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공연실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 : 더 무비>가 지난 주말 북미에서 개봉해서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었다.

스크린으로 이어진 BTS 열풍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는 지난 11월 15일 북미 전역에서 개봉했다. 박스오피스에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보헤미안 랩소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같은 흥행작이 즐비한 가운데, 첫 주말 성적 기준으로 241만 2498달러를 벌어들이며 당당히 10위를 기록했다. 이는 9위에 올라있는 화제작 <거미줄에 걸린 소녀>의 주말 성적 250만 1616달러와 근소한 차이였다.

무엇보다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는 단 629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었다. 10위권 안에 있는 모든 작품이 2000~4000여 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상황에서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는 상영관마다 압도적인 좌석 점유율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작품은 2017년 19개 도시에서 40회에 걸쳐 공연한 ‘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3 윙스 투어’(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III THE WINGS TOUR) 실황을 담은 영상이다. 일부 장면들이 추가되긴 했지만, 유튜브의 공식 채널과 팬들이 올린 영상을 통해 이미 해당 공연 영상의 상당 부분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 흥행을 이끌어 냈다는 점 또한 놀랍다.

이 외에도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는 영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덴마크, 독일 등 전 세계 79개국에서 개봉해 흥행을 이어간다.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공연실황과의 비교
토킹 헤즈 공연 실황을 담은 <스탑 메이킹 센스>

미국 영화 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으로 방탄소년단의 <번 더 스테이지 : 더 무비>는 지난 주말까지의 흥행 기록만으로 이미 미국에서 개봉한 역대 콘서트 실황 다큐멘터리 중 13위에 올랐다. 이는 프린스의 <사인 오 더 타임즈>(Sign O' the Times, 14위), 닐영의 <닐 영: 허트 오브 골드>(Neil Young: Heart of Gold, 15위) 등의 역대 누적 성적을 이미 앞지른 성적이다.

<번 더 스테이지 : 더 무비>의 바로 위에 있는 12위는 토킹 헤즈의 실황 <스탑 메이킹 센스>인데, 이 영상은 <양들의 침묵>의 조나단 드미가 연출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아무것도 없는 무대 위에 보컬인 데이비드 번이 혼자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무대제작과 공연이 동시에 진행되는 특이한 구성으로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명작으로 꼽힌다. 데이비드 번의 열렬한 팬인 장기하도 이 공연 영상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언급했었다.

그런데 <스탑 메이크 센스>의 오프닝은 4만 1666달러였고 <번 더 스테이지 : 더 무비>는 이미 오프닝 성적만으로 거의 60배인 241만 2498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기세대로면 남은 상영 기간 충분히 앞지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한, 역대 1위인 저스틴 비버의 <저스틴 비버: 네버 세이 네버>(Justin Bieber: Never Say Never)나, 2위인 마이클 잭슨의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Michael Jackson's This Is It)까지는 힘들겠지만, 롤링스톤즈의 <샤인 어 라이트>(Shine a Light, 11위), U2의 <U2: 래틀 앤드 험>(Rattle and Hum, 10위) 정도는 무난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한 주가 지난 후 집계될 결과를 뿌듯한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

감독 박준수

출연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개봉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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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