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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박근형, 〈고도를 기다리며〉 출연료 없이 재능기부 참여…수익금은 청년 예술인 위해 기부

데일리뉴스팀
신구와 박근형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신구와 박근형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K-팝, K-드라마 등 모든 것의 모체는 바로 연극입니다. 청년 (예술인)들이 마음과 눈을 열고 우리 연극계를 위해 활발하게 참여해주기를 바랍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하는 원로배우 신구(89)와 박근형(85)이 연극 발전을 위한 청년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두 배우는 23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개최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주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특별 기부공연 간담회에서 "우리 연극이 너무 열악해서 (인적 자원이) 고갈되다시피 됐다"며 "우리의 자원이 다시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3년 12월부터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해온 신구와 박근형은 예술위가 다음 달 1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최하는 특별 기부공연에 출연할 예정이다. 두 배우는 출연료 없이 재능기부 형태로 공연에 참여한다. 이날 공연의 수익금은 전액 예술위가 조성한 '연극내일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배우 신구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배우 신구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신구는 "열악하기 짝이 없는 우리 연극계에서 청년들이 너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기부공연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 운동이 출발은 비록 미약하지만, 결과는 장대하기를 바란다"고 동참 이유를 설명했다.

박근형 역시 "〈고도를 기다리며〉가 102회나 매진됐는데, 그것을 어떻게 돌려드려야 할까 많은 생각을 했다"며 "관객에게 좋은 작품을 돌려드리는 것은 물론 젊은 배우들에게도 작은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 배우는 이번 기부공연이 연극계 발전을 위한 기부문화의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

신구 배우는 "이번 프로젝트가 좀 더 발전해서 우리 젊은 연극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할 수 있는 모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근형 배우도 "이 공연이 모범사례가 돼 흥행이 잘 되는 다른 연극들도 하루쯤은 배려 차원에서 기부공연을 했으면 좋겠다"며 "저희가 활동하고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이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배우 박근형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배우 박근형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고도를 기다리며〉는 신구 배우가 에스트라공 역을, 박근형 배우가 블라디미르 역을 맡아 2023년 12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전국 21개 도시에서 공연됐다. 이 작품은 102회 전석 매진이라는 놀라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으며, 다음 달 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두 배우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젊은 관객층에게 큰 호응을 얻는 이유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함이 작품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형은 "'부조리 연극' 형식인 이 작품은 실체가 없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우리의 삶과 너무나 비슷하다"며 "그래서 젊은 층에 공감도가 아주 높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고, 청년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기부공연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신구 역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일들이 작품 안에서 만들어진 상황과 비슷해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젊은 층이 극장을 찾아와 준 것에 너무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특별 기부공연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특별 기부공연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는 두 배우의 뜻을 이어받아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청년문화패스' 사업과 연계하여 기부공연을 지속할 방침이다. 기부공연을 통해 조성된 기금은 청년 배우들의 재교육 프로그램 지원에 활용될 예정이다.

정병국 예술위원장은 "기부공연에서 모인 성금을 씨앗으로 더 많은 모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구, 박근형 두 선생님과 논의해서 젊은 연극배우들의 재교육 프로그램 과정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