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은 하늘의 뜻”이란 영화인들의 말처럼, 누구도 흥행을 예상하지 않았던 영화가 역대 흥행 기록을 경신하거나 기대작이 의외의 헛발질로 실패하기도 한다. 영화들의 흥망사는 극장 밖의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2019년에도 전세계 기대작들이 줄을 선 가운데, 앞으로 어떤 영화가 또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할까. 이번 ‘무비 비하인드’에선 대파란이 일기 전,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을 제외한 각 국가별 최고 흥행작을 정리해봤다.

※ 본문에 언급되는 수익 및 순위는 2000년대 이후를 다루며, 박스오피스모조닷컴의 자료를 참고했다. 별개의 참고자료는 별도 표기한다.


유럽

프랑스

<타이타닉>

문화의 나라 프랑스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는 어쩔 수 없다. 제임스 카메론이 연출한 <타이타닉>이 프랑스 역대 박스오피스 1위다. 2063만 4793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도 2위와 3위는 자국 영화 <알로, 슈티>와 <언터쳐블: 1%의 우정>이 차지했다. 만일 흥행 수익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1억 7561만 달러를 기록한 <아바타>가 1위다. 어쨌든 승자는 두 영화를 연출한 제임스 카메론이다.

독일

<타이타닉>

프랑스의 이웃나라 독일도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을 사랑한다. 1808만 명이 관람한 것으로 발표됐다. 다만 관객 집계를 공식적으로 실시하기 이전까지 포함하면 <정글북>이 1등이라는 뉴스도 있다. <정글북>은 재개봉 관객을 포함해 2739만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

<아바타>

이탈리아의 최고 흥행작은 <아바타>. 총 6,567만 유로를 벌어들였다. <아바타>는 앞으로도 자주 언급될 예정이다. 만일 물가 상승과 상관없이 관객 수로만 따지면 <전쟁과 평화>가 1570만 명을 동원해 역대 1위라고 한다.

포르투갈

<아바타>

포르투갈도 <아바타>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총 929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포르투갈에선 애니메이션의 흥행 성적이 좋은 편이다. <아바타>가 개봉한 2009년에도 <아이스 에이지 3: 공룡 시대>가 그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고, 역대 순위에서도 <슈렉 포에버>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2018년 흥행 1위를 <인크레더블 2>가 차지했다.

스페인

<아바타>

<아바타>의 열풍은 스페인도 집어삼켰다. 여기서는 1억 999만 달러라는, 단위가 아예 다른 성적을 보여줬다. 수익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후 최초이자 최후의 1억 달러 돌파 영화다. 그래도 역대 2위는 자국 영화 <스패니쉬 어페어>가 자리를 지켰다. 7746만 달러를 기록한 흥행 열풍의 주역이었으나 1억 달러의 <아바타>와는 비교불가다.

영국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영국하면 해리포터의 나라, 007의 나라, 축구의 나라 같은 말을 떠올리겠지만, 영국은 ‘스타워즈의 나라’다. 2015년 개봉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1억 2300만 영국 파운드(영국영화연구소 참고), 달러로 환산하면 1억 6359만 달러(박스오피스모조닷컴 참조)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은 건 <아바타>로 1억 5천만 달러를 벌었다. 3, 4위는 <007 스카이폴>과 <007 스펙터>가 나란히 줄을 서 ‘007의 나라’ 자존심을 지켰다.

그리스

<사이렌스 인 더 이지언>

유럽 국가들이 제임스 카메론에게 흠뻑 빠져있을 때 그리스는 굳건했다. <사이렌스 인 더 이지언>이란 자국 영화가 1168만 달러로 역대 흥행 순위 1위다. 코미디 영화 <빈둥거리고 위장하기>의 니코스 퍼라키스 감독이 21년 만에 내놓은 후속작이다. 스파르타와 페르시아 제국의 테로모필레 전투를 그린 <300>이 역대 흥행 순위 2위에 안착했다. 1137만 달러를 벌어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를 놓쳤다. <300>이 재밌긴 하지만 역대 흥행 순위에 들다니, 그리스니까 당연한 결과일지도.

러시아

<아바타>

러시아는 판도가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여기도 <아바타>가 1억 1710만 달러를 벌어 1위를 차지했다. 6366만 달러를 기록해 2위에 오른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와는 거의 두 배가량 자이 난다. 3위는 고전 명작을 리메이크한 자국 영화 <스탈린그라드>로 5203만 달러를 벌었다.


