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알차게 보내고 싶은데 딱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그럴 땐 정주행이 최고입니다. 여러분의 휴일을 알차게 순삭시킬 미드 리스트를 들고 왔어요. 이거 영화 아니야? 퀄리티 대박 오브 대박인 긴장감 100 드라마부터, 깨알같이 웃음 코드 장전해 뇌를 편하게 쉴 수 있게 도와주는 시트콤까지! 여러분이 뭘 좋아할지 몰라 장르별로 골라봤죠. 후훗. 여기서 한 편만 건져도 여러분의 연휴는 진정한 황금연휴가 되는 것!
☞ 미드의 바이블부터 보고 싶어요.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s)
<왕좌의 게임>은 2011년부터 매 해 한 시즌(10부작) 씩 제작되어왔습니다. 현재 시즌 6까지 제작되었고, 시즌 7은 내년을 기약해야 하죠.(안 본 사람에게는 절호의 찬스! 지금부터 찬찬히 정주행하면 되는 것!)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편만 본 사람은 없다는 레전드 오브 레전드 미드, <왕좌의 게임>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입니다. 7개 국가와 하위 국가들로 구성된 웨스테로스 대륙을 배경으로 하고 있죠. <왕좌의 게임>은 연맹 국가 칠 왕국의 통치권인 철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전통이 있다면 한 개의 시즌마다 한 명의 왕이 죽어간다는 건데요. 시즌 6이 완결된 지금까지 여섯 명의 왕이 죽었고, 그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인물들이 죽어나간(...) 드라마죠. "왕좌의 게임 주인공이 누구야?"라고 물으면 답하기 애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주연인 줄 알았으나 3회 만에 죽어버리는 등, 이 세계 안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착착 벌어지거든요. 피터 딘클리지, 레나 헤디, 에밀리아 클라크, 키트 해링턴 등 유명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 도전하려면 심호흡부터 하셔야 할 거예요. 수위가 꽤 높거든요. 사람 머리가 잘려 피가 튀는 장면은 물론, 예상치 못한 노출 신도 여럿입니다. 뒤통수를 조심하셔야 하는 드라마예요!
+ 한 인터뷰에서 <왕좌의 게임> 스포일러를 어떻게 참느냐는 질문에 에밀리아 클라크의 답변입니다. 깨알 눈썹까지 넘나 귀여운 것!
워킹데드 (The Walking Dead)
<워킹데드>는 로버트 커크만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입니다. 조지아 주의 보안관 릭(앤드류 링컨)은 작전 중에 총상을 입고 뇌사상태에 빠집니다. 뇌사상태에서 깨어난 그가 눈을 떴을 때, 세상은 좀비의 등장으로 폐허가 되어있죠. <워킹데드>는 좀비물 특성상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오락성이 눈에 띄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생존을 위해 모여든 인간들 본연의 모습에 집중한 드라마입니다. 이미 죽어버린 세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짐과 동시에 이들 앞에 놓인 끊임없는 선택을 조명하는 드라마죠. <워킹데드>를 보지 못했어도,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한국인 캐릭터 '글렌'으로 출연한다는 사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렇다면 주인공 릭은? <러브 액츄얼리>에서 키이라 나이틀리에게 스케치북으로 사랑을 고백했던 앤드류 링컨이 연기하죠. 올해 첫 천만 영화 <부산행>의 좀비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해드립니다. <워킹데드 시즌 7>은 오는 10월 23일부터 방송됩니다!
섹스 앤 더 시티 (Sex And The City)
너무 올드한 거 아니냐고요? 봐도 봐도 재미있는 게 아니고요? <섹스 앤 더 시티>는 뉴욕에서 생활하는 4