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4월 25일 공개하는 <약한영웅 Class 2>는 2022년 방영한 <약한영웅 Class 1>의 후속 시즌이다. 두 번째 시즌이지만, 원작 웹툰의 주된 배경 ‘은장고’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이번 드라마의 기대감이 여느 때보다 크다. 물론 <약한영웅 Class 1>에서 많은 점이 변경된 만큼, 이번 시즌에서도 원작과 동일하게 가지 않을 가능성이 커 특히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이 기대되는 상황. <약한영웅 Class 2>에 합류한 새로운 배우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박후민 〓 려운
원작에서 연시은(박지훈)과 함께 ‘약한영웅’을 대표하는 캐릭터 박후민이 시즌 2부터 합류한다. 기본적으로 ‘독고다이’인 연시은과 달리 학교에서 여러모로 교우 관계가 좋은 편이다. 학교에선 그를 ‘바쿠’라고 부르며 학교의 수호자처럼 여긴다. 연시은이 연합에 휘말리지 않도록 애쓰지만, 본인 또한 나백진과의 인연으로 연합과의 대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드라마판 박후민은 려운이 맡았다. 2017년 데뷔 후 로맨스나 드라마가 강한 작품에서 활약한 려운이 처음으로 액션 드라마에 도전한다. 그의 출세작이라 할 수 있는 <18 어게인>의 홍시우가 농구에 진심인 캐릭터로 농구부에서 활약하듯, 박후민도 농구부 주장으로 그려진다. 원작은 이런 설정이 없었으니, <18 어게인> 이후 농구가 취미가 됐다는 려운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연시은이 보기보다 강하다면 박후민은 학교를 보호할 정도로 강한 인물이라서 이번 드라마에서의 액션도 기대가 된다. <꽃선비 열애사>에서 보여준 사극 액션에 이어 맨몸 액션까지 훌륭하게 소화할지도 기대되는 대목.
서준태 〓 최민영
서준태는 작중 문제아들의 학교인 은장고에서 피식자에 해당하는, ‘약한영웅’에서 그냥 ‘약한’(!)을 맡고 있는 친구다. 그러다가 전학 온 연시은과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친구들이 생기고 그들과 함께 연합에 맞서게 된다. 물론 서준태가 직접 싸움판에 뛰어드는 일은 거의 없고 전반적인 작전이나 상대의 정보 등을 친구들에게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자처한다. 이런 학교 액션물에서 보기 드물게 싸움을 잘 못하는 가장 보통에 가까운 캐릭터이자 그런 와중에도 본인의 장점으로 친구들을 돕는 강한 인물이기도.
드라마판에선 최민영이 맡았다. 이제 막 20대 초반에 접어든 배우라서 많은 드라마에서 아역으로 많이 출연했는데, <힘쎈여자 도봉순> 인국두(지수), <시카고 타자기> 한세주(유아인), <미스터 션샤인> 구동매(유연석) 등의 아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그러다 2022년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백이진(남주혁)의 동생 백이현 역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다. 가족의 어려운 형편을 꽁꽁 숨기고 싶은 청소년의 심리를 담아냈다. 물론 형을 좋아하듯 싫어하듯 형제끼리의 티키타카도 훈훈한 미소를 남겼다. 전작이 남자주인공 김대헌으로 출연한 넷플릭스 드라마 <엑스오, 키티>였으니 이번 <약한영웅 Class 2>에서도 넷플릭스와의 케미스트리가 지속되지 않을까.
고현탁 〓 이민재
박후민의 친구 고현탁은 박후민을 주축으로 한 일행에서 실질적인 전투인력 중 한 명이다. 박후민이 바쿠라고 불리듯, 고현탁은 친구들에게 고탁이라고 불린다. 원작에선 싸움개라는 별명이 있는 쌈닭이면서 동시에 드라마판 연시은 못지않은 과거의 트라우마가 있는데,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담아낼 시즌 2에서 다뤄질지는 미지수. 원작에선 복싱 스타일로 싸우는데, 드라마에선 태권도를 연마했다는 설정이 붙었다.
