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하는 한국영화에는 법칙이 있을까. 영화 좋아하는 것에 있어서 빠지지 않는 한국 사람으로서, 막연하게라도 ‘이 감독, 배우가 나와야 흥행하지’, ‘어떤 장르가 잘 먹히지’라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이번 알쓸신잡에서는 그런 막연한 예상을 통계를 통해 확인해보려 한다. 한국영화 관객 수 TOP 50을 바탕으로 한 소소한 통계 결과들. 여러분의 예상과 얼마나 맞는지 확인해 보시길!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이하 통합전산망)에서 집계한 한국 영화 관객 수 순위 1위~50위까지 영화를 바탕으로 조사했습니다.
* 영화의 장르, 주연/조연의 구분, 상영시간 등 영화 정보도 통합전산망 기준입니다.
* 평점은 네이버 영화 네티즌 평점 기준입니다.


최장시간 영화는?

156분

<곡성>

상영시간이 가장 길었던 영화는 <곡성>. 관객수는 약 687만 명으로 전체 박스오피스 37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2시간 36분의 긴 러닝타임의 영화지만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했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렸던 만큼 누군가에게는 고통의 시간, 누군가에게는 놀라움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곡성(哭聲)

감독 나홍진

출연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 김환희

개봉 2016 대한민국

상세보기

최단 시간 영화는?

90분

<디 워>

그렇다면 순위권 안에 든 영화 중 가장 짧은 러닝타임의 영화는 뭘까?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90분으로 가장 짧은 상영시간의 영화다. <디 워>는 관객수에서 <곡성>을 앞섰다. 약 785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22위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러닝타임이 짧을수록 좋은 영화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디 워>라니. 의외의 결과다.

디 워

감독 심형래

출연 제이슨 베어, 아만다 브룩스, 크레이그 로빈슨, 엘리자베스 페나, 로버트 포스터

개봉 2007 대한민국

상세보기

최다 흥행작 낸 감독은?
최동훈 감독(사진 씨네21)

순위권 안에 든 4편의 영화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 모두 최동훈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2004년 <범죄의 재구성>으로 감독 데뷔 후, 감독을 맡은 영화 4편이 전부 관객 수 TOP 50안에 든 셈. 각각의 흥행 순위를 살펴보면 <도둑들> 5위, <암살>7위, <전우치> 46위, <타짜> 48위 순이다. 네 편의 관객 수를 합산해 본 결과 약 3232만 명이었다.

도둑들

감독 최동훈

출연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이신제, 증국상

개봉 2012 대한민국

상세보기
(왼쪽부터) 김용화 감독, 류승완 감독(사진 씨네21)

세 편의 영화가 순위권 안에 든 다른 두 명의 감독도 궁금해진다. 바로 <미녀는 괴로워>(45위), <국가대표>(21위), <신과 함께-죄와 벌>(2위)을 만든 김용화 감독과 <베를린>(9위), <베테랑>(4위), <군함도>(41위)를 만든 류승완 감독. 관객수의 총합은 김용화 감독 약 2852만 명, 류승완 감독 약 2717만 명이다. 지난해 <군함도>가 예상 밖 부진에 반해, <신과 함께-죄와 벌>이 흥행 대박을 터뜨려 김용화 감독이 동원한 관객수가 근소하게 앞섰다.

신과함께-죄와 벌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김동욱, 마동석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군함도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여성 감독 영화는?

없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국내 상업영화들이 남성 배우 위주로 치우쳐졌다는 지적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화감독의 성비 불균형은 더했다. 박스오피스 50위 중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다.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는 뭘까?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관객 동원 순위는 80위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감독 임순례

출연 문소리, 김정은, 엄태웅, 김지영, 조은지, 차민지

개봉 2007 대한민국

상세보기

유일무이 장르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곡성>

순위권 영화 중 서부극 장르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미스터리 장르는 <곡성>이 유일했다. SF 장르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 <설국열차>가 유일했다.

