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이 올해 첫 천만 돌파 영화가 됐습니다. 결코 좀비물이라고 홍보하진 않지만 결국은 좀비물인 상업영화가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기록한 것은 꽤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이에 씨네플레이는 자체 개발한 시스템(이라 쓰고 에디터 맘대로) <부산행> 천만 관객에 대한 지분율을 분석해봤습니다. 천만 관객까지 누가 가장 많은 기여를 했는지 알아보는 겁니다. 자, 그럼 시작!
*주의 사항! 무리수 농담이 꽤 많습니다. 이 글은 진지하게 보시면 큰일납니다!


1. 연상호 감독 ➫ 100만명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합니다. 연상호 감독이 없었다면 <부산행>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다면 천만 관객의 모든 지분이 연상호 감독의 몫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건 아니죠. 영화는 소설처럼 혼자 다 하는 게 아닙니다. 예전에 연상호 감독이 애니메이션 혼자 만들던 시절이 있긴 했습니다만 수많은 스탭과 배우, 제작자, 투자자, 배급자가 모여서 만든 겁니다. 그러니까 연상호 감독의 천만 지분율은 대략 100만명 정도라고 추산할 수 있습니다. 산출 기준은 어떻게 되냐고요? 그건 씨네플레이가 자체 개발한… 죄송합니다.

연상호 감독(맨 오른쪽)이 영화 혼자 다 만든 건 아니죠. 이 사진만 봐도 스탭들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연 감독 되게 편해 보임.
연상호 감독이 “내 지분이 100만명밖에 안 되다니” 라고 하시지는 않겠죠.

2. 배우 공유 ➫ 200만명
<부산행>의 주인공은 당연한 말이지만 공유입니다. 공유가 캐스팅되지 않았다면 투자가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우리가 <부산행>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촬영 전부터 공유가 천만 관객에 지분을 갖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다시 말해 ‘공유가 나오니까 본다’라는 관객이 분명 있습니다. 이제 영화 속에서의 연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유명한 ‘분유 광고’ 장면은 어땠을까요? 이 장면은 천만 관객의 지분율을 높였을까요? 낮췄을까요? 씨네플레이 시스템 분석 결과 ‘높였다’로 나왔습니다. 댓글로 ‘분유 광고’ 어쩌고 쓴 걸 보면 궁금해지기 마련입니다. 결론입니다. 공유의 천만 지분율을 200만명입니다. 영화 개봉 전 100만, 개봉 후 100만 되겠습니다.

잘생김으로 100만명 확보한 공유.

3. 배우 마동석 ➫ 300만명
마동석은 <부산행>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공유보다 오히려 더 많은 주목을 받은 기분입니다. 그만큼 마동석의 극 중 캐릭터에 많은 관객이 공감했다는 걸 뜻합니다. 마동석은 개봉 전에도 공유만큼은 아닐지라도 꽤 주목을 받았습니다. 개봉 전 <부산행>의 시놉시스라면서 ‘마동석을 피해 좀비들이 부산행 KTX를 타는 내용’이라는 인터넷 게시물이 나올 정도니까요. 칸국제영화제에서 마동석에 대한 외신들의 궁금증이 폭발했습니다. 외국인도 반한 마동석의 지분율이 올라가지 않을 수가 없네요. 마동석의 천만 지분율은 300만 되겠습니다. 이 수치에 불만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마동석이 ‘명존쎄’ 해드림.

에디터가 가장 좋아하는 <부산행> 스틸입니다. 마동석이 <부산행> 1등 공신.

4. 배우 김의성 ➫ 103만명
아, 이분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밉상이지만 김의성이 없었다면 <부산행>은 밋밋한 좀비물이 됐을 겁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좀비물에 밉상이 등장하긴 하지만 한국형 꼰대 갑질의 백화점식 밉상의 전형을 보여준 김의성에게 천만 지분이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100만 정도 드리겠습니다. 정정. 김의성 배우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홍보 활동 열심히 했으니 100만에 트위터 팔로우 수 37만 중 1/10 정도가 극장을 찾았다고 보면 음… 대략 103만 드리겠습니다.

밉상으로 100만명, 트위터로 3만명 확보한 김의성.

