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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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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퍼〉등 4월 첫째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씨네플레이

 


비키퍼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출연 제이슨 스타뎀, 조쉬 허처슨, 제레미 아이언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제이슨 스타뎀표 사이다 액션

★★★

액션 스타 제이슨 스타뎀이 이번엔 보이스 피싱 조직을 응징한다. 전개나 액션은 키아누 리스브 주연의 <존 윅> 시리즈를 의식한 것 같고, 소재는 한국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연상된다. 그래도 제이슨 스타뎀 영화의 정체성은 액션이다. 제이슨 스타뎀 만의 절도 있는 액션이 주는 깔끔한 맛이 있다. 악역을 맡은 두 스타 조쉬 허처슨과 제레미 아이언스가 제이슨 스타뎀에게 호되게 당하는 설정도 통쾌함을 준다. 

 


잔 뒤 바리

감독 마이웬

출연 조니 뎁, 마이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18세기 프랑스 궁중 풍경

★★☆

루이 15세의 후궁이었던 잔 뒤 바리의 삶을 담은 드라마. 거친 유년기를 거쳐 매춘부가 된 그가 베르사이유 궁의 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자유분방하게 살았던 한 여성의 이야기. 18세기 프랑스 궁중 생활에 대한 디테일도 영화를 보는 재미다. 마이웬과 조니 뎁이 잔 뒤 바리와 루이 15세 역을 맡았는데, 두 배우 사이의 케미는 아쉬운 부분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잔 뒤 바리를 향한 감독의 연민과 애정

★★★

역사극은 결국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느냐의 문제다. 마리 앙투아네트 관련 영화에서 약방의 감초(조연)로 등장해 온 뒤 바리 부인이 이번엔 카메라 중심에 섰다. 하층민 여성이 왕의 승인을 받아 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과정을 따라가는 영화는, 사랑에 열정적이었던 인물로 뒤 바리를 그려낸다. 그녀를 향한 감독의 애정은 주변 인물들을 들러리 혹은 풍자의 대상으로 만들기도 하는데, 풍자가 해학과 유치함 사이를 애매하게 오가고, 감독이 직접 연기한 (세상 가장 아름다운) 뒤 바리에게선 감독 자신의 자기애가 묻어나는 터라 살짝 오그라들기도 한다. 조니 뎁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놀라우리만치 그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기도. 18세기 베르사유 궁전을 재현한 미술과 의상 등 시각적 즐거움은 챙겼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왕의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 

★★★

루이 15세의 마지막 정부로 유명한 ‘뒤 바리 부인’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 마이웬 감독이 연출, 각본, 연기까지 도맡아 잔 뒤 바리를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자유롭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재해석했다. 잔 뒤 바리와 루이 15세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애절한 멜로 영화이자 베르사유 궁전이 등장하는 화려한 시대극이어서 몰입도가 높다. 여기까진 좋다. 하지만 역사적 인물의 일면만 다룬 영화의 자아도취적 태도나 조니 뎁 캐스팅은 시대의 흐름과 엇갈리는 선택으로 여겨진다. 

 


마더스

감독 브누아 들롬

출연 앤 해서웨이, 제시카 차스테인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광기와 사랑 사이의 엄마 되기

★★☆

이웃이자 절친인 앨리스(제시카 차스테인)와 셀린(앤 헤서웨이)은 서로의 아들까지 거의 함께 키우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셀린이 사고로 아들을 잃으면서 둘 사이는 다시는 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아이를 잃으면서 증폭된 이들 사이의 갈등은 죄책감과 원망을 먹고 광기로 자라난다. 실제 절친이기도 한 두 배우의 연기가 다소 뻔한 전개를 긴장감 넘치는 심리 스릴러로 승화시킨다. 의상과 미술로 포착해낸 1960년대의 공기 또한 이들의 불안을 부채질한다. 앨리스와 셀린은 육아와 가사를 하는 와중에도 완벽하게 세팅된 헤어와 허리를 조여멘 코르셋 원피스까지 입는다. 강도 높은 돌봄 노동을 하는 와중에 남편을 위해 외모도 모자람 없어야 했던 당시 주부들이 느꼈던 압박은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든 두 여성의 심리 상태에 설득력을 더한다. 

