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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약한영웅 Class2〉박지훈 “낭만 합격 대사에 ‘멋있다’ 외쳤다”

성찬얼기자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연시은(박지훈)의 눈빛이 그렇다. 4월 25일, 연시은의 이야기가 <약한영웅 Class 2> (이하 <클래스2>)로 약 2년 만에 돌아왔다. 공부에 집착하던 소년이 갈등에 휩싸이고,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한 우정을 쌓았다. 그리고 그 우정이 완전히 파국으로 치달아 소년은 친구도 잃고 학교도 잃었다. 어떤 학교도 전학을 받아주지 않았고, 연시은은 그렇게 문제아들의 학교 은장고등학교에 도착한다. 드라마로는 두 번째 시즌이지만, 원작 웹툰에선 본편에 해당하는 이 구간은 연시은의 새로운 친구와 다가오는 위협에 다시금 주먹을 꽉 쥘 수밖에 없는 갈등을 담았다. 1편에 비해 많아진 인물과 넓어진 이야기에도, 박지훈은 여전히 연시은의 눈빛으로 시청자들을 <약한영웅>의 세계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한다.

 

그렇게 연시은 그 자체인 박지훈은 인터뷰 내내 누구보다 연시은을 걱정하는 친구였다. 이번 시즌으로 연시은에게 미소를 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그는 “필모그래피 중 최애 캐릭터”라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외로웠을 연시은에게, 외로웠을 박지훈에게 서로가 가장 가까이 있는 지지자였던 것이다. 연시은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다시 한번 <약한영웅>으로 돌아온 박지훈,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그를 만나 <약한영웅>과 연시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아래 인터뷰는 <약한영웅 Class 2> 특별출연, 엔딩 장면 등에 대한 설명이 있음을 명시한다.


〈약한영웅 Class 2〉
〈약한영웅 Class 2〉

드라마 공개 전에 제작진과 함께 봤다고 들었다.

아직까지 여운이 있는 작품이다. 기쁘게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 (연)시은이란 캐릭터가 웃으면서 엔딩을 지었기 때문이다. 시즌 1은 (감정이) 쌓여있는 채로 엔딩을 맞이했지 않나. 시즌 2는 친구들을 사귀면서 마무리돼서 놓아줄 수 있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다행이다. (시은이의) 이런 모습을 결국 보려고 달려왔구나. 감독님이나 저나 모든 스태프들이 시은이의 웃는 모습, 친구 생기는 모습을 보려고 왔구나. 너무 재미있게 눈물을 흘리면서 봤다.

시즌 3를 가고 싶지 않아서 그런 엔딩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 적은 없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다. ‘클래스 3’, 혹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해보긴 했다.

〈약한영웅 Class 2〉
〈약한영웅 Class 2〉

안수호(최현욱)가 잘 지냈냐고 했을 때 울었다고 한준희CP SNS에 올라왔다. 그때 감정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복합적인 감정이다. 어떤 감정인지 정의하기가 힘들다. 시은이에겐 <약한영웅 Class 1>(이하 <클래스1>)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 것이고 수호에게 ‘친구들이 생겼다’고 보여줄 수 있고.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안도감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너 없이도 잘 지냈어’ 이런 감정일 수도 있고. 복합적인 감정이다. 그간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말씀하신 것처럼 최현욱 배우, 그리고 홍경 배우까지 <클래스1>의 배우들이 잠깐 나왔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것일 텐데 촬영장에선 어땠는지.

그 장면들의 분위기에 맞춰서 현장 분위기가 엄숙했다. 중요한 장면이라 다들 집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그런 에너지는 내준 현욱이와 경이 형한테도 고마웠다. 시은이한테 있어서 좋은 기억들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흔쾌히 출연해주셔서 고맙다. 그들에게도 시은이는 특별한 존재이지 않을까 싶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호와 시은이 재회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어땠나.