5. 배우 정유미, 김수안, 최우식 ➫ 100만명
정유미, 김수안, 최우식은 <부산행>의 조연들입니다. 각자 나름의 역할을 잘 해준 것 같습니다. 3명 합쳐서 100만 지분 당첨입니다. 극 중 수안이 민폐 캐릭터네 어쩌네 하시는 분들은 시나리오 쓴 연상호 감독에게 따지시기 바랍니다. 민폐라고 느꼈다면 그만큼 수안이가 연기를 잘 한 거니까요.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준 조연들.

6. 배우 심은경, 최귀화, 우도임 ➫ 200만명
심은경은 KTX에서 탄 첫번째 감염자였죠. 최귀화는 꽤 많은 장면에 등장한 노숙자 역할이었습니다. 우도임은 심은경에게 물려 좀비로 변한 승무원을 연기했습니다. 이 3명 합쳐서 산출된 천만 지분율은 200만명입니다. 왜 이렇게 많냐고요? 정유미, 김수안, 최우식보다 많은 게 이해가 되지 않으실 분들이 있겠지만, 심은경이 KTX에서 타서 화장실에 숨어 있을 때, 우도임이 좀비로 변하는 순간, 최귀화가 캔을 밟을 때의 긴장감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씨네플레이 시스템에서는 본격적인 좀비의 등장이라고 생각되는 우도임의 연기가 관객을 확 끌어들인 요소라고 분석했습니다. 우도임 등장 스틸이 네이버 영화 사이트에 없는 건 비극입니다.

심은경은 영화 초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귀화 아저씨만 보이는 제가 이상한가요?

7. 배우 안소희 ➫ -10만명
미안합니다. 소희씨. 저는 괜찮았습니다만 연기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가 너무 안 좋습니다. 천만 지분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되셨습니다. 상징적인 의미로 -10만명 정도 산출됐습니다. 이건 제가 맘대로 정하는 게 아니라 씨네플레이 시스템에서 산출된….

다음 작품에서는 좋은 평을 받기를 바라며.

8. 보조출연 좀비들 ➫ 100만명
마음 같아서는 천만 지분율에서 보조출연자들에게 절반 정도 뚝 떼어드리고 싶지만 아무리 씨네플레이 시스템이 극도로 주관적이라고는 해도 어느 정도껏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하나, 관객이 극장에서 보는 좀비 떼신에는 CG가 많이 가미됐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분들은 천만 지분 중 100만명 정도가 적당해 보입니다. 어쨌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전투복 입으면 왠지 모르게 피곤한 건 예비역들을 다 아는 사실. 좀비 보조출연자들에게 천만 지분율 다 드리고 싶은 마음.
CG의 도움이 없었다면 좀비 보조출연자 분들 다 초죽음 됐을 듯. 사진의 초록색 부분에 CG가 입혀집니다.

9. 유료 시사회 ➫ -100만명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합니다. <부산행>의 유료 시사회(이하 변칙 개봉)는 입소문에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주말 변칙 개봉 이틀만으로 약 50만명을 불러 모았습니다. 기대치가 올라가는 요소가 된 것은 틀림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변칙 개봉은 <부산행>의 약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8월7일 기준 관객수가 10,037,529명입니다. 여기서 50만명을 뺀다면? 그렇다면 아직 천만이 안 되는 숫자가 됩니다. <부산행>의 양날의 검, 변칙 개봉은 실제로 천만 지분율에서 초반 200만 이상의 효과를 거둬들였다고 생각되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두고두고 <부산행>의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100만명 되겠습니다.

10. 씨네플레이 ➫ 7만명
네? 씨네플레이가 <부산행>에 무슨 지분이 있냐고요? 7만명 정도는 기여하지 않았을까요? 왜냐면 네이버 모바일 메인 페이지에 <부산행> 관련 소식을 얼마나 많이 실었는데요. 에디터들이 모여서 ‘[에디터 방담] <부산행> 천만 돌파할까?’ 이런 식의 콘텐츠도 만들었단 말입니다. 사실은 9번 항목까지 계산해보니까 천만에서 7만이 모자라는 바람이 숟가락 좀 얹어봤습니다. 혹여나 불만 있으신 분은 댓글로...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