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일탈을 부른다. 동시에 일상은 소중하다. 영원한 일탈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상의 양면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은 일탈 대신 힐링을 찾는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마음 한쪽이 따스해지는 힐링 영화를 소개한다. 3월 3일(토)부터 3월 19일(월)까지 할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기쿠지로의 여름
감독 기타노 다케시 출연 기타노 다케시, 세키구치 유스케 제작연도 1999년
극과 극이 통했다. 폭력의 미학을 추구했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1998년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폭탄 선언을 했다. “내 영화 속 폭력의 의미를 묻는 외국 기자와 평론가들의 질문이 지겨워서 다음에는 폭력이 전혀 없는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농담인 줄 알았던 그 선언은 진담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기쿠지로의 여름>이다. 전직 야쿠자 기쿠지로(기타노 다케시)와 여름방학을 맞아 실제로 본 적은 없는, ‘돈을 벌러 갔다’는 엄마를 찾아 떠나는 초등학생 마사오(세키구치 유스케)의 동행을 담은 영화다. 폭력의 반대 끝에 힐링이 있었다. <기쿠지로의 여름>은 묘한 울림이 있는 영화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웃을 때 얼굴 표정이 조금 일그러지는 기타노 다케시와 닮았다. ‘기타노 다케시답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음악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있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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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쿠지로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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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기타노 다케시
출연 기타노 다케시, 세키구치 유스케
개봉 1999 일본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감독 카메론 크로우 출연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제작연도 2011년
아내가 죽었다. 그의 빈 자리는 크기만 하다. 두 아이의 아빠 벤자민(맷 데이먼)은 아내 없는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 그러다 ‘딸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덜컥 동물원을 샀다. 말하자면 충동구매다. 뒷감당은 어렵기만 하다. 동물원 재개장에는 끝도 없이 돈이 들어간다. 아버지의 동물원 구매와 그로 인한 이사로 아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게다가 동물원의 늙은 호랑이는 자꾸만 아프다. 주임 사육사 켈리(스칼렛 요한슨)가 없었다면 초보 동물원 사장님은 그냥 망하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우여곡절 끝에 동물원은 재개장한다. 과연 사람들이 올까? 조마조마한 마음이 가득하다. 결과는 영화를 통해서 확인해보시길. 아이슬란드 밴드 시규어 로스의 보컬 ‘욘시’의 영화음악도 귀 기울여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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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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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카메론 크로우
출연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개봉 2011 미국
빅 피쉬
감독 팀 버튼 출연 이완 맥그리거, 앨버트 피니 제작연도 2003년
<빅 피쉬>는 어른들을 위한 아름다운 동화다. 병실에 누워 죽을 날을 기다리는 아버지 에드워드(앨버트 피니)가 이 동화의 ‘작가’다. 그는 입만 열면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마녀의 집을 찾아가고, 거인 친구와 여행을 떠나고, 신발을 벗고 사는 이상한 마을에 머물고, 늑대인간이 단장인 서커스단에서 일하고, 노래하는 중국인 샴쌍둥이를 만난다. 팀 버튼 감독은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쉽게 믿기 힘든 에드워드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그 비주얼은 매혹적이고 아름답다. 일상의 반대편에 있는 판타지의 세계. 그 세계에서 온 감동은 분명 지친 일상의 치유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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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 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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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팀 버튼
출연 이완 맥그리거, 알버트 피니, 빌리 크루덥, 제시카 랭, 헬레나 본햄 카터, 알리슨 로먼, 마리옹 꼬띠아르
개봉 2003 미국
꾸뻬씨의 행복여행
감독 피터 첼섬 출연 사이먼 페그, 로자먼드 파이크, 장 르노 제작연도 2014년
무작정 떠나보자. 어디가 됐든 상관 없다.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일탈을 대리체험하는 영화가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다. 런던에 사는 정신과 의사 헥터(사이먼 페그)는 환자들의 우울한 사연을 들어주다가 문득 자신의 삶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작정 떠난다.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그의 발길은 중국, 티베트, 아프리카, 미국 등으로 이어진다. 쉽게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이 가득한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 를로르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책도 보고 싶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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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뻬씨의 행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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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피터 첼섬
출연 사이먼 페그, 로자먼드 파이크, 장 르노
개봉 2014 영국, 독일, 캐나다, 남아프리카
리틀 포레스트 2: 일본판 겨울과 봄
감독 모리 준이치 출연 하시모트 아이, 마츠오카 마유 제작연도 2015년
김태리 또는 하시모토 아이. 김태리 주연의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를 재밌게 봤다면 하시모토 아이 주연의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도 괜찮은 선택이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이렇게 2편으로 나뉘어 있다.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은 힐링영화로 자주 소개되는 <카모메 식당> <안경> <심야식당> <남극의 쉐프> <우드 잡> <바닷 마을 다이어리> 등 일본 영화의 분위기보다 더 심심한 맛이 있다. 이야기가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가끔은 ‘단짠단짠’의 자극적인 음식이 아닌 슴슴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쩌면 햇살 좋은 주말 오후, 이불 속에서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을 보다가 스스르 잠이 드는 것이 진짜 힐링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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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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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모리 준이치
출연 하시모토 아이, 미우라 타카히로, 마츠오카 마유, 누쿠미즈 요이치, 키리시마 카렌
개봉 2015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