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상 카셀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 뱅상 카셀. 그가 IMF 금융위기를 다룬 한국 영화에서 IMF 총재로 등장했다. 하지만 분량이 크진 않았던 탓에 그를 스쳤을 가능성도 있다. 짧은 분량이 아쉽지만 한국 영화에서 그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프랑스 자국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의 작품에서 활약해온 배우 뱅상 카셀의 이모저모를 모아봤다.

국가부도의 날

감독 최국희

출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뱅상 카셀

개봉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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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함과 야비함을 가진 얼굴

<증오>

강인함과 야비함, 야비함과 우아함 사이 어디쯤에 있는 듯한 뱅상 카셀의 분위기는 그에게 범상치 않은 캐릭터를 입혀왔다. 1966년생, 올해로 52세에 접어든 뱅상 카셀의 대표작은 데뷔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증오>와 <라빠르망>, <오션스 트웰브>와 <제이슨 본>, <블랙 스완>과 <미녀와 야수>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경유해왔지만 그가 맡은 역할들은 하나같이 미성숙하고도 거친 캐릭터들. ‘나쁜 배역’을 자주 맡아온 스스로에 대해 뱅상 카셀은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다. 

<이스턴 프라미스>
<블랙 스완>
악역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좋다. 사람들은 상냥하고 공손하게 행동하지만 이건 단지 우리가 인간으로서 취해야 하는 외모에 불과하다. 내가 맡은 소위 '나쁜 놈들' 캐릭터는 어떤 영웅들보다도 인간적인 사람들이다.
증오

감독 마티유 카소비츠

출연 뱅상 카셀, 휴버트 콘드, 세이드 타그마오우이

개봉 199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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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나탈리 포트만, 뱅상 카셀, 밀라 쿠니스

개봉 201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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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장 피에르 카셀'

장 피에르 카셀

뱅상 카셀은 프랑스의 유명 배우인 장 피에르 카셀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엄연히 배우 집안 출신이다. 이복동생인 세실 카셀 역시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아버지 장 피에르 카셀의 명성은 굉장하다. 장 피에르 멜빌, 루이스 부뉴엘, 끌로드 샤브롤 등 일명 거장 감독들과 다수의 작품을 함께 했다.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그림자 군단>,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의식> 등의 대표작들에서 그를 만나볼 수 있다.

(왼쪽부터)장 피에르 카셀, 뱅상 카셀

아버지의 영향 덕택인지 뱅상 카셀은 15세 소년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 <증오>, <라빠르망> 등 데뷔 초기부터 두각을 드러낸 뱅상 카셀은 이후 <혼혈아>, <크림슨 리버> 등의 영화에 아버지와 동반 출연하기도 했다.

이미지 준비중
혼혈아

감독 마티유 카소비츠

출연 줄리 모뒤에슈, 휴버트 콘드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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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 리버

감독 마티유 카소비츠

출연 장 르노, 뱅상 카셀

개봉 200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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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벨루치

<라빠르망>

모니카 벨루치와의 인연을 빼놓고 뱅상 카셀을 설명할 수가 없다. <라빠르망>, <도베르만>을 함께하며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던 두 사람은, 1999년 결혼에 이르며 주목받는 스타 커플로 유명했다. 각각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던 두 배우는 결혼 이후에도 <돌이킬 수 없는>, <스파이 바운드> 등의 작품에 함께 출연해 시너지를 자랑했다.

<돌이킬 수 없는>
라빠르망

감독 질 미무니

출연 로만느 보링거, 뱅상 카셀, 장 필립 에코피, 모니카 벨루치

개봉 1997.03.22. / 2017.03.09.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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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감독 가스파 노에

출연 모니카 벨루치, 뱅상 카셀, 알베르 뒤퐁텔, 필립 나혼

개봉 200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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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언어 능력

<이스턴 프라미스>

프랑스 배우이지만 뱅상 카셀은 영어 영화도 많이 찍었다. 뿐만 아니라 <이스턴 프라미스>를 찍을 때는 러시아 갱스터를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두 달 만에 러시아어를 익히기도 했다고. 한때 브라질에 매혹돼 수시로 여행을 다니다가 아예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로 거주지를 정하고 눌러 산지 수년 째다. 브라질에서 사용하는 언어인 포르투갈어에도 능통하다고 한다.