아시아

인도

<바후발리 2 : 더 컨클루전>

‘발리우드’ 인도는 현재 외화 관련 박스오피스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스오피피스인디아닷컴’에 따르면 역대 박스오피스 1위는 <바후발리 2 : 더 컨클루전>. 143억 루피(2263억 원, 2억 116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공개됐을 때도 호평 받았던 블록버스터다.

말레이시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말레이시아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역대 흥행 1위 영화다. 1732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 이전까진 1599만 달러의 <분노의 질주: 더 세븐>가 1위였다.

인도네시아

<와르콥 디케아이 리본>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인도네시아는 자국 영화를 관객수로, 해외 영화를 수익으로 성적을 공개했다. 때문에 자국 영화 1위인 <와르콥 디케아이 리본>(Warkop DKI Reborn: Jangkrik Boss! Part 1)과 해외 영화 1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중 어느 쪽이 더 우위인지는 알 수 없다. <와르콥 디케아이 리본 1>은 685만 명을 동원했으며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는 2528만 달러의 수익을 남겼다.

대만

<아바타>

대만의 경우 뉴 타이완 달러와 미국 달러로 했을 때 흥행 순위가 다르다. 자국 화폐 단위 뉴 타이완 달러로는 110억을 번 <아바타>가, 미국 달러로는 3766만 달러를 번 <트랜스포머 3>라고 한다. 다만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미국 달러 흥행 순위가 없어서 (자국 화폐로) 2, 3위인 <쥬라기 월드>,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등을 확인할 수 없다. <아바타>에게 판정승을 주자.

홍콩

<아바타>

홍콩 역시 <아바타>가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다. 2292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2018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2058만 달러로 근소하게 따라잡았으나 추월하는 데 실패했다.


오세아니아

호주

<아바타>

호주의 1위도 <아바타>. 1억 577만 달러를 기록해 유일하게 1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5년 개봉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6732만 달러로 뒤를 따랐다. 호주는 재밌게도 마블 영화가 힘을 못 펴고 있다. 수익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2012년 <어벤져스>와 2013년 <아이언맨 3>를 제외하면 그해 1위를 기록한 영화가 없다.

뉴질랜드

<아바타>

뉴질랜드라고 호주와 다를까. 역시 <아바타>가 1258만 달러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도 역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로 985만 달러를 벌었다.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 삼부작, <호빗> 삼부작이 개봉하는 족족 그해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했다. 아마도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낸 시리즈라 그런 듯하다.


라틴 아메리카

멕시코

<어벤져스>

멕시코는 마블을 사랑한다. <어벤져스>가 6174만 달러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6005만 달러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의외의 결과는 <아바타>. 4422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말레피센트>와 <토이 스토리 3>, <아이스 에이지: 대륙이동설>보다도 낮은 수치다.

브라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브라질도 마블을 사랑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6668만 달러, <어벤져스>가 6390만 달러로 1, 2위에 올라섰다. 여기도 의외의 결과가 있는데, <엘리트 스쿼드 2>가 역대 3위란 사실이다. 무려 6292만 달러를 벌면서 <어벤져스>를 끌어내릴 뻔 했다. <엘리트 스쿼드 2>는 브라질 자국 영화로, 부패 경찰과 고위 관직자들이 국민을 수탈하는 내용을 묘사하는 액션 영화다.

아르헨티나

<아이스 에이지: 대륙이동설>

아르헨티나에서 오랜만에 새로운 영화가 역대 1위를 차지했다. 바로 <아이스 에이지: 대륙이동설>. 2867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이 애니메이션 뒤에 <몬스터 대학교>가 2355만 달러로 바짝 따라붙었다. 3위는 1823만 달러를 기록한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이 이름을 올렸다.


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지역

<블랙 팬서>

남아프리카 지역은 <블랙 팬서>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8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2위는 <아바타>. 역시 썩어도 준치다. 778만 달러를 벌었으니 1위하고의 차이도 크지 않다.

이집트

<부하>

2005년 개봉한 자국 영화 <부하>가 다른 외국 영화의 공세에도 1위를 지키고 있다. 무려 254만 달러다. <아바타>가 228만 달러로 2위에 올랐고, <분노의 질주 7> 211만 달러로 3위에 올랐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