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인기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영화화되어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 역으로 사랑받아온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가 연기와 연출을 모두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쓰시게는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이 단순한 '먹방'(먹는 방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맛있다고 느꼈을 때 표정과 잠깐의 공백을 통해 시청자가 공감해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연출을 맡게 된 배경에는 흥미로운 사연이 있다. 마쓰시게는 처음에 한국의 봉준호 감독에게 직접 편지를 써 연출을 제안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일본 영화라는 틀에서 벗어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마쓰시게는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이 무산된 뒤) '그럼 다른 사람 말고 내가 할까'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도전한다는 의미에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감독 데뷔 배경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고독한 미식가〉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과 같은 시기에 극장에 걸리게 됐다. 이에 대해 마쓰시게는 "같은 시기에 상영할 거라는 생각은 못 해서 놀라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의 여정을 따라간다. 이번 작품은 주인공 고로가 '잇짱지루'라는 특별한 국물을 찾아 일본 나가사키의 고토, 한국, 일본 도쿄를 오가는 여정을 그린다.
고로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시작된 이 여정에서 어린 시절 맛본 국물을 그리워하는 노인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식당 주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접하게 된다.
마쓰시게 감독은 "고독하게 먹는 사람 주변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설명했다.

한국 배경 장면에서는 배우 유재명이 특별 출연해 눈길을 끈다. 마쓰시게는 캐스팅 배경에 대해 "표정, 동작만으로도 고로와 마음이 통하는 상황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한국 영화를 많이 봤는데, 영화 〈소리도 없이〉에서 유재명의 연기를 보면서 이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재명 배우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제작 의도를 잘 파악하고 연기해주셨다"며 "그분이 출연해서 자랑스럽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마쓰시게는 이날 시사 간담회에서 한국 관객들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일본보다 한국의 젊은 분들이 〈고독한 미식가〉를 더 즐기는 것 같다"며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그는 "저는 매운맛을 좋아해서 한국요리가 동경의 대상"이라며 "일본 식문화에는 매운맛이라든지, 고추를 활용하는 게 없다. 이 점이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문화적 교류를 넘어 더 깊은 한일 관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국 영화에 관해서도 진심으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세상의 어떤 파도가 일어날지 모른다. 그런 역경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운명공동체로서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협력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런 부분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마쓰시게는 일본 옴니버스 드라마 〈저마다의 고독한 미식가〉의 한국판 제작 가능성도 시사했다.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에 대해서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당부를 남겼다. "영화 〈고독한 미식가〉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고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 마지막에 제가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도 숨겨져 있습니다. 그걸 놓치지 말고 마지막까지 관람해주세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