아마 제가 리허설 때 이미 눈물을 흘렸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복합적인 감정들을 가지고 있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연시은이고, 땀 눈물 흘리면서 촬영한 것들이 기억나고. 그래서 복합적으로 이어져서 눈물을 흘린 것 같다. 눈물을 흘리기보단 송글송글 맺히면서 웃음을 지으면서 편안하게 놔준다는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보면 <클래스2>와 <클래스1>을 관통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부담감은 없었나?

책임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시은이) 중요한 인물이니까. 하지만 따로 준비한 건 없었던 것 같다. 애정 가는 만큼 연시은이란 캐릭터로서 온오프(on-off)가 잘 됐다. 여운은 길게 남지만. <클래스2> 첫 리딩 때도 감독님이 ‘어떻게 시은이가 바로 나오냐’ 그러셨다. 그만큼 저도 마음에 담아둔 캐릭터니까, <클래스1>이 아쉬움이 남았던 엔딩이었기에 온오프가 확실했다. 준비하거나 바뀐 건 딱히 없었다.

캐릭터를 다르게 해야지 하는 생각이 있긴 했다. 싸울 때나 그럴 때 ‘이런 지겨운 짓, 유치한 짓 그만하자’ 이런 눈빛과 표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클래스2>를 준비하면서 고민한 부분은 어떻게 다시 친구들과 사귀면서 사건을 풀어헤쳐나가야 할지였다. 나백진(배나라)이란 큰 인물과 대립되면서 친구들과 모이면서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친구들과 납득이 되게 결합할 수 있는지 그 관계성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연시은이나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클래스1>은 무너지는 과정이라면 <클래스2>는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긴 과정을 연기하면서 재밌는 지점들이 많았을 것 같다. 잘했다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어……. (잠시 생각) 잘 드러낸 것 같다 싶은 부분은 잠시나마 시은이를 보면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장면들이 있다. 박물관에서 네 명이서 편의점 음식을 먹을 때 박후민(려운)이 번호 땄다고 자랑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 잠시나마 시은이의 얼굴이 편안하다. 미소를 짓는다기에도 애매하면서도, 보시는 분들이 ‘괜찮아졌나?’ ‘편안해졌나?’ 하는 안정감을 줄 수 있는데 그 장면을 참 좋아하고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웃음이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과하지 않게, 친구들이랑 있으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 장면이 잘 표현했다…? (웃음)

저뿐만 아니라 많은 선배님들도 그러실 것이다. 내가 완벽하게 했다,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저도 아쉬운 부분이나 장면이 많고, 조금 더 이랬으면 어땠을까 고민들을 하기에 잘했다고 하기가 참….(웃음) 물론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이유도 잘했다고 생각해주시니까 표현한 사람 입장에선 다를 수 있다. 만족…스럽다라고 생각은 해본 적 없다.

<클래스1>이 끝나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했었다. 그럼에도 <클래스2>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감독님도 그러셨던 것 같다. ‘시은이를 은장고에 보내고 끝낸 것이 미안하다’고. 그래서 다시 한번 친구들을 사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어떨까 얘기해주셨다. 저로선 연시은이 제 필모그래피에서 저의 최애 캐릭터라서 흔쾌히 참여한다고 했다. <클래스1> 때 연시은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친구다. 친구를 잃어서 그렇게 표현도 안 하던 친구가 유리창까지 부수면서 끝이 났다. 그 장면을 찍고 나서 심적으로도 힘들었었다. 촬영장 구석에서 혼자 훌쩍거리며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마음이 가고 너무 안쓰러웠다. <클래스2>에서 웃으면서 끝날 수 있어서, 그런 모습을 보기 위해 <클래스2>를 찍지 않았나 싶다.

〈약한영웅 Class 2〉
〈약한영웅 Class 2〉
〈약한영웅 Class 2〉 금성제(이준영)
〈약한영웅 Class 2〉 금성제(이준영)

금성제 역으로 출연한 이준영과 맞붙는 장면이 있다. 가수 겸 배우라는 공통점도 있고 드라마 관계와 달리 사이좋은 모습의 사진으로 화제가 됐는데, 같이 촬영하면서 어땠나.

