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C: 더 벙커>가 주목받는 건 단지 연말용 블록버스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감독 김병우와 배우 하정우의 재회는 2013년 <더 테러 라이브>로 입증했던 신선한 충격의 재현을 기대하게끔 만든다. 테러범과의 살 떨리는 밀고 당기기를 라디오 부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어갔던 전작 이후, 김병우 감독은 하정우와 이선균을 지하 벙커에 데려다 놓았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지하 벙커 소재 액션영화 <PMC: 더 벙커>는 연말 극장가를 점령할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12월 19일 오후 2시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이후 쏟아진 반응들을 모았다.
1인칭 블록버스터의 생동감
글로벌 민간군사기업(PMC, Private Military Company),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은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고 비무장지대 지하 30M 지하벙커에 투입된다. 벙커에서 그는 작전의 키를 쥔 의사 윤지의(이선균)를 만나 함께 생존 액션을 벌인다. 민간군사기업을 일컫는 용어인 PMC. 국익 목적이 아닌 자본에 따라 움직이는 사설 군대인 셈이다. 김병우 감독은 "군대와 자본주의가 결합됐을 때 생기는 상황들을 극화시키면 재미있는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PMC라는 소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스토리, 비주얼 모든 면에서 가히 혁신적이다. 지금껏 한국에서 볼 수 없던 참신한 영화의 탄생이다. 트리플 천만 영화의 대한민국 대표 배우 하정우와 믿고 보는 대세 배우 이선균의 폭발적 연기 크러쉬는 물론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이 5년 동안 탄탄하게 준비해 주목받고 있다.
헤럴드POP 이미지 기자
스타일리시한 1인칭 블록버스터가 탄생했다. 전작에서 짧은 러닝타임 안에 관객들과 숨 막히는 밀당을 했던 김병우 감독은 <PMC: 더 벙커>를 통해 ‘생동감’에 방점을 찍었다. 영화 분량 대부분이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한국영화로서는 용기 있는 시도다. 현장감을 배가하는 압도적 음향, 그룹 캐스커 출신 이준오 음악감독의 전자음악은 <PMC: 더 벙커>가 거둔 가장 눈에 띄는 성취다.
TV리포트 김수정 기자
<더 테러 라이브>의 속도와 긴장, 정신이 없기도
김병우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을 성공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 된 지하 벙커 공간은 다양한 자료 조사와 수십 번의 시뮬레이션 끝에 탄생한 공간이다. 미로처럼 펼쳐진 벙커에서 벌어지는 액션신은 1인칭 게임을 방불케하는 기법으로 촬영돼 긴장감을 높인다. POV(Point of View)캠 카메라와 드론 카메라 장비가 투입되면서, 공간을 담는 다양한 앵글이 탄생했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고수했던 핸드헬드 촬영 기법이 <PMC: 더 벙커>에도 쓰여 다소 어지럽다는 평도 나왔다.
마치 124분짜리 게임 같다. 생사의 기로에서 매 순간 선택의 연속으로 긴장감을 더하는 영화 <PMC: 더 벙커>가 베일을 벗었다. 일부 기자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할 정도로 다이내믹하고 생동감 넘치는 <PMC: 더 벙커>가 연말 극장가를 뒤흔들 채비 중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김병우 감독의 <PMC: 더 벙커>는 전작 <리튼>의 독특함과 <더 테러 라이브>의 속도감이 만난 느낌이다. 서사가 한국의 상업 영화로는 다소 복잡하게 펼쳐지고 때론 정신이 없는 구석도 있지만, 다양한 화면 구성과 신선한 소재 발굴, 남북을 둘러싼 정치 상황의 새로운 면을 보려는 도전 정신이 돋보인다.
이학후 영화 칼럼니스트
할리우드 느낌을 입은 한국영화
다양한 국적의 용병이 모여 꾸려진 PMC 대원들은 영어로 소통한다. 대원들을 묘사하는 영화 초반 제니퍼 엘리, 케빈 두런드 등의 해외 배우들과 호연을 벌이는 국내 배우 하정우의 모습이 일견 할리우드 영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때문에 기대치가 함께 높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에 비해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을 주는 캐릭터와 대사들은 밋밋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제니퍼 엘, 케빈 듀런드 같이 아는 배우들이 나와서 종종 할리우드 영화 같긴 한데. 사실 중반까지는 한국어 대사도 별로 없고 그래서 그냥 할리우드 영화여도 될 거 같거든요. 하지만 한국 영화여야 하죠. 팀 리더인 하정우와 북한측 이선균이 브로맨스를 나누어야 하기 때문에. 할리우드스럽다고 했는데, 서양 사람 둘이 나올 때는 대사나 캐릭터가 나이브해지는 구석이 있죠. 종종 대놓고 자기소개를 읊는 캐릭터들도 있고. 번역된 캐릭터의 납작한 느낌이 있어요, 특히 로건.
듀나 영화 칼럼니스트 (@djuna01)
적어도 <인랑>의 미래 한국 설정이나 수트를 봤던 관객이라면 그나마 좀 더 납득 가능한 초반 ‘세계관 설정’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 액션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1인칭 액션 영화였다. 대사의 거의 대부분이 할리우드 영화라 생각될 정도로 영어가 많은데, 그러한 점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봐온 액션 내용에서 온 기시감을 받았다. 하다못해 1인칭 시점도 이미 여러 작품에서 나온 것인데, 이게 연말에 얼마나 관객의 사랑을 받을지 걱정이 된다.
영화채널 알려줌 양미르 에디터 (@just_mir)
국제 정세, 그리고 액션은 새로웠나
<PMC: 더 벙커>는 시작부터 복잡한 국제 정세를 깔고 간다. 한반도와 미국, 중국 간의 파워게임은 지하 벙커 사람들의 운명까지 쥐고 흔들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2018년 한-중-미 관계로 미루어 상상한 근미래 각국의 이해관계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정세가 도출할 가능성이 있는 불안한 청사진을 그린다. 또, 영화 후반부 펼쳐지는 고공 액션 시퀀스엔 그간 한국 영화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액션이 돋보인다. <신과함께>의 제작진이 대거 투입한 영화답게 CG 처리 또한 자연스러웠다.
당연히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나 한반도 현 정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등의 파워게임도 등장하는데, 파워게임의 장기 혹은 체스 말들이 ‘PMC’라는 설정은 엄청나게 새롭진 않다. 그렇다고 새롭지 않은 것이 작품을 지루하게 만드는 포인트는 아니며, 초반만 넘어가면 2시간이 후딱 넘어가는 몰입도를 보여줬다. 사실 그거면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이 작품 속 최후의 5분은 한국 영화에서 익숙하게 보기 힘든 액션이 펼쳐졌다. 덱스터의 능력이 또 한 번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에그테일 양미르 에디터 (@just_mir)
개인의 원한에 따른 테러에서 남북-미국이라는 국제정세가 몰고 온 사태라는 문제의식의 확장이 엿보였다.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단순한 주제이고 영어 대사가 너무 많고 하정우의 액션이 아쉽지만 연말 블록 버스터 무비로 무난한 듯.
이수향 영화평론가 (@ardor1024)
종종 인상적인 액션 장면이 나오지만 중반은 늘어지는 편이고 분단 상황을 다룬 한국 근미래 스릴러가 할 법한 익숙한 게임을 반복하는 편이라. 그러니까 브로맨스 같은 거 말이죠.
듀나 영화 칼럼니스트 (@djuna01)
씨네플레이 심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