이스턴 프라미스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출연 비고 모텐슨, 나오미 왓츠, 뱅상 카셀, 아민 뮬러 스탈

개봉 2008.12.11. / 2015.10.29.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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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는 전통 무술 '카포에라'

<오션스 트웰브>

뱅상 카셀의 브라질 사랑은 여기서도 드러난다.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의 전통 무술인 카포에라를 할 줄 안다. 카포에라를 검색해 보면, 춤인지 무술인지 싸우는 건지 아닌지 아리송한 영상들이 나온다. 몸의 회전력을 이용해 팔과 다리를 휘두르는 식인데, 춤과 음악과 무술이 결합된 전통 예술의 하나라고 보면 된다. 뱅상 카셀의 카포에라 실력은 영화에도 담겼다. <오션스 트웰브>의 툴루 역으로 출연했을 당시 사방으로 분사된 레이저를 피해 입구로 진입해야 하는 신에서 뱅상 카셀은 카포에라를 이용한다. 레이저 필드 신을 잘 보면 뱅상 카셀의 카포에라는 멋지지만 정말로 레이저를 피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Oceans Twelve Laser Dance
오션스 트웰브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캐서린 제타 존스, 앤디 가르시아

개봉 200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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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 축구선수 외질

메수트 외질(왼쪽) / 뱅상 카셀(오른쪽)

인터넷상에서 독일의 축구선수 외질을 닮았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 현재 아스날 FC 팀 소속의 미드필더로 활동 중인 메수트 외질은 굉장히 큰 눈과 날렵한 이목구비를 가졌다. 자세히 보면 다르지만 강인하고 날렵한 인상이 꽤 닮았다. 88년생인 외질에 비해 22살이 더 많은 뱅상 카셀과 높은 싱크로율의 사진을 찾으려면 리즈 시절의 뱅상 카셀을 검색해야 한다.

냉소적인 영화에 끌리는 배우

<테일 오브 테일즈>

지난 2015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뱅상 카셀은 영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인상적인 문구는 “냉소적인 영화들이 세상과 가깝다”고 말한 부분인데, 잔혹 동화를 연상케 하는 이탈리아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로 칸영화제를 찾았을 당시 였다. 그는 냉소적 영화에 끌리는 이유 때문에 <테일 오브 테일즈>에 참여했다고 말했으며, 한편으로는 어린 딸에게 보여줄 만한 작품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 아쉬워했다. 그나마 보여줄 만한 영화가 <미녀와 야수>인데 그마저도 어둡고 폭력적이며 냉소적인 동화라고.

<미녀와 야수>
테일 오브 테일즈

감독 마테오 가로네

출연 셀마 헤이엑, 뱅상 카셀, 토비 존스, 스테이시 마틴

개봉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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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감독 크리스토프 갱스

출연 뱅상 카셀, 레아 세이두

개봉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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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경과 재혼

세기의 커플로 남을 줄 알았던 모니카 벨루치와의 결혼 생활은 지난 2013년 파경을 빚었다. 이로써 두 사람은 동료 배우로 남게 됐는데. 뱅상 카셀은 최근 행복한 소식을 알려왔다. 열애 중이던 모델 티나 쿠나키와는 무려 31살의 나이 차이로 화제가 됐던 바 있다. 모니카 벨루치와의 이혼을 안타까워하던 이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금방 헤어질 것이라는 각종 루머가 돌았지만, 두 사람은 세간의 우려를 뒤로하고 올해 8월 결혼식을 올렸다.

국가 부도의 날

<국가 부도의 날>

뱅상 카셀의 <국가 부도의 날> 출연 소식을 많은 사람들이 곧장 믿지 못했다. 상대 배우로 출연을 확정 지었던 김혜수는 당시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어 <국가 부도의 날> 측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기까지 했다. 김혜수는 뱅상 카셀과 함께 일했던 때를 떠올리며 “평소에도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라 현장에서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 궁금했다”며, “전형적이지 않고 대단했다. 아무리 훌륭한 배우라도 정서가 다른 영화에 짧은 출연을 하면서 강렬함을 주기가 쉽지 않다”고 남다른 감흥을 받았던 소감을 전했다.

뱅상 카셀과 유아인의 화보 촬영 (사진: 보그 코리아)

<국가 부도의 날>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과는 <VOGUE>화보 촬영도 함께 했다. 뱅상 카셀은 실제 한국 현대사의 큰 사건이었던 IMF 금융위기 소재 영화에 출연했던 당시의 마음가짐을 들려줬다. “물론 그 사건에서 내 배역이 한국 관객에게는 악역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나는 ‘의사’를 연기한다고 생각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처럼 한국의 아픈 경제 상황을 치료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화보 촬영과 인터뷰가 끝나고 뱅상 카셀은 배우 유아인에게 “필요할 때 도움이 되고 싶다”며 티슈에 전화번호를 써서 건네기도 했다.

씨네플레이 심미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