준영형은 대선배님이다. 음악 활동 중에 만났으면 눈도 못 마주치는, 90도 인사해야 하는 선배다.(웃음). 제가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게, 형으로 대할 수 있게 흔쾌히 다가와주셨다. 장난도 많이 쳐주셨다. 형을 알아가니 취미도 맞았다. 둘 다 춤을 진짜 좋아해서 촬영하고도 같이 연습실 가서 음악 하나 틀어놓고 춤추고 모니터링하고 서로 얘기했다. 이런 편안함이 좋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극중 연시은과 금성제가 맞붙는 신을 좋아하신다고 들었다. 왜 좋아하시는지 궁금하다. 형이랑 같이 찍은 과정은 정말 좋았다. 그렇지만 캐릭터로서 둘을 좋아하는 부분이 뭘까 싶다. 고양이 같은 면과 호랑이 같은 면이 만나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두 분의 캐릭터를 왜 좋아하시는지 궁금하고 물어보고 싶다. 주변에 물어본 적 있나? 물어본 적은 없다. (웃음)

〈약한영웅 Class 2〉
〈약한영웅 Class 2〉

<클래스1>에 이어 <클래스2>까지 마무리했다. 연시은을 떠내보내고 있으신지.

완전히 떠나보내지는 못했다. 아직 제 마음에 남아있는 캐릭터다. 드라마를 보고 눈물을 흘린 건 시은이가 웃는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이다, <클래스1>의 엔딩처럼 악에 받친 모습이 아니란 안도감이었던 것 같다.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목표점을 향해 달려왔다고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 연시은을 표현한 사람으로서 더 안쓰럽기도, 다행이다 하다가도, 잘 성장할 수 있을까, 그런 복합적인 마음과 감정이다.

지금 인터뷰 분위기도 <클래스1> 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그때는 다소 텐션도 높고 그랬는데 지금은 연시은의 분위기에 좀 더 가깝다. 작품의 영향일까?

충분히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제 마음에 남아있는 캐릭터고. (시은이를) 항상 보면 눈물을 흘린다. <클래스2> 준비하면서 <클래스1>를 봤을 때도, <클래스2>를 다 찍고 처음부터 다시 봤을 때도 울컥하는 순간이 있다. 아직까지도. 연시은 때문에 박지훈이 변한 건 아니지만 영향은 있을 것 같다. 왜인지 묻는다면 찾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영향은 충분 히 있는 것 같다.

연시은을 본인의 최애 캐릭터라고 했는데, 그만큼 빠진 이유가 있다면?

저랑 닮은 부분이 있어서 그런지 정감 가고 안쓰럽다. 그래서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나 쓸쓸한 모습들이 저랑 닮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엔 환경 때문에 친구가 많은 편은 아녔다. 거의 없었다. 선뜻 손을 내미는 친구도 없었고 아역생활을 해서 부모님께 의지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시은이의 쓸쓸한 마음이 이해가 간다. 왜 캐릭터가 왜 혼자 있는 게 편한지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없었으니 너라도 친구가 있어라,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약한영웅 Class 2〉 (왼쪽부터) 고현탁 역 이민재, 박후민 역 려운, 서준태 역 최민영
〈약한영웅 Class 2〉 (왼쪽부터) 고현탁 역 이민재, 박후민 역 려운, 서준태 역 최민영

박후민(려운), 고현탁(이민재), 서준태(최민영), 세 캐릭터 중에 박지훈으로서 가장 마음이 가는 친구가 있다면?

셋 다 마음이 간다. 다른 매력들을 지니고 있고 내적으로, 외적으로 다 강한 친구여서 한 명만 꼽기가 참 어렵다. (웃음)

