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를 장악한 월트 디즈니

2018년 전세계 흥행성적 1위가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2위가 <블랙팬서>, 4위가 <인크레더블 2>였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2018년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회계년도 기준(2017년 10월~2018년 9월) 약 594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다양한 사업분야 중 마블 스튜디오, 픽사, 루카스 필름 등이 활약한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부분의 매출은 전년대비 27%나 증가했다. 약 73억 2500만 달러로, 76억달러를 기록한 2016년에 이어 역대 2위의 성적이었다.

2019년에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들 역시 무시무시하다. MCU가 그동안 펼쳐놓은 세계관이 집대성 될 <어벤져스 : 엔드게임>, ‘다양성’이 문화사업의 가장 주요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런 흐름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캡틴 마블>,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화 시리즈의 불패신화를 이어갈 <라이온 킹>, 전편이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흥행 1위를 기록했던 <겨울왕국 2>등 엄청난 라인업이다.

전문가들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20억 달러, <캡틴 마블>이 10억 달러 이상의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있다. <라이온 킹> 역시, 트레일러를 공개하자마자, 역대 유튜브 트레일러 조회수 2위(1위는 <어벤져스 : 엔드게임>)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길고 길었던 20세기 폭스와의 합병 절차도 3월에서 6월 사이에 최종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 역시 올 해 <알리타 : 배틀 엔젤>, <엑스맨: 다크 피닉스> 등의 기대작들이 즐비하다.


스몰 스크린으로 확장하는 디즈니의 야욕

2019년 또 하나의 빅 이슈가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 +’이다. 디즈니의 CEO 밥 아이거가 서비스 명칭과 함께 2019년 런칭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만으로 디즈니의 주식은 3%가 상승했다. 디즈니는 이미 7,000여편의 TV 시리즈, 500여편의 영화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로키’, ‘스칼렛위치 & 비젼’, ‘윈터솔져 & 팔콘’ 등의 시리즈가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위에서 열거한 역대 흥행작들 역시 앞으로는 ‘디즈니 +’에서만 독점으로 서비스될 것이다. 선두 주자인 넷플릭스가 애플, AT&T, 아마존등 OTT 서비스를 준비하는 다른 기업들보다 디즈니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넷플릭스의 지역화 전략

하지만 2019년 북미에 런칭하고 2020년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전개할 예정인 ‘디즈니 +’가 단숨에 넷플릭스를 앞지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넷플릭스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1억 37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각 지역의 가입자를 유도하면서도 글로벌 흥행감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작품들에 대한 투자가 흥미롭다. 봉준호의 <옥자>는 국내 배급사들과의 마찰 끝에 극장개봉 없이 넷플릭스에서만 독점 공개되었지만, 오히려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를 늘리는 효과가 있었다. 이제 글로벌 스타가된 배두나를 주연으로 제작된 <킹덤> 역시, 국내 팬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공격적인 전략의 결과로 최근 넷플릭스의 신규가입자 10명 중 7명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또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남미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스페인에 대규모 프로덕션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유럽지역에서 서비스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반드시 유럽내에서 제작되는 콘텐츠가 전체 30% 이상을 차지해야한다는 EU의 콘텐츠 쿼터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신의 한수’가 될 것이다.

넷플릭스는 2018년 한해에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80억 달러(약 9조원)를 투자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들의 완성도가 대단하다. 이번 에미상에서 넷플릭스는 다른 채널들을 따돌리고 23개 부문을 독식하며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정리하자면, 세계 최강의 콘텐츠 제국을 완성한 디즈니이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적지 않은 OTT 서비스를 런칭해서 단번에 성공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각 지역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자사의 콘텐츠 권리 관계를 모두 ‘디즈니 +’의 독점으로 전환하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 될 것이다.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