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기사 카테고리

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영화

〈더 마블스〉 등 11월 둘째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씨네플레이

더 마블스

감독 니아 다코스타

출연 브리 라슨, 테요나 패리스, 이만 벨라니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고양이가 세상을 구한다. 마블은 누가 구하지?

★★☆

캡틴 마블(브리 라슨)은 혼자 움직이는 걸 선호하는 히어로다. 타노스에 대항할 때도 자주 다른 우주에 나가 있어 어벤져스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더 마블스>는 세계관 최강자인 만큼 힘을 합치기보다는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서는 그에게 함께 하는 성장의 서사를 준다. 모종의 사건으로 빛을 이용한 초능력을 가진 모니카 램보(테요나 패리스), 미즈 마블(이만 벨라니)과 능력을 쓸 때마다 스위칭 되는 캡틴 마블이 이들과 팀을 이루게 되는 것. 어쩔 수 없이 한 팀이 되지만 이들을 이끌고, 감정의 골을 해소하면서 캡틴 마블은 한 단계 성장한다. 청소년 히어로인 미즈 마블의 사랑스러운 매력과 그 몇 배로 더 사랑스러운 고양이 플러큰 구스와 아이들의 씬스틸이 돋보인다. 그 말인즉슨 인상적으로 등장했던 <캡틴 마블>에 비해 캡틴 마블 자체의 임팩트는 떨어지는 편.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과거의 영광’이 ‘공격의 빌미’로 돌아온

★★☆

마블 전성기인 페이즈3까지 쌓았던 ‘후광 효과’가 모두 소진됐음을 증명하는 작품. 이젠 ‘과거의 영광’이 도리어 공격의 빌미가 되는 분위기다. 작품 외적인 캐스팅 논란의 영향도 있겠으나, 굳이 그걸 언급하지 않아도 아쉬운 지점이 많다. ‘마블’이라는 브랜드를 떼고 보면, 어린이 관객을 노린 특촬물 같달까. 팀 결성 과정은 얼렁뚱땅이고, 서사는 헐렁하고, 빌런마저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박서준에겐 심심한 위로를. 합류 시기가 안 좋았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기본기 놓친 마블 여성 히어로 팀업 무비

★★☆

4년 만에 돌아온 캡틴 마블은 모니카 램보와 ‘미즈 마블’ 카말라 칸과 팀을 결성해 마블 여성 히어로 팀업 무비의 야심을 드러낸다. 캡틴 마블의 두 번째 솔로 무비는 세대를 아우르는 여성 히어로의 연대, 경쾌한 분위기 전환 등 새로운 시도를 하느라 분주하다. 정작 기본 요소는 흔들린다. 팁업의 당위성과 메시지는 흐릿하고, 세 캐릭터의 시너지와 빌런의 활약도 설정만큼 강하게 와닿지 않는다. 색다른 볼거리에 치중하느라 번번이 핵심을 놓친 연출이 제일 아쉽다. 


뉴 노멀

감독 정범식

출연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 피오, 하다인, 정동원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섬찟한 현실 스릴러

★★★

정범식 감독이 연출한 옴니버스 스릴러는 현대판 ‘기담’ 같다. 연쇄살인, 인신매매, 스토킹, 살인 예고 등 각종 범죄를 소재 삼아 한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공포, 불신을 극대화된 연출로 보여준다. 여섯 개의 에피소드마다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 시선을 잡아끌고 무자비한 반전이 펼쳐지는 식이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이끄는 신인배우 하다인의 활약이 범상치 않다.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감독 장건재

출연 김주령, 문호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일상과 판타지, 서사의 매혹

★★★★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2)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 바르다의 영화가 암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주인공의 두 시간을 보여준다면, 장건재 감독의 주희(김주령)는 건강 검진을 하다가 종양을 발견하고 그것이 암이라고 생각한다. <한여름의 판타지아>(2015) 같은 전작에서도 느낄 수 있듯, 장건재 감독의 작품은 일상적인 드라마에 묘한 방식으로 판타지가 결합되는데,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도 마찬가지다. 주희와 호진(문호진)의 서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배우들의 앙상블이 뛰어난 작품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시간 

★★★

중년의 연극과 교수 주희는 병원에서 유방 조직 검사를 받고 학교로 돌아온다. 자신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안은 채, 타인들과 마주하며 최선의 시간을 보낸다.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1962년작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를 오마주한 영화는 주희의 시간뿐 아니라 주희의 남편과 그가 연극을 올리는 과정을 교차하며 혼자일 수 없는 삶을 비춘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예술이 주는 온기와 위안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괴인

