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재밌을까.’ 개봉 예정 영화의 리스트를 보는 관객들의 생각은 대체로 비슷할 거다. 재밌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예매 버튼을 누를지도 모른다. 판단의 기준은 뭘까.
감독, 배우의 이름이 기대치를 좌지우지 하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도 결정적이다. 시놉시스를 읽어보면 어떤 영화일지 짐작할 수 있다. 또 뭐가 있을까.
재밌기로 유명한 영화의 제작진이 만들었다는 문구는 어떤가. 영화 포스터에 쓰이기도 한다. 재밌고 훌륭한 영화를 만든 스태프가 참여했으니 이 영화도 괜찮을 거라는 기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다. 그런데 그 제작진이라는 사람들이 누군지 실제로 찾아본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거다. 최근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둔 몇몇 영화의 경우, 실제로 누가 어떻게 참여했는지 살펴봤다.
<리벤져>
<레이드> 제작진 글로벌 액션 프로젝트
액션영화 <리벤져>는 <레이드>와의 연결고리를 강조한다. 이때 <레이드>는 가렛 에반스 감독의 영화 <레이드: 첫 번째 습격>를 말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제작된 이 영화는 액션영화 팬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유명해진 작품이다. <리벤져>는 복수를 위해 사형수들이 모여 있는 죽음의 섬 수라도에 찾아온 전진 특수경찰 율(브루스 칸)이 쿤(박희순)이라는 악당을 잡기 위한 액션영화다. 한정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레이드: 첫 번째>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리벤져>에는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의 오리지널 액션 팀과 할리우드 액션 배우들이 합류했다고 한다. <리벤져>의 스태프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했는지 알 수 없다. 유명한 스턴트맨이나 배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 리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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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승원
출연 브루스 칸, 박희순, 윤진서, 김인권
개봉 2018.12.06.
<구스 베이비>
드림웍스 제작진
<구스 베이비>는 싱글남 거위가 아기 오리 남매를 만나는 애니메이션이다. 국내에서는 전현무, 유아, 박성광 등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구스 베이비>에는 <슈렉> 시리즈를 만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제작진이 참여했다고 한다. 크리스터 젠킨스 감독은 <서핑 업>(2007)의 작가,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제국>(2001), <알라딘>(1992)의 시각효과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구스 베이비>의 프로듀서 가운데 페니 핀클먼 콕스라는 사람이 <슈렉>(2001)의 프로듀서로 일한 적이 있다. 줄리안 맥더갈드라는 프로듀서는 <앤트맨과 와스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블랙팬서>, <토르: 라그나로크>의 편집 부서에 참여하기도 했다. <구스 베이비>는 프로듀서 명단에 모두 26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 가운데 중국 영화인의 이름이 꽤 많은 것으로 보아 중국 자본이 많이 투자된 영화인 듯하다.

- 구스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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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크리스토퍼 젠킨스
출연 전현무, 유아, 박성광, 짐 개피건, 젠다야 콜맨, 랜스 임, 레지 와츠
개봉 2019.01.00.
<헬 페스트>
<워킹데드> 책임 프로듀서 제작
공포영화 <헬 페스트>는 매우 구체적으로 <워킹데드>의 책임프로듀서가 제작했다고 밝힌다.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좀비 아포칼립스 드라마 <워킹데드>는 2010년 방송을 시작해 지금은 시즌 9가 방영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제작진이 이 드라마를 거쳐갔다. <워킹데드> 책임 프로듀서였다가 <헬 페스트>에 참여한 사람은 개일 앤 허드라는 유명 프로듀서인 것 같다. 그녀는 한때 남편이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2>, <어비스> 등을 함께 만들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과도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 헬 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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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그레고리 플로킨
출연 벡스 테일러 클라우스, 에이미 포사이스, 토니 토드
개봉 2018.12.13.
<저니스 엔드>
<월요일이 사라졌다> 프로듀서부터 <반지의 제왕> 캐스팅 디렉터
<저니스 엔드>는 1918년 프랑스의 어느 최전방 참호에 놓인 세 명의 영국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전쟁영화 <저니스 엔드>에는 SF액션 장르인 <월요일이 사라졌다>와 판타지 장르의 명작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제작진이 참여했다. 먼저 <월요일이 사라졌다>와 <저니스 엔드>에 모두 참여한 프로듀서는 애드리언 폴리토스키다. 스웨덴 스톡홀롬 태생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받은 <아티스트>(2011)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캐스팅 디렉터로 일했던 존 허바드라는 인물이 <저니스 엔드>에서도 캐스팅 디렉터로 이름을 올렸다.