반대로 연시은으로서 그 세 사람이 어떻게 울타리 안에 들어왔는지 그런 과정을 어떻게 생각하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친해지는 과정에서 이미 친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과정을 만든다기보다 과정을 이어가는 것이 곧 친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준태를 몸이 먼저 나서듯 어쩔 수 없이 구해주고 보건실에 데려가는 것에서 시은이는 알게 모르게 ‘너는 나처럼 되지 마’라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친구들에게 마음이 가는 순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친하게 되겠지, 이런 것보다 그 과정들에서 이미 친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시은이도 바쿠를 보며 생각했을 것이다. ‘이 친구, 수호랑 비슷하다’. 그런 부분에서 그 친구들에게 마음이 가고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준태도 시은이의 면을 보면서 바뀌고 싶다 말하고 마지막에 바뀌는 장면들을 보면서 ‘시은이는 주변 사람들을 바꾸는 힘이 있나?’ 생각했다. 좋은 강점을 가진 캐릭터다 싶었다. 우리 배우들끼리는 서로 호흡이 정말 좋았다. 캐릭터들에게 몰입을 해서 서로 에너지는 주고받는 장면, 현장들이 너무 좋았다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약한영웅>은 장르물로서도 굉장한 만족감을 주는 드라마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팀이 이런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이번에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옮기면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부터 감사하다. 배우로서 좋은 영향을 받으니까. 다만 제가 둔한 면이 있는 거 같다. 서치도 잘 안 하고 (그래서 플랫폼의 영향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클래스1>이 화제성에 오르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어린 소년이 친구들을 사귀면서 겪는 성장통으로서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사람마다 좋아해주시는 부분이 다르지만, 저는 브로맨스 케미 덕분에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느꼈다. 시은이와 준태의 모습을 이쁘게 보는 분도 있고 시은과 성제를 적대적인 관계지만 이뻐하시는 분도 있고. (둘이 적대적이지만) 저렇게도 친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이런 브로맨스적인 부분이 <약한영웅>이 가지고 있는 무기라고 생각한다. 사실 플랫폼 변경, 그런 것보다 시은이의 이야기나 모습들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약한영웅 Class 2〉 연시은과 서준태
〈약한영웅 Class 2〉 연시은과 서준태

극중 “낭만, 합격”이란 금성제의 대사가 있다. 연시은에게 합격을 준다면 어떤 면에서 주고 싶은가.

시은이가 낭만 있는 캐릭터는 아니니 (낭만은 아니고) 그래도 이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어준 것에 합격을 주고 싶다. 트라우마를 가지고 아예 벽을 치고 살아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문이 닫혔더라면…. 물론 그랬다면 작품이 안됐겠지만.(웃음) 가능성을 열어두고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던 것을 합격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낭만 합격 대사 자체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 짧은 대사 안에 금성제가 보이는 것 같다. 강하든 약하든 재미에 사는 사람이니까. 낭만합격 대사에 금성제라는 인물이 보이는 것 같다. 작품 공개 전 배우들과 같이 볼 때 입을 틀어막고 “와…! 멋있다!” 그랬다. 우리들과는 또 다른 멋짐이라고 생각했다. 찍은 사람으로서 캐릭터의 면모가 멋있다. 한마디에 캐릭터가 보인다고 생각했다.

액션도 빠질 수 없다. 이번 편에선 다들 힘이 너무 좋아 연시은의 머리가 밀리는 것 같았다. 마지막 빗속 결투 장면도 어땠는지 같이 얘기하면 좋겠다.

(연시은의) 맷집이 너무 강해진 것도 맞는 것 같다. <클래스1>에서 피할 수 없는 싸움을 하면서 시은이도 싸움의 방식이나 많은 것이 성장했을 것이다. <약한영웅>은 액션으로서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클래스2>의 대규모 싸움씬은 2주 반 정도 찍은 것 같다. 시은이가 다른 곳에 있다가 늦게 합류하는 상황이어서 (장면에 늦게 합류했다). 찍으면서 재밌게, 안전하게 찍었던 것 같다.

본인이 약한영웅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제가 영웅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누군가를 동경 존경하면서 살았지, ‘나도 영웅일까?’ ‘영웅이다’ 이런 생각해본 적은 없다. 연시은 입장에서도 그럴 것 같다. 그랬다면 작품이 변질됐을지도 모른다. 그걸 생각하지 않아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첫 작품이었던 <클래스1>과 달리 <클래스2>는 전작이 성공한 후 들어가는 후속편이다. 이런 부분에서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았을까 싶은데.

