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스트리밍 사이트의 활황으로 방구석 영화관의 질이 한층 높아졌다. 아니, 선택의 폭이 어마어마하게 커졌으니 양이 늘었다고 해야 할까. 그 위상을 증명하듯 해외 드라마도 오랜 역사를 이어온 미드·영드 전성시대를 깼다. 해외 드라마라면 나름대로 일가견 있다 자부하던 사람들에게 세계 각국의 드라마 도장 깨기 목록을 준비했다. 호드, 브드, 캐드10편의 인기 드라마를 모았다.


호드 <웬트워스>
AUS 호주

남편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웬트워스 교도소에 가게 된 비 스미스(대니엘 코맥)는 수감생활을 시작하며 생존법을 익혀 나간다. 여자들의 감옥 생활이라고 해서 유쾌한 감옥 이야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톤을 떠올린다면 심히 당황할지도 모른다. 웬트워스 교도소는 지독하게 차가운, 힘의 논리와 더러운 뒷거래가 난무하는 잔혹 세계다. 그나마 이 세계에 한 줌 온기를 주는 건 이들 사이에 어렴풋이 피어나는 휴머니즘. 그래도 방심할 수 없다. 누가 언제 등에 칼을 꽂을지 모를 일이니까.

웬트워스

출연

방송 2013, 호주 S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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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드 <3%>
BRA 브라질

브라질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3%>. 근미래의 세상은 선택 받은 3%와 선택 받지 못한 97%로 분열된 세상이다. 3%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만 20살이 되는 해 시험을 통과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단 한 번의 기회에 목숨을 건 사투. 영화 <헝거 게임> 시리즈나 <다이버전트>, 혹은 웹툰 <신의 탑> 등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에, 매력적인 인물들의 치열한 경쟁이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평이다.

3%

출연 호아오 미구엘, 비앙카 콤파라투, 미셰우 고메스, 호돌푸 발렌티, 바네자 올리베이라, 비비아니 포르투, 세르지우 맘베르치, 제제 모타, 하파에우 로자누, 메우 프롱코비악

방송 2016,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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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 <김씨네 편의점>
CAN 캐나다

캐드에 김씨가 웬 말? 그건 다름 아닌 캐나다에 살고 있는 한국계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토론토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씨네 가족의 구성원은 아빠(폴 선형 리)와 엄마(장 윤), 아들(시무 리우), 딸(안드레아 방). 여느 가정에 있을 법한 일상적인 일화들은 이민 2세인 부부와 아들 딸 사이에도 피해갈 수 없는 세대 갈등으로 나타난다. <김씨네 편의점>은 먼저 연극으로 시작했고, 배우들도 동명 연극 무대에 섰던 배우들이다. 애초에 드라마 대본으로 쓰여 졌지만 죄다 퇴짜맞고 연극으로 선보인 것이 화제가 돼 다시 드라마로 탄생했다.


중드 <치아문단순적소미호>
CHI 중국

중드라는 말은 비교적 익숙한 편일지도 모르겠다. 넷플릭스에는 <아름다웠던 우리에게>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있는 <치아문단순적소미호>. 국내에서도 이 드라마를 하루 이틀 만에 다 봤다는 간증이 속출하고 있다. 달콤하고 풋풋한 청춘 드라마로, 학교 킹카 쟝천을 짝사랑하는 샤오시(심월)와 무뚝뚝한 철벽남 쟝천(호일천) 사이에 더디게 피어나는 설렘을 그리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배우 호일천이 상대 배우 심월을 비하하는 발언의 녹취 파일이 공개돼 집단 ‘탈덕’ 현상을 빚은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는 후문.

치아문단순적소미호

출연 호일천, 심월, 왕재미, 고지정, 장하호진

방송 2017, 중국 텐센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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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드 <리타>
DEN 덴마크

주인공 리타(밀레 디네센)는 할 말은 할 줄 아는 거침없는 성격의 교사다. 선생으로서는 아이들에게 매사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지만, 교실 밖 어른들과는 어쩐지 늘 서툴기만 한데. 완벽한 선인이 아닌 보통의 존재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도리어 큰 공감대의 영역으로 시청자를 이끄는 <리타>. 북유럽 국가 중 하나라는 점 말곤 배경지식이 부족했던 사람들에게 덴마크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정갈한 건축과 공간에 시선을 뺏기는 덴마크의 배경에, 다양한 인종과 성정체성을 무리없이 아우르는 스토리마저 마음을 뺏기에 충분하다.