고현탁은 이민재가 맡는다. 2018년 <살아남은 아이>로 데뷔한 그는 현재 주연급으로 치고 올라온 블루칩 중 한 명이다. 많은 시청자들은 <일타 스캔들>에서 수업 중 남해이(노윤서)에게 “나 대학 붙으면, 너 나랑 사귀자”라고 고백하는 서건재 역으로 그를 기억할 것이다. <오! 영심이> 이채동 역으로 첫 주연 작품을 선보인 후 <하이드> 도진우, <킥킥킥킥> 이민재에 이어 고현탁 역으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현탁에게 태권도 설정을 부여한 이유가 이민재가 실제로 태권도를 잘 하기 때문이라 하니 <약한영웅 Class 2> 액션 장면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나백진 〓 배나라
원작에서 가장 인상적인 악역, 나백진도 (시즌 1 쿠키영상에서 암시했듯) 드라마에 참전했다. 일진 연합의 우두머리 나백진은 작중 가장 압도적으로 강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 명성이 허상이 아니라는 듯 작품 내 싸움판에 뛰어들 때마다 상당한 실력으로 주역들마저 제압하는 장면을 연출하곤 한다. 그러면서도 오직 독학으로 1등을 차지하는 두뇌까지 가진, 나쁜 일에 손대는 것만 빼면 ‘엄친아’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드라마판의 나백진은 배나라가 맡았는데,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큰 키가 다른 분위기를 빚어낸다. 원작을 토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드라마판에서 가장 많이 달라질 것으로 팬들은 예상하고 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지 않고 독학하는 별난 학생이었던 원작과 달리 공개한 예고편에서 말끔한 모습으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모습이 나왔고, 온몸을 감싸고 있는 문신도 사라졌다. 또 박후민과의 과거가 있는 듯한 대사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활동한 배나라는 2020년 음악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 3>에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넷플릭스와는 <D.P.> 시즌 2에서 장기 탈영병이자 드랙퀸 장성민 상병으로 출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작중 나백진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어떤 식으로 소화할지가 <약한영웅 Class 2>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금성제 〓 이준영
일진 연합의 간부이자 나백진의 측근 금성제는 교내에서 ‘폭군’으로 불린다. 본인의 싸움 실력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싸움을 즐기는 성격. 그의 그런 성격은 3초 이상 눈이 마주치면 무조건 싸운다는 이른바 ‘3초 룰’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평소에는 안경을 쓰고 얌전하게 지내며 이중적인 생활을 즐긴다.
드라마에선 <D.P.>, <마스크걸>, <폭싹 속았수다> 등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며 ‘넷플릭스 공무원’으로 불리는 이준영이 금성제 역으로 출연한다. 드라마로 옮기면서 다소 간소화된 인물 구성에 따라 금성제의 캐릭터성 또한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준영의 연기력이 금성제 특유의 양면성과 캐릭터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할 것이다. <D.P.>에서 정현민 역으로 출연할 당시, 정해인과 복싱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번 작품에서 당시 배운 복싱을 톡톡히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최효만 〓 유수빈
<약한영웅 Class 1>를 닫고, <약한영웅 Class 2>를 여는 최효만은 원작에서 연시은의 첫 번째 제물(!)이다. 1화부터 연시은에게 혼쭐이 나며 나중에는 연시은, 박후민과 함께 연합에 대응하기도 한다. 어쨌든 으스대던 모습과 달리 초장에 박살나면서 나중엔 한바탕했던 연시은, 고현탁 등의 실력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최효만을 맡은 유수빈은 <약한영웅 Class 2>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유수빈은 처음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 거절했었는데, <약한영웅> 시리즈를 연출한 유수민 감독이 바로 그의 친형이기 때문. 형의 작품에 도움이 주어야 하는데, 본인보다 더 나은 배우를 써야 하지 않겠냐는 마음이었단다. 그렇지만 감독님과 시리즈 총괄 한준희 CP가 그를 독려해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다. 원작 스토리에 많은 변주를 주는 드라마에서 최효만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되는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