<클래스1>이 크게 화제를 모아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렇다고 <클래스2>를 할 때… 물론 책임감은 있었다. 어떤 작품이든, 누구든 책임감은 있을 것이다. 부담감보다는 시은이의 이야기를 좋게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마음가짐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약한영웅 Class 2〉
〈약한영웅 Class 2〉

유수민 감독과 두 번째 작품이다. PD님의 장점은 무엇인가.

정말 감사한 게 제가 의견을 내면 감독님은 배우가 표현하는 거잖아, 하시면서 다 이해를 해주신다. 본인이 생각한 연시은이 있고 제가 생각한 연시은이 있을 텐데, 또 장면마다 의견이나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카메라 안에 보여지는 건 배우니까 저의 얘기를 먼저 배려해주셨다. 현장에서 뛰어다니시면서 디렉팅해 주시고, 촬영한 후에도 가까이 와서 어땠는지 물어봐주시고. 그런 모습이 감사했다. 어떻게 이러지 싶을 정도로 현장이 편했다. 좋았다. 그렇다고 감독님과 저의 연시은이 정말 크게 차이가 있던 건 아니다. 의견 충돌, 그런 부분은 없었고 <클래스2>를 하면서 어떻게 표현해 나가야 할지 감독님께서 정해주시고 만들어주셨기에 만들어주신 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공개되기 직전 다이어트로 화제를 모았다. 아무래도 촬영 당시와 지금 체중 변화가 있을 텐데 이런 부분도 고려를 했는지 궁금하다.

비주얼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제가 어떻게 표현하는지, 연시은이란 사람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봐주셨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얼굴을 신경 안 쓰면서 했다. 얼굴을 신경 쓰면서 연기하는 것부터가 캐릭터에게 몰입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순간순간에 느끼는 감정을 프레임 안에서 보여드리는 것에 노력하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외적인 부분에 신경 쓰는 것이 배우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면도 있지만 안전하게 촬영해야 하기에 끼니를 걸러가면서 찍지는 않았다. 증량이나 감량을 목표로 하진 않았다. 연시은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려고 했다.

<약한영웅>의 성공으로 연시은이란 인물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았다. 배우로서 이 이미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사실은 유지하고 싶다. 눈빛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 눈으로 표현한 것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이해해주시는 것 자체가 잘 표현이 됐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기에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최근 영상에서 쓰레기 같은 진짜 나쁜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나쁜 악역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것이지, 이미지를 변신하고 싶은 건 아니다.(웃음)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박지훈 만의 눈빛연기 비법이 있다면.

연구를 많이 하고 공부를 많이 했는데 결론은 표현하려고 하면 되게 오버액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상황에 몰입하자, 표현하려고 하지 말자(에 집중했다). 시은이라면 이 상황이 어떨까, 화남이란 감정에 휩싸여 악바리로 이 친구를 때릴까… 이런 순간적인 일차원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다. 눈빛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었는지는 하려고 하지 않았다.

<약한영웅>이 필모그래피에 큰 인장을 남겼다. 본인에게 <약한영웅>은 어떤 의미인가.

좋은 부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연시은이란 캐릭터를 하면서, 다른 작품들을 하면서 작품이 들어오면 ‘이런 모습을 보고 캐스팅했어요’ 이렇게 연결이 되고 또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캐릭터가 좋고 스태프분들이 좋아서 작품을 한 것도 있어서 감정이 깊은 작품이다.

아직 작품 안본 분들에게 <약한영웅>을 소개한다면?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 출중하고 색이 확실한 캐릭터가 많다. 이런 캐릭터가 대립하며 생기는 에너지가 제게 신선하게 다가오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요소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보시면서 내 학창 시절은 어땠을까, 내게 동경의 대상은 있었을까 이렇게 회상에 잠겨보는 것도 괜찮겠다. 폭력적인 면모는 말고.(웃음) 나에게도 영웅이 있었더라면 누구였을까 그런 추억에 젖게 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보시면서 슬플 때 같이 슬프고 웃을 때 같이 웃을 수 있는, 한 소년의 성장담을 그린 이야기니까 보시면서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