프드 <사마귀>
FRA 프랑스

8명의 남성을 끔찍하게 살해해 종신형을 살고 있는 연쇄살인범 잔(캐롤 부케). 별명은 사마귀다. 어느 날 사마귀의 살해 수법을 똑같이 모방한 범죄가 일어나고, 수사 난항을 겪는 경찰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다. 사마귀가 내건 조건은 모자간의 연을 끊고 살아온 경찰 아들을 수사팀에 합류해 달라는 것. 친아들마저 괴물이라 불렀던 그녀의 잔혹성과 아들과의 화해를 갈망하는 영락없는 모성이 뒤엉켜 있다. 신속한 전개를 기대한다면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 심리 묘사에 집중한 스릴러를 보고 싶다면 추천. 스티븐 킹이 직접 트위터에 찬사를 밝히기도 해 더욱 화제가 된 드라마다.


독드 <다크>
GER 독일

어느 독일의 시골 마을에 33년마다 누군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이 문제의 답을 찾으려는 네 가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스터리와 복잡한 서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독일 드라마 <다크>를 추천한다. 특히 <다크>는 과거와 현재를 뒤섞은 시간의 이동이라는 테마로 시청자들을 혼돈스럽게 만드는데. 동굴을 통과하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오간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복잡한 관계조차 쉽지 않다. 꼬인 미스터리를 추론해 나가며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드라마.

다크

출연 루이스 호프만, 올리버 마수치, 조디스 트리벨, 마야 쇼네, 세바스찬 루돌프

방송 2017,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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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드 <꽃들의 집>
MEX 멕시코

막장 드라마는 한국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꽃들의 집이라는 꽃집을 운영하는 라 모라 가족의 불륜 막장 드라마 <꽃들의 집>. 겉으로 화목해 보이는 가정에 남편(아르투로 리오스)의 오랜 세월 두 집 살림이 탄로나고, 간 크게도 정부에게 또 다른 꽃들의 집을 차려준 행각까지 드러난다. 갈수록 태산인 막장 스토리에 탄식을 자아내는 동시에 도저히 끊기가 힘들다는 중독성을 사방에서 호소하고 있다. 강렬한 색감의 영상미도 한 몫 해서, 더욱 흥미진진한 드라마라는 평이다.


스드 <마드리드 모던걸>
SPA 스페인

여성들이 꿈과 성공보다는 오로지 좋은 아내이길 강요당하던 1920년대의 스페인 마드리드. 당시 여성들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었던 전화 교환원들의 이야기다. 근 100년을 거슬러 올라간 당대의 여성들이 안은 억압과 고통에 조명하며 그들이 치열하게 살아간 하루하루를 보여준다. 여성 참정권을 비롯한 여성 인권 운동에 나서는 이들의 도전을 그린 <마드리드 모던걸>. 시대적 배경을 재현한 클래식한 의상들과 각 캐릭터들의 성향을 보여주는 화장법과 스타일까지 흥미롭다. 페미니즘의 역사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드라마.

마드리드 모던걸 시즌1

출연 매기 시반토스, 나디아 데 산티아고, 아나 페르난데즈, 욘 곤잘레즈, 아나 폴보로사, 블랑카 수아레즈, 마르티노 리바스, 보르하 루나, 세르히오 모르, 니코 로메로

방송 2017,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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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드 <후채조적찬란시대>
TAI 대만

일과 사랑, 사랑과 일. 인생의 중요한 두 가지 화두가 <후채조적찬란시대>의 소재다. 간단히 말해 회사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라는 얘기다. 경력 5년 차 비서 중위탕(증지교)은 모두가 차기 수석 비서를 예상하는 커리어 우먼이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의 경영 위기를 타파할 새 CEO로 고등학교 동창 지원카이(염아륜)가 새로 부임하고, 중위탕은 영업3과로 좌천된다. 실적은 바닥에 의욕은 사라진지 오래인 영업3과에서 중위탕은 일과 사랑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인가. 시종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에서 이어지는 두 주인공의 케미가 뭇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후채조적찬란시대

출연 염아륜, 증지교, 기언개, 뢰림은, 하여지, 주량유, 황견니, 왕도남, 갈조은, 이운경, 인부

방송 2016, 대만 T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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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심미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