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얼른 떠올려봐도 <쇼생크 탈출>, <그것>, <샤이닝>, <미스트>, <미저리> 등의 명작이 즐비합니다. 250여 편의 장편, 단편, 드라마 등이 있고, 완성되진 않았지만 현재 기획단계인 작품들도 수두룩합니다. 이렇게 광대한 스티븐 킹 유니버스가 그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메인(Maine) 주의 캐슬락(Castle Rock)’이라는 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프로젝트가 준비 중입니다.

바로 훌루 채널에서 방영을 준비하고 있는 드라마 <캐슬락>입니다. 게다가 제작을 J.J. 에이브람스의 프로덕션 배드로봇이 맡았습니다. J.J. 에이브람스 역시 <스타워즈>, <스타트렉>, <미션 임파서블> 등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흥행작을 만들어 온 괴물 감독이지요. 스티븐 킹과 J.J. 에이브람스는 이미 드라마 <11/22/63>에서 손발을 맞춰본 적이 있는데요. <캐슬락>에서는 스티븐 킹의 다양한 작품을 한 번에 다룰 예정이라서, 2018년 신작 드라마 중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영화 <그것> (좌) / 드라마 <캐슬락>(우)

이번 슈퍼볼 중간 광고에서 <캐슬락>의 트레일러를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빌 스카스가드의 캐스팅이 눈에 확 들어오는군요. 그는 스티븐 킹 원작의 <그것>(2017)에서 공포의 광대 악마 페니와이즈역을 맡았었지요. 90년대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그것>에서 팀 커리가 연기한 클래식 페니와이즈를 능가하는 명연기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빌 스카스가드는 <캐슬락>에서 페니와이즈로 출연하는 것은 아닌데요. 정확한 이름이 밝혀지진 않았고 쇼생크 수감자(Shawshank Prisoner)’ 정도로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예고편에서 그는 광대분장 없이도 으스스한 눈빛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합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

영화 <쇼생크 탈출>은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로 많은 사람에게 큰 감동을 준 작품이었지요. 이 작품의 등장인물 중 레드(모건 프리먼)가 바로 캐슬락 출신이었습니다.

빌 스카스가드만큼이나 스티븐 킹 팬들에게 반가운 이름이 시시 스페이섹입니다. 엄마의 학대 속에 자라고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던 소녀가 초능력으로 마을 사람들을 학살한다는 내용의 영화 <캐리>의 주인공이었지요. ‘캐리는 클레이 모레츠 주연으로 리메이크된 적이 있지만, 브라이언 드팔마가 연출하고 시시 스페이섹이 주연한 1976년작을 더 좋아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드라마 <캐슬락>

이번 트레일러에는 침대에 개 한 마리 앉아 있는 장면도 있습니다. ‘캐슬락을 배경으로 하는 스티븐 킹 원작 영화 중에는 착한 개가 의문의 광견병에 걸려 사람들을 물어 죽인다는 내용의 <쿠조>가 있었습니다. 다만, 영화에서는 세인트 버나드 종으로 출연하는데, 이 장면에서는 셰퍼드로 등장했습니다.

드라마 <캐슬락>

<쿠조>에는 앨런 팽본(Alan Pangborn)’이라는 보안관이 등장하는데요. <캐슬락>에서는 명배우 스콧 글렌이 이 역을 맡아서 10개 에피소드에 모두 출연합니다. 보안관 앨런 팽본은 <쿠조>는 물론, <욕망을 파는 집>, <다크 하프> 등 캐슬락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특히 어느 날 캐슬락에 ‘Needful Things’라는 가게가 생기고 여기서 물건을 사간 동네 주민들 사이에 학살극이 벌어진다는 내용의 <욕망을 파는 집>에서의 활약이 가장 유명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캐슬락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수사하며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인물일 것입니다.

사실 <캐슬락>의 트레일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작년에 먼저 공개된 트레일러는 등장인물 하나 없이 그저 스티븐 킹의 소설에 나오는 이름, 지명 등을 언급하는 정도만으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팬들을 설레게 하는 이름은 바로 애니 윌키스(Annie Wilkes)’였습니다. 영화 <미저리>에서 자신이 추앙하는 작가를 감금하고 고문하는 싸이코로서 스티븐 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미저리>에서 애니 윌킨스를 연기한 케시 베이츠는 이 역할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캐슬락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흥미로운 사건들이 펼쳐질 것입니다. 스티븐 킹 팬들은 물론 히어로 영화 중심으로 전개하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지겨운 분들에게도 반가운 작품이겠습니다. 올여름 훌루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