 


라스트 썸머

감독 카트린느 브레야

출연 레아 드루케, 사무엘 키어셰르, 올리비에 라보르딘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냉정과 열정 사이, 억누를 수 없는 욕망

★★★

여성의 성과 욕망을 주제로 도발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신작. 덴마크 영화 <퀸 오브 하츠>(2019)를 리메이크했다. 청소년 담당 변호사인 중년 여성과 방황하는 십대 의붓아들의 위험한 관계를 다룬 원작 내용을 따르면서 다른 결말을 제시한다. 원작이 서늘한 스릴러 분위기에 비극적 결말이었다면, 리메이크작은 여름이라는 계절로 극의 온도를 높이고 마지막까지 통제할 수 없는 욕망에 천착한다. 원작보다 세밀한 설정과 풍부한 감정 묘사, 욕망 외의 문제를 돌출시키는 거장의 연출력이 탁월하다. 

 


그날의 딸들

감독 고훈

출연 양경인, 파치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역사의 공감

★★☆

제주 4.3 사건 생존자의 딸인 양경인 작가와 1994년 르완다 내전 생존자의 딸인 바치스. 한국에 유학 온 바치스와 양경인 작가가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대와 공간은 달라도, 비극적 역사를 공감한다는 것의 의미를 드러내는 다큐멘터리. 안타까운 점은 구성인데, 인터뷰이의 말을 담아내고 배열하는 부분에서 좀 더 꼼꼼했으면 몰입감 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 같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남은 자들의 연대 

★★☆

영화 제목은 제주4·3과 르완다 대학살의 생존자 딸들을 의미한다. 4·3 항쟁을 기록하는 작가 양경인과 르완다 유학생 바치스의 만남은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지는 데 머물지 않고 연대의 여정으로 나아간다. 두 주인공은 제주와 르완다를 함께 찾아 국가 폭력의 상흔과 마주하고 증언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성긴 만듦새가 아쉽지만 진실과 정의를 향한 감독의 걸음만큼은 흔들림 없다. 

 


바람의 세월

감독 김환태, 문종택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세월호 10주기

★★★☆

2014년 4월 16일, 304명의 희생자를 낸 참사가 발생했고 올해가 10주기다. <바람의 세월>은 그 10년 동안 유족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을 수많은 영상을 통해 꼼꼼히 담아내고, 그땐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하며, 세월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미제 사건’임을 재차 확인한다. 봐야 할 영화. 상영관이 너무 적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유가족이 기록한 세월호 참사 10

★★★☆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아버지가 직접 카메라를 들었다. 언론의 왜곡 보도에 맞서고 진상규명과 유가족들의 활동을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문종택 씨는 10년 동안 찍은 영상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기 위해 다큐멘터리스트 김환태 감독과 공동 감독으로 나섰고 내레이션도 맡았다. 문종택 감독과 유가족들이 회고하는 세월호 참사 10년은 대한민국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게 한다. 세월호 참사가 바꾼 것도 있지만 영화는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들과 앞으로 바꿔야 할 것들을 상기시킨다. 사회적 참사를 바르게 기억하고, 함께 연대하며,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이유가 이 영화에 아프고 절절하게 새겨져 있다. 

 


청춘스케치 (1994)

감독 벤 스틸러

출연 위노나 라이더, 에단 호크, 벤 스틸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90년대 스케치

★★★☆

벤 스틸러가 연출하고 위노나 라이더와 에단 호크가 주연을 맡은 로맨스. 30년 전에 나왔지만 ‘옛날’ 느낌 없는, 당대에 청춘이었던 관객들에겐 타임 머신 같은 영화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고민, 일상의 행복에 대한 생각, 사랑과 우정 사이의 갈등,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 등을 담은 청춘 영화로, ‘낭만의 시절’이었던 1990년대의 감성이 잘 담겨 있다. 냉소와 진심이 재치 있게 섞여 있는 대사들의 ‘말 맛’이 좋은 영화. 위노나 라이더와 에단 호크의 리즈 시절이 빛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1990년대 청춘 송가 

★★★☆

이제는 고전이 된 1990년대 할리우드 청춘 로맨스 영화. 지금은 할리우드 거물로 자리 잡은 벤 스틸러의 1994년 연출 데뷔작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청춘들의 방황과 사랑에 MTV, 여피, 패션, 음악 등 시대적 특징을 강조해 X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영화로 거듭났다. 세 주인공의 모습을 담은 영화 포스터를 비롯해 주유소 편의점에서 춤을 추는 장면, 에단 호크의 명대사, 록과 힙합 음악 등 1990년대 청춘의 상징을 두루 남겼다. 영화에 아로새겨진 스타 배우 에단 호크와 위노나 라이더의 아름답고 풋풋한 ’리즈 시절‘은 청춘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