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마지막 주 박스오피스는,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제이슨 본>
세 블록버스터의 삼파전 끝에
<인천상륙작전>이 정상에 올랐다.
최대 규모의 배급망을 등에 업은 블록버스터가
흥행에 호조를 보이는 건 자주 있는 일이지만,
<인천상륙작전>의 개봉 첫 주 행보에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점들이 눈에 띤다.
그 가운데 두드러지는 몇 가지 지점을 살펴봤다.
혹평 세례를 이겨내다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전부터 거의 모든 언론, 평론들의
매서운 비판을 맞닥뜨려야 했다.
애국심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점을 비롯,
영화의 기본적인 완성도가 헐겁다는 평이
주를 이룬 양상이었다.
이른바 '국뽕영화'에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의 보수언론까지
등을 돌린 것처럼 보였다.
헌데 막상 개봉하고 보니,
이와 같은 혹평들은
박스오피스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폭망'을 면했다는 수준을 너머
꽤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봉 첫 날인 7월 27일부터
46만 관객으로 차트에 데뷔해
주말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총 262만 관객을 동원했다.
첫 주말까지 531만
(유료시사 56만을 제외하면 475만)을
동원한 <부산행>에 비한다면
다소 심심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부산행>의 흥행 정도가
이례적으로 높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인천상륙작전>의 성적 역시
얕잡아 볼 수준은 결코 아니다.
여전히 강력한 '애국심'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순국선열의 활약상을 통한 '애국심'과
전투 신의 '스펙타클'
두 가지 무기를 쥐고 출발한다.
감동과 쾌락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한국전쟁 영화들은
대부분 일정 이상의 성공을 기록하며,
한국영화사의 오랜 흥행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호평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것들이 영화 자체에 대한
만족을 드러내기보다,
북한에 맞서 싸운 국군과
작전의 주인공인 맥아더 장군에 대한
고마움을 곱씹고 있다는 점이다.
몰랐던 역사를 알게 돼 좋다는 것부터
교육차원에서 자녀와 동행했다는 후기까지
저마다 다른 의견들
대부분이 애국심을 관통하고 있다.
물론 '영화'가 만족스럽다는
이들의 의견도 보인다.
하지만 호평은 대부분
배우의 연기에 집중돼 있다.
나라를 지켜준 '인물'로부터
애국심을 고무 받기 때문일까?
위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연출력과 서사에 관한 호감은
배우 연기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지지자들, 결집하다
개봉 전부터 워낙
뭇매를 심하게 맞아서인지,
<인천상륙작전> 지지자들이
영화를 옹호하려는 흔적은
꽤나 뚜렷하게 나타난다.
찬반이 뚜렷한 영화의 네이버 평점을
'호감순'으로 분류하면 대개
찬성, 반대 의견이 골고루 보이지만,
<인천상륙작전>의 경우
많은 공감을 받은 것들은,
거의 호평 일색이다.
<스타뉴스>의 전형화 기자가 쓴
'<인천상륙작전>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기사에 달린 댓글을 분석한 그래프다.
한눈에 봐도 댓글 단 네티즌의 다수가
40대 남자임을 알 수 있다.
꽤나 현실적인 시각으로
<인천상륙작전>을 둘러싼 징후에 대해
이야기 하는 이 기사에는
총 192개(8월1일 오후 3시 기준)의
댓글이 달렸다.
그리고 그 댓글 대부분은
영화에 매우 감명 받은 소감과 더불어
개봉 전후 영화를 비판한
평자들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만큼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드물지만,
<인천상륙작전>에 관한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
호평이 눈에 두드러지는 점은 분명하다.
<인천상륙작전>의 흥행 가도가
앞으로도 계속될지 장담하기는 힘들다.
우선 1주 전 개봉한 <부산행>과의
관객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더불어 8월 3일엔
DC의 블록버스터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손예진, 박해일 주연의 <덕혜옹주>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8월 첫 주말 박스오피스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지,
영화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