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무당으로 변신한 김재중
신사: 악귀의 속삭임
The Shrine | 감독 쿠마키리 카즈요시 | 출연 김재중, 공성하, 고윤준 | 한국 | 2024 | 95분 | 15세 관람가 | 매드맥스
5일 17:00 부천시청 어울마당(GV)코드 219
6일 13:30 한국만화박물관(GV) 코드 312
12일 24:00 부천시청 어울마당 코드 910
새로운 K-무당이라고나 할까. 가수 겸 배우 김재중이 이번에는 박수무당으로 변신했다. 마치 <파묘>(2024)에서 본 것 같은 모던한 MZ 무당의 모습이다. 일본 고베의 한 버려진 마을, 국제교류의 일환으로 모인 대학생들이 폐건물에서 전시를 기획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폐허가 된 신사로 답사를 갔던 학생이 실종되는 일이 벌어지고, 이후 죽거나 사라지는 학생들이 속출한다. 이에 전시 기획 매니저 유미(공성하)는 옛 대학 선배 명진(김재중)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곧장 일본으로 건너간 명진은 잔혹한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그들과 함께 한인회 목사 한주(고윤준)도 실종된 학생들을 함께 찾아 나선다.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일본어로 ‘느닷없는 행방불명’을 의미하는 ‘카미카쿠시’(神隠し)를 소재로 한 오컬트 무비다. 초자연적 존재(카미)에 의한 숨겨짐(카쿠시)이라는 뜻으로, 영화는 신령과 사람의 경계 위에서 악귀의 정체를 파헤쳐 간다. 국내에는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대상과 남우주연상(아사노 타다노부)을 수상한 <내 남자>(2014)와 지독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남자 켄고(아야노 고)와 검도로 인생의 진리를 깨우친 소년 하다(무라카미 니지로) 두 남자의 생사를 대결을 그린 <무곡>(2018)으로 잘 알려진 쿠마키리 카즈요시의 첫 번째 한국영화다.
씨네플레이 주성철 편집장

야기라 유야의 또 다른 얼굴
나츠메 아라타의 결혼
A Conviction of Marriage | 감독 츠츠미 유키히코 | 출연 야기라 유야, 쿠로시마 유이나 | 일본 | 2024 | 119분 | 12세 관람가 | 매드맥스
5일 20:00 부천시청 어울마당(GV) 코드 228
13일 19:30 한국만화박물관 코드 1012
문을 열자 부패한 시체에서 나는 냄새가 코를 찔러 온다. 피로 흥건한 집안에는 토막 난 시체가 나뒹군다. 어둠 속에서 삐에로 분장을 한 여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체의 잘린 팔을 가방에 넣고 있던 20세의 젋은 여성 시나가와 신주(쿠로시마 유이나). 그녀는 연쇄 살인의 유력 용의자로 현장에서 체포된다. 잔인한 살해 수법으로 세상을 공포에 떨게 한 그녀는 기괴한 분장 때문에 ‘시나가와 삐에로’로 불린다. 희생된 아버지의 머리를 찾고 싶었던 중학생 소년은 수감된 신주에게 아동 복지센터의 공무원 나츠메 아라타(야기라 유야)의 이름을 빌려 편지를 보낸다. 순수한 가족애에서 악에 대한 이끌림과 집착으로 점점 변해가는 소년의 마음을 알아챈 아라타는 소년 대신 아버지의 머리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한다. 교도소에서 처음 대면한 신주와 아라타. 신주는 단번에 편지의 발신인이 아라타가 아닌 것을 눈치챈다. 궁지에 몰린 아라타는 그녀를 계속 만나기 위해 대뜸 결혼을 제안한다. 미스터리가 겹겹이 중첩되는 영화는 종종 예상치 못한 서사로 전개를 뒤바꾸며 장르적 재미를 선사한다. 흉측해 보이는 인물의 외적 특징은 공포감을 유발한다. 썩은 치아를 훤히 드러내는 신주의 미소와 그녀의 삐에로 분장은 공포를 자극하면서도 정신적 외상으로 가득한 그녀의 어린 시절을 시각화하는 장치다. 야기라 유야의 선악을 판단할 수 없게 하는 응축된 감정 연기도 영화의 미스터리를 더한다. 영화와 드라마, CF 등을 넘나들며 활동한 일본의 중견 감독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신작이다.
씨네플레이 추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