풋이 담았을 뿐이다. <덩케르크>가 죽고 죽이는 전쟁영화가 아니라고 선언한 듯하다. 그저 구출의 이야기, 구원의 이야기,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하는 듯하다.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덩케르크>의 태도는 ‘거두절미’다. 여느 전쟁영화에서처럼 정치인, 장군이 지휘부 사무실에서 지도를 펴고 작전을 짜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후방에 있는 군인 가족, 연인과 얽힌 사연도 알 수 없다. <덩케르크>는 민간인의 인적이 없는 황량한 거리 위로 독일군의 삐라가 살포되는 장면에서 시작해, 오직 덩케르크 주변의 긴박한 상황에만 집중한다.
-경향신문 백승찬 기자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전장의 병사들이 죽는 모습보다는 생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집중 포착한다. 침몰하는 군함에서, 바다에 추락한 전투기에서 군인들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한국경제 유재혁 기자
<덩케르크>의 특징은 3가지 시간대가 교차되며 진행된다는 점이다. 해변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을 오가며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이들의 시선으로 덩케르크 작전을 조명한다. 전작 <인터스텔라> 등을 통해 자유자재로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장기는 실화의 시간을 재구성한 <덩케르크>에서도 발휘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리얼리즘은 최고조에 달한다.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놀란 감독이 ‘아이맥스’로 관람할 것을 추천한 이유이기도 하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플롯의 마술사’로 불린다. 장편 데뷔작 <메멘토>에선 조각난 기억을 재구성했고, <인셉션>에선 꿈과 기억의 연금술을 펼쳤다. <인터스텔라>는 어떠한가.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지구와 우주의 시공간을 바늘자국 없이 연결하는 놀라운 신공을 발휘했다. (중략) 세 가지 시간대는 일주일, 하루, 한 시간으로 줄어들며 당시의 숨막혔던 긴장을 팽팽하게 조인다. 각각의 상황은 극 후반부 어느 지점에서 한 곳으로 수렴된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육지, 바다, 하늘의 시점으로 강렬한 서스펜스를 체험하게 된다.
-마이데일리 곽명동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역시 지적이었다. 시간의 흐름을 공간의 변화에 맞춰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내러티브 분할의 효과를 거뒀다. <인터스텔라>나 <인셉션>에서 볼 수 있었던 공감각적인 시간의 재구성이 실제 역사에서 구현될 수 있는 점은 ‘크리스토퍼 놀란표’ 역사 영화의 선명성을 확보한 대목이다.
-enews24 이동현 기자
촬영이 <덩케르크>를 달리게 하는 바퀴라면, 음악은 이 영화의 엔진이다. 음악감독 한스 짐머는 차갑고 기계적인 사운드로 극의 호흡을 죄면서도, 때때로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협주곡’ 중 ‘님로드(Nimrod)’를 뭉클하게 변주하며 영화가 나아갈 이정표를 제시한다.
-중앙일보 고석희 기자
<덩케르크>의 완성도에는 OST의 역할이 5할 이상은 차지한다. 영화 전반을 타고 흐르는 음향은 전쟁 상황이 주는 불안정한 분위기, 줄곧 서스펜스로 균일한 심리상태를 조성한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OST에 참여해 놀란의 지휘 못지않은 큰 비중으로 컷을 장식했다. 3가지 시점으로 상황은 고립되지만, 청각 효과로 이야기 전체에 유기성과 몰입감을 부여했다.
-서울경제 한해선 기자
다큐멘터리적 현장감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극적 재미를 추구하지 않았다는 뜻. 잔혹한 전투와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를 동시에 보여준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작품과는 전혀 다른 전쟁 영화다.
-조선일보 이태훈 기자
놀란 감독다운 세계를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영화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둔 전작들과는 결이 달라서 대중적 영화로 보기는 어려울 것.
-정지욱 영화평론가
최대한 실화를 있는 그대로 구현한 영화인 만큼 오락적인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기존의 재난ㆍ전쟁영화와 차원이 다른 생생한 리얼리티적인 구성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다. 또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손발이 오글거릴 수 있다. 106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 신의 한 수다.
-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기자
- 덩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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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톰 하디, 킬리언 머피, 케네스 브래너, 마크 라이런스, 해리 스타일스, 핀 화이트헤드
개봉 2017 영국, 프랑스,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