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아티스트들이 존경을 내비친 영국의 전설적 밴드 더 스미스의 이야기, <잉글랜드 이즈 마인>이 지난 5일 개봉했다. 세상을 뒤흔든 아티스트의 비범한 인생이 또 하나의 예술인 영화로 새롭게 쓰였다. 수많은 명반을 탄생시킨 위대한 밴드 아티스트들. 기성세대와 대결하며 젊음에 제대로 취했던 그들을 영화로 다시 만나보는건 어떨까. 대중음악사에 기록될 주요 뮤지션들에 헌사하는 영화들을 한데 모아봤다.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
1964

비틀즈가 전 세계에 미친 독보적 위상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살아 숨 쉬는 비틀즈의 모습이 문득 그리워 질 때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 관람을 추천한다. 실제 비틀즈의 네 멤버가 직접 연기한 영화다. 연기 경험이 없던 비틀즈의 연기가 노심초사라고? 걱정은 거둬도 좋다. 각본가 아런 오웬은 비틀즈의 순회공연에 동행하며 각각의 개성을 ‘캐치’했고 이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멤버들도 “평소처럼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고 밝힌 것처럼 영화는 시종 재기발랄한 그들의 1964년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게다가 이 영화는 상업적, 비평적으로도 큰 성과를 거뒀는데,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영화 예술의 생명력을 주장하는 위대한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

감독 리처드 레스터

출연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개봉 1964 영국

상세보기

<러브 앤 머시>
2015

많은 이들에게 비치 보이즈는 여름에 떠올리는 노래, ‘서핑 유에스에이’(Surfin U.S.A)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비치 보이즈는 당시 비틀즈와 경쟁을 벌이며 자리를 위협하던 아티스트였다. 특히 비치 보이즈가 남긴 희대의 명반 ‘펫 사운즈’(Pet Sounds)는 굉장한 음악적 도전이었다. 비틀즈의 ‘러버 소울’(Rubber Soul) 앨범에 찬사가 쏟아지자 이에 자극받은 비치 보이즈는 브라이언 윌슨의 천재성이 십분 발휘된 앨범을 완성하는데. <러브 앤 머시>는 언제나 귓가에 음악 소리가 들려오던 한 천재 음악가의 가장 빛나던 순간과 마약과 우울에 빠진 추락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젊은 시절의 윌슨을 폴 다노가, 중년의 윌슨을 존 쿠삭이 연기했다. 영화를 본 브라이언 윌슨은 매우 사실적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러브 앤 머시

감독 빌 포래드

출연 엘리자베스 뱅크스, 존 쿠삭, 폴 다노

개봉 2014 미국

상세보기

<도어즈>
1991

도어즈는 1960년대 후반, 몽환적인 음악을 노래하던 전설의 사이키델릭 록 밴드였다. 도어즈의 시적인 가사와 반항아적 기질은 보컬 짐 모리슨에서 온 이미지일 것이다. 짐 모리슨은 히피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그들의 정신세계를 주도한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시인이 되기를 갈망했던 이 청년은 랭보와 니체의 영향을 받은 가사를 직접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UCLA 영화과 시절에 만난 친구 레이 만자렉과 결성한 밴드 더 도어즈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서 따온 자각, 인식의미를 담고 있다. 불행히도 그는 27세로 생을 마감했던 요절한 천재들 중 한 명이었다. 배우 발 킬머가 짐 모리슨을 재현하며 짧지만 강한 그의 일생을 보여준다.

도어즈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발 킬머, 멕 라이언, 카일 맥라클란, 프랭크 월리, 케빈 딜런, 마이클 윈콧, 마이클 매드슨

개봉 1991 미국

상세보기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1982

핑크 플로이드의 ‘ 월’(The Wall) 앨범을 영화로 옮긴 작품. 밴드의 실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앨범의 전곡에서 착안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는 점이 상당히 독특하다.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한 소년이 전쟁 공포증과 비합리적인 교육제도 속에 방황한다. 세상이 쌓은 벽(규범)에 대해 파괴 의식을 품은 소년은 록스타가 되는데, 자신을 파시스트 단체의 우두머리로 상상하면서 정신적 파멸에 치닫는 이야기다.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은 실사 영화의 틀에 기괴한 애니메이션을 동원한 뮤직 드라마의 형태로 연출됐다. 전쟁이나 교육 등 시대상에 대한 맹렬한 비판이 깃들어 있다. 대중적 틀을 깬 진보적인 시도가 돋보인 프로그레시브 록의 상징,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적 맥락을 그대로 품은 영화.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감독 알란 파커

출연 밥 겔도프, 크리스틴 하그리브스

개봉 1982 영국

상세보기

<시드와 낸시>
1986

핑크 플로이드와 킹 크림슨 등의 밴드가 이끌던 프로그레시브 록의 강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영국의 경제 상황은 좋지 못했다. 사회는 범죄와 비행이 들끓고 치안은 최악이었다. 대중들은 사회 반항적인 음악, 펑크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펑크를 주름잡던 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베이시스트 시드 비셔스는 그야말로 최고의 악동이었다. 베이시스트로서 시드의 음악적 역량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온갖 기행을 일삼는 그의 무대 퍼포먼스와 실제 삶은 역설적이게도 펑크의 정신으로 받아들여졌다. <시드와 낸시>는 시드와 그가 사랑한 유일한 여자친구 낸시의 짧고도 강렬한 인생이 담겼다. 시드 비셔스로 변신한 게리 올드만은 외모며 행동이며 말투까지 모든 것이 시드 비셔스 그 자체였다.

