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은 패터슨(애덤 드라이버)의 일주일을 그린 영화다. 월요일 아침 패터슨이 아내 로라(골쉬프테 파라하니) 곁에서 깨어나는 걸로 시작해 그 다음 월요일 여느때처럼 침대에서 일어나는 걸로 맺는다. 그의 하루는 단순하다. 아침에 일어나, 홀로 시리얼을 먹고, 출근해서 동료의 넋두리를 듣거나 시를 쓰고, 버스를 몰고, 그레이트 폴스 공원에 앉아 폭포를 보며 시를 쓰고, 퇴근해서 로라와 대화를 나눈 뒤, 강아지 마빈을 산책시키며 바에서 맥주를 마신다. 이 사이클 아래 일주일이 지나는 사이 드라마틱한 사건 같은 건 벌어지지 않는다. 다만 그 사이클을 보여주는 방식에 때마다 옅은 변화가 더해진다. 잠에서 깰 때 패터슨과 로라의 자세는 조금씩 다르고, 세세하게 찍었던 출근길이 어떤 날은 아예 생략돼 있다. 그 변화에 집중할 때, (시로 빗대자면) 이 구절과 저 구절의 행간을 음미할 때, <패터슨>은 한껏 풍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