전쟁 장르와 로맨스/멜로 장르도 각각 두 작품밖에 없었다. 전쟁 장르는 <인천상륙작전>(2016)과 <웰컴 투 동막골>, 로맨스/멜로 장르는 <늑대소년>과 <미녀는 괴로워>가 있었다. 이 영화들은 흥행 영화들의 장르가 편중된 가운데 흥행에 성공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개봉 2008 대한민국

상세보기

가장 사랑받은 장르는?
<신과 함께-죄와 벌>
<베테랑>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50편 장르 중 드라마 장르가 29편, 액션 장르가 21편으로 역대 흥행작 장르 1,2위를 차지했다. 영화 초반부 액션 쾌감을 선사해 몰입하게 만들고 후반부 감동적인 드라마 서사를 넣는 것은 흥행의 기본 공식이 됐다. 참고로 앞서 유일한 장르 영화라 이야기했던 서부극 장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도 액션 장르를, 미스터리 장르 <곡성>도 드라마 장르를 함께 명시했다.

베테랑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개봉 2015 대한민국

상세보기

최다 흥행작 낸 남성 주연 배우는?
유해진 (맨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베테랑>, <택시운전사>, <왕의 남자>, <공조>, <타짜>,<전우치>, <럭키>, <1987>.

배우 유해진을 신스틸러 조연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50편의 영화 중 통합전산망에서 유해진을 주연으로 분류한 영화만 총 8편이다. 관객수가 많은 영화부터 나열하면, <베테랑>, <택시운전사>, <왕의 남자>, <공조>, <1987>, <럭키>, <전우치>, <타짜>까지. 8편의 관객수만 합쳐도 약 6989만 명이다. 여러분이 1위 후보로 예상했을 법한 송강호는 7편, 하정우, 황정민, 오달수는 6편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공조

감독 김성훈

출연 현빈, 유해진, 김주혁

개봉 2016 대한민국

상세보기

최다 흥행작 낸 여성 주연 배우는?
전지현. (왼쪽부터) <도둑들>, <암살>, <베를린>.
김혜수. (왼쪽부터) <도둑들>, <관상>, <타짜>.

여성 주연 배우 중에서는 전지현과 김혜수가 최다 흥행작을 냈다. 전지현은 <도둑들>, <암살>, <베를린>, 김혜수는 <도둑들>, <관상>, <타짜>의 주연으로 활약했다.

도둑들

감독 최동훈

출연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이신제, 증국상

개봉 2012 대한민국

상세보기

최다 흥행작 보유한 배급사는?

21편

<명량>

50편의 영화 중 관객수 1위 영화 <명량>을 비롯, 21편의 영화를 CJ E&M이 배급했다. 2011년 CJ E&M으로 흡수 합병된 CJ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결과다. 다음으로 쇼박스가 15편, 롯데엔터테인먼트, NEW가 각각 5편을 상위 50위 흥행작을 만들어냈다.

명량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개봉 2014 대한민국

상세보기

가장 낮은 평점?

5.28

<군함도>

<군함도>는 2017년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을 예상했던 영화였다. <베테랑>,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었고,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 톱스타들이 투입됐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비극적 역사를 스펙터클한 액션영화로 만들어 불편함을 준다는 인식이 대중들에게 자리 잡았다. 관객수 50위 안에 오른 다른 영화들이 대중들의 취향과 정서를 잘 고려한 영화라고 한다면 <군함도>는 그 지점에서 부족했다.

군함도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가장 높은 평점?

9.25

<1987>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위해 시위하던 대학생 박종철이 고문으로 사망했다. 이를 은폐하려 했던 정부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이러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1987>은 한 젊은이의 죽음이 어떻게 6월 항쟁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를 담담하고 세밀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영화 후반부 6월 광장의 모습은 2017년 시대적 상황과 겹쳐지며,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공교롭게도 가장 높은 평점의 영화와 낮은 평점의 영화가 2017년 같은 해 개봉했다. 둘 다 한국의 근현대사 시기의 실화를 다뤘지만, 평점은 갈렸다.

1987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