- 저니스 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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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사울 딥
출연 샘 클라플린, 에이사 버터필드, 폴 베타니
개봉 2018.11.28.
<스윙키즈>
대한민국 톱 클래스 제작진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는 대한민국 톱 클래스 제작진이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웠다. 강형철 감독과 <과속 스캔들>, <써니>, <타짜 - 신의 손>을 함께 만든 이안나 프로듀서가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에너가 카메리마쥬 시상식에서 <남한산성>으로 최고상인 황금개구리상을 수상한 김지용 촬영감독, 박일현 미술감독, 임승희 의상감독, 김준석 음악감독 등이 모였다. 박일현 미술감독은 <공작>, <마스터>, <검사외전> 등에 참여했고, 임승희 의상감독은 <대립군>, <덕혜옹주>, <부산행> 등에서도 이름을 찾을 수 있다. 김준석 음악감독은 <추격자>, <과속 스캔들>, <써니> 등이 눈에 띄는 필모그래피다.

- 스윙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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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강형철
출연 디오, 박혜수, 자레드 그라임스, 오정세, 김민호
개봉 2018.12.19.
<인퀴지터: 엘도라도의 저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오션스8> 제작진
<인퀴지터: 엘도라도의 저주>라는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았다. IPTV 시장에 바로 풀린 것으로 보인다. 포스터에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 <오션스 8>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문구를 넣었다. 해리 록 감독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편집 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다. <오션스 8>에 참여했다는 제작진은 찾다가 포기했다. 분명 누군가 있을 거라 믿는다. 다만 해리 록 감독이 <오션스>라는 단편을 연출한 적이 있다.

- 인퀴지터: 엘도라도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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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해리 록
출연 로비 앨런
개봉 미개봉
<도어락>
한국 장르 영화에 한 획을 그은 명품 제작진
<도어락>에는 <악녀>의 촬영감독 박정훈, <독전> <곡성> <마스터> <암살> 등에 참여한 음악감독 달파란, 또 <미쓰백> <허스토리> <더 킹>의 이나겸 미술감독 등이 제작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달파란의 이름이 눈에 띈다. 누군가 몰래 집에 침입했을지도 모르는 일상의 공포를 소재로 한 <도어락>은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음악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 도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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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권
출연 공효진, 김예원, 김성오
개봉 2018.12.05.
<새터데이 처치>
<매기스 플랜> 제작진
<매기스 플랜>과 <새터데이 처치>를 이어주는 인물은 데이먼 카다시스다. <매기스 플랜>의 프로듀서였고 <새터데이 처치>의 감독이다. 각본과 제작에도 이름을 올렸다. <새터데이 처치>는 뉴욕 브롱스에 사는 14살 소년 율리시스(루카 케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하이힐과 여자 옷에 흥미를 느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율리시스는 매주 토요일 새터데이 처치 모임에 나가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 새터데이 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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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이먼 카다시스
출연 레지나 테일러, 마르고 빙엄, Mj 로드리게즈, 루카 케인
개봉 2018.11.14.
많은 사람들이 알 법한 ‘유명 영화의 제작진’이라는 홍보 문구의 실체(?!)에 대해 갈략하게 살펴봤다. 해외 영화의 경우에는 주로 그 제작진이 대체로 제작자, 프로듀서인 경우가 많았다. 국내 영화에서는 촬영, 미술, 음악감독 등의 이름이 부각됐다. 다만 그 제작진이 여기 또 참여했다는 것이 크게 의미가 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