감독 이정홍

출연 박기홍, 최경준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생경한 텐션, 일상의 아우라

★★★★

기홍(박기홍)은 목수이고, 그가 사는 집엔 임대인 정환(안주민)과 현정(전길) 부부가 있고, 기홍은 우연히 보호종료아동 하나(이기쁨)를 만난다. 이외에도 몇몇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정홍 감독의 <괴인>은 이렇다 할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인물들의 ‘관계’가 서사를 만들어내는 영화다. 여기서 캐릭터들은 묘한 방식으로 충돌하고, 그 관계에서 텐션이 만들어지면서 〈괴인〉만의 아우라가 형성된다. 낯선 배우들의 생경한 톤도 〈괴인〉의 ‘다름’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기괴하게 홀리네

★★★★

아주 극적인 사건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연신 아슬아슬한 기운은 흘리며 긴장을 불러들이는 솜씨가 상당하다. 모든 인물이 살짝 이상해 보이다가도, 관객으로 하여금 ‘나도 저런데?’라는 거부하고 싶은 심상을 안기는 비상한 영화이기도 하다. (누가 누구를 이상하다고 할 텐가.) 연기 경력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도 아니다. 심지어 주인공 박기홍은 비전문 배우다. 그러나 그것이 이 영화만의 독창성을 획득하는 데 크게 일조한다. 굉장한 영화가 나왔다는 소문이 영화제에서부터 돌았는데, 그 이유를 알겠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 영화계에 괴인이 나타났다

★★★★

2023년 가장 개성 넘치는 작품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 영화를 언급하겠다. 제목이 주는 긴장감, 의뭉스러운 주인공과 예측 불가 캐릭터들, 이상하게 빨려 들어가는 이야기, 주연을 맡은 박기홍 배우를 비롯한 비전문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 무엇보다 치밀하고 능청스러운 연출로 어리둥절한 재미를 선사하는 이정홍 감독이야말로 ‘괴인’이다. 노동, 계급 문제를 다루는 주제 의식까지 명확하다.  


너를 줍다

감독 심혜정

출연 김재경, 현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혼자 사는 사람들

★★★

<욕창>(2020)으로 데뷔한 심혜정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전작이 코미디 요소가 결합된 드라마였다면, 이번 작품은 훨씬 좀 더 차분하고 약간의 스릴러 요소가 결합된다. 주인공 지수(김재경)는 쓰레기를 훔치고 기록하며, 그것을 통해 이웃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 그러한 관찰자에서 ‘쓰레기의 주인’인 한 이웃과 인간적 관계를 맺게 되면서 지수의 내면은 흔들린다. 외롭게 살아가는 인간들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피상적 관계성을 드러낸다.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의 김재경이 지수 역을 맡아 무난히 이야기를 끌고 간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소통 부재의 시대에 파문을 던지는 

★★★

이웃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 봉지를 집으로 가져와 확인하고 그들에 대한 정보와 취향을 알아내는 여자. 급기야는 옆집 남자의 쓰레기를 뒤져 호감을 느끼고 그에게 접근한다. 영화는 범죄에 해당하는 수집벽을 가진 주인공과 이웃집 남자와의 관계를 로맨스 멜로 구도 안에서 납득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관계가 남긴 상처, 소통의 부재와 단절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진중한 물음을 던진다. 


다이브: 100피트 추락

감독 막시밀리언 엘렌바인

출연 소피 로우, 루이자 크로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언더 더 씨

★★☆

자매인 메이(루이자 크로즈)와 드류(소피 로우)는 외딴 섬으로 다이빙을 떠나지만, 수심 100피트 지점에서 메이는 바위 틈에 끼게 된다. 언니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드류. 하지만 산소는 점점 줄어가고, 구조를 위한 도구도 만만치 않다. 해저 재난 상황을 소재로 한 스릴러로, 설정은 좋지만 그것을 끌고 나가는 과정에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조금 부족하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자매애 빛나는 위기 탈출 스릴러 

★★☆

외딴 바닷가로 다이빙 여행을 떠난 두 자매의 생존 스릴러. 바닷속에 갇힌 언니를 구하기 위해 물 안팎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생, 공포와 트라우마를 이겨내야 하는 언니의 사투를 그렸다. 영화는 극한의 상황에 처한 두 인물의 감정과 심리를 파고드는 방식으로 크리처가 등장하는 심해 재난 스릴러와 차별화를 꾀한다. 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자매애가 뭉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