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극장에 오지 않는다, 라는 푸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관객 수는 4249만 7285명으로 집계됐다. 관객이 가장 많았던 달은 1월(890만 5791명), 가장 적었던 달은 4월(543만 6905명)이었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1억 관객 돌파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극장을 찾는 발길이 뜸했던 적은 드물다. 전년도의 6293만 명보다 2000만 명 이상 줄어든 수치로,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난 첫 해라 할 수 있는 2023년의 5839만 명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였던 2022년의 4494만 명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팬데믹 시기인 2020년에는 3241만 명, 2021년에는 2000만 명이었다. 수치로만 보자면 통합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이래, 지난 2004년의 2182만 명 이후 무려 21년 만의 최저치다.


상반기 최고 흥행작은 <야당>으로 337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도 돌파했다. 관객 감소의 원인으로는 천만 영화의 부재와 더불어 이른바 ‘창고 영화’라 불렸던, 코로나 팬데믹 즈음에 촬영하고 후반작업까지 끝낸 영화들도 바닥을 드러낸 데 있다. 올해 여름과 추석 성수기에 개봉 예정인 대형 배급작들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9천만 명 선에도 다다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한국영화계는 여름부터 반전을 기대중이다. 인기 웹소설 원작의 300억 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 조정석 주연 <좀비딸>(감독 필감성), <엑시트>의 배우 임윤아와 이상근 감독이 다시 만난 <악마가 이사왔다>(감독 이상근)가 일단 여름 성수기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