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종종 큰 스케일의 심포닉 사운드도 덧입혀진다. 제미니 도킹 장면에선 자신이 잘하는 아름다운 선율의 왈츠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빌 콘티의 <필사의 도전>이나 제임스 호너의 <아폴로 13>, 마이클 케이먼의 <지구에서 달까지>에서 들려줬던 스펙터클한 찬가와는 확연히 다르며, 스티븐 프라이스의 <그래비티>와 해리 글렉슨 윌리엄스의 <마션>이 가진 재난물의 성격이나 한스 짐머의 <인터스텔라>의 애상과도 거리가 있다. 대체적으로 곡들은 매우 짧고 어둡고, 있는 듯 없는 음향과 함께 부유하다 사라진다. 방점을 찍듯 등장하는 묵직한 브라스와 규칙적인 퍼쿠션은 이 미션의 중압감과 무모함을 상징할 뿐이다. 이전의 <위플래쉬>에서 드러난 긴장과 조바심, 두려움, 이를 극복하고 난 뒤 잠깐 사로잡히는 찰나의 희열에 가깝다. 그렇게 안도와 위로가 지나가고 난 뒤 남는 건 옅은 슬픔이다.
시대적 배경을 드러내기 위해 쓰인 삽입곡들도 허투로 쓰이지 않았다. 메레디스 윌슨이 부른 ‘아이 씨 더 문’(I see the moon)을 비롯해, <인사이드 르윈>에서도 삽입됐던 피터, 폴 앤 메리의 ‘파이브 헌드레드 마일스’(500 miles)과 밥 딜런이 그들을 위해 써준 또 다른 히트곡 ‘돈 씽크 투와이스, 잇츠 올라이잇’(Don’t think twice, It’s alright) 등이 의미심장하게 깔린다. 더 킹스톤 트리오의 ‘레몬 트리’(Lemon Tree)와 더 샨텔즈가 부른 ‘슈어 오브 러브’(Sure of Love), 조니 에이스의 ‘프레징 마이 러브’(Pledging My Love)도 영화 내 언뜻 스쳐 지나간다. 사운드트랙에 실려 있는 건 앞서 언급한 ‘루나 랩소디’와 힙합에 지대한 연향을 준 질 스콧 헤론이 부른 ‘휘트니 온 더 문’(Whitney On The Moon)을 리온 브릿지스가 새로 부른 버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