시드와 낸시

감독 알렉스 콕스

출연 게리 올드만, 클로이 웹

개봉 1986 영국

상세보기

<벨벳 골드마인>
1998

글램 록의 대부 데이빗 보위를 모티브로 한 영화 <벨벳 골드마인>은 애초에 데이빗 보위의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데이빗 보위의 반발로 가상의 인물로 주인공을 설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벳 골드마인>에는 데이빗 보위와 이기 팝의 관계가 읽히는 구석이 꽤 많다. 동성애적 묘사 장면도 실려 있어 보위의 분노를 산 반면 정작 이기 팝은 음악 사용까지 허락했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연출로 화려한 의상과 화장, 아름다운 색채가 휘감은 장면들 덕분에 황홀한 미장센으로 <벨벳 골드마인>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이완 맥그리거,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을 맡았다.

벨벳 골드마인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이완 맥그리거,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토니 콜렛, 크리스찬 베일

개봉 1998 영국, 미국

상세보기

<보헤미안 랩소디>
2018 11월 개봉 예정

밴드 퀸의 전기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에 전 세계의 음악팬들이 들썩였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와 밴드 퀸의 일대기를 다루는데, 이들이 남긴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를 제목에 차용했다. 록 밴드 퀸은 오페라나 발레, 뮤지컬과 같은 다양한 음악 취향을 반영한 혁신적인 음악을 보여주며 전설이 됐다. 프레디의 미성과 가늠할 수 없는 음역대는 파격적인 의상, 관객과 함께하는 퍼포먼스 등과 만나 매회 최고의 공연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의 탁월한 천재성 뒤에는 인도계 출신이라는 인종 차별과 양성애적 성향으로 말미암은 언론의 가십이 늘 따랐다. 프레디 머큐리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밴드 퀸의 자취를 11월에 확인할 수 있다. 프레디 머큐리의 생전 모습과 흡사하게 변신한 배우 라미 말렉이 예고편에 공개되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레미 맬렉, 루시 보인턴, 조셉 마젤로, 마이크 마이어스

개봉 2018 미국, 영국

상세보기

<잉글랜드 이즈 마인>
2017

라디오헤드, 오아시스 등 많은 유명 뮤지션들의 우상으로 남은 밴드 더 스미스. 영국의 ‘BBC’는 더 스미스를 비틀즈 이래 어떤 그룹보다 많은 영향을 불러일으킨 밴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집에 틀어박혀 오스카 와일드를 탐독하던 문학청년 모리세이에게 다가간 기타리스트 조니 마의 음악 콤비 제안은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두 사람의 개성이 철저히 반영된 더 스미스의 음악은 1980년대 초반의 유행과는 다른 1960년대로의 회귀에 가까웠고, 그건 신선함과 혁신이었다. 조니 마의 빈틈없는 기타 연주와 모리세이의 지적이고도 담대한 가사는 1990년대의 거의 모든 영국 밴드에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최근 개봉한 영화 <잉글랜드 이즈 마인>은 모리세이를 중심으로 밴드 더 스미스의 탄생 스토리를 담았다. <덩케르크>에서 공군 콜린스 역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잭 로던이 <잉글랜드 이즈 마인>을 통해 모리세이로 변신했다. 그는 이토록 흥미로운 인물을 연기할 기회는 다시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잉글랜드 이즈 마인

감독 마크 길

출연 잭 로던

개봉 2017 영국

상세보기

<컨트롤>
2008

밴드 뉴 오더의 전신이자 1970년대 후반 포스트 펑크의 인기를 몰고 온 전설적 밴드 조이 디비전. 이안 커티스는 낮에는 직업 상담소 직원으로, 밤에는 무명 밴드의 보컬로 활동하다가 조이 디비전에 영입돼 뮤지션으로서 성공가도를 달린다. 독특한 보컬과 퍼포먼스가 눈에 띄는 조이 디비전의 음울한 음악은 23세의 어린 나이에 스스로 마감한 이안 커티스의 짧은 인생과 궤를 같이한다. <컨트롤> 19세에 만난 사랑 데보라와 이른 결혼을 한 커티스가 갑작스레 맞이한 성공, 그리고 이후에 찾아온 또 하나의 사랑 아닉으로 인한 혼란을 흑백 화면에 그려내며 그의 어두웠던 일생을 차분히 짚어나간다. 배우 샘 라일리가 이안 커티스를 연기했다. 한편, 이안 커티스의 사후에 발표된 조이 디비전의 앨범 ‘클로저’(Closer)에는 그의 죽음을 암시하는 가사들이 발견된다고 전해진다.

컨트롤

감독 안톤 코르빈

출연 샘 라일리, 사만다 모튼

개봉 2007 영국, 미국

상세보기

<슈퍼소닉>
2016

자신들을 90년대의 비틀즈로 생각하고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 “아니, 우린 90년대의 오아시스인데요.영국의 국민밴드 오아시스는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인 노엘 갤러거와 보컬인 리암 갤러거 형제가 주축을 이룬 4인조 그룹이었다. 브릿 팝의 전성기를 이끌던 오아시스는 원더월’(Wonderwall),돈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등의 히트곡으로도 유명하지만 두 형제의 진흙탕 싸움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의 첫 싱글 앨범의 제목을 딴 다큐멘터리 <슈퍼소닉>은 오아시스의 밴드 성장사와 사건사고, 형제의 갈등이 빚은 해체까지 다뤘다.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 형제는 <슈퍼소닉>의 기획에 직접 참여했다.

슈퍼소닉

감독 맷 화이트크로스

출연 노엘 갤러거, 리암 갤러거

개봉 2016 영국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인턴기자 심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