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길과 영순을 각각 연기한 배우 김상호, 이정은은 어떤 인연으로 함께 작업하게 됐나.
한국배우가 필요해 누가 좋을지 스탭들과 함께 상의했고, 두 배우를 추천받았다. 둘을 일본에 모셔서 어떤 영화인지 상세하게 설명드렸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배우들이 함께 작업한 현장은 매우 즐거웠다.
재일 조선인의 삶을 계속 이야기하는 이유가 뭔가.
내가 재일교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본 역사에는 어두운 역사가 있고, 그 안에 재일교포와 이름 없는 일본인들이 있다. 누군가는 그들도 일본 역사에 있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야 한다.
첫 영화를 연출한 감회가 어떤가.
무대 작업을 오랫동안 했던 까닭일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연극 쪽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영화인이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만든 일본영화학교를 나왔고, 쇼치쿠에서 미술 조수로 일하기도 했
다. 어쩌다보니 연극 쪽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셈이다.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고, 선택받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신이 나를 영화로 이끌어준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