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특히 히어로 유니버스에도 계속 투자하고 있는데요. <데어 데빌>,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 <제시카 존스> 등 각각의 시리즈와 이들이 모인 히어로팀 <디펜더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마블 스튜디오가 디즈니에 합병되고 디즈니 역시 자체 스트리밍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는 요즘, 넷플릭스는 좀더 다양한 히어로 유니버스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데드풀’의 원작자 중 한명인 롭 라이필드가 만든 ‘익스트림 유니버스’가 실사화된다는 소식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할리우드의 유명한 각본가이자 제작자인 아키바 골즈만의 지휘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아키바 골즈만의 작가 그룹인 ‘라이터스 룸’도 제작에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롭 라이필드가 독립하여 만든 이미지 코믹스를 통해 발간된 ‘익스트림 유니버스’의 히어로들은 ‘데드풀’처럼 일반적인 정의와는 거리가 먼 캐릭터들입니다. 19금 화장실 개그가 넘쳐나고 전투 장면은 곧잘 피바다가 되곤 합니다.
실사화에 등장할 캐릭터로는 우주에서 온 현상금사냥꾼 블러드울프(Bloodwulf), 어두운 과거가 있는 닌자 사이보그 사이브리드(Cybrid), 암살 전문요원 리쎌(Lethal), 마법장갑으로 초능력을 얻었지만 동시에 악마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카붐(Kaboom) 등이 있습니다. 또한, 배틀스톤(Battlestone)이 리드하는 브리게이드(Brigade)나 암살전문 특공대 블러드스트라이크(Bloodstrike)처럼 팀을 이루는 작품들로 세계관을 확장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익스트림 유니버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 블러드’는 별도로 영화화가 진행된다는 소식이 몇 해 전부터 돌고 있어 이번 프로젝트에는 합류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는 독특한 분위기의 히어로 그래픽 노블 ‘엄브렐러 아카데미(The Umbrella Academy)’의 실사화도 진행 중입니다. ‘엄브렐러 아카데미’는 ‘헬보이’로 유명한 다크호스 출판사의 대표작답게 어둡고 초자연적인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일반적인 임신 과정을 거치지 않은 초능력 아이들이 세계 각지의 여성들에게서 탄생하고 이들을 모아 히어로 가족을 만든다는 내용입니다. 이들이 가진 능력이란 게, 죽은자와 대화를 하거나, 다른 차원의 괴물을 자신의 몸에 빙의시키거나, 거짓말을 하면 현실이 되는 등 다소 오컬트적인 것들이 많아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그래픽 노블이어서 기대가 큽니다.
사실, 넷플릭스가 지난해 여름 가장 먼저 손을 잡았던 그래픽 노블 콘텐츠는 마크 밀러의 작품들이었습니다. <킥애스>, <킹스맨>, <원티드> 등 이미 실사화된 영화로도 성공한 마크 밀러의 ‘밀러 월드’는 작년부터 넷플릭스와 협업을 시작했지요. 학살을 일삼는 하얀 악마 ‘네메시스’, 마약으로 엄청난 스피드를 얻은 청소년들의 이야기 ‘MPH’, 슈퍼빌런들이 모인 강도집단 ‘슈퍼 크룩스’, 은퇴한 슈퍼 히어로의 마지막 모험을 그린 ‘스타라이트’ 등 어서 실사화되었으면 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우선 실사화에 앞서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새 그래픽 노블 ‘더 매직 오더(The Magic Order)’를 올 상반기에 출간한다는 계획입니다. 아마도 이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만드는 마크 밀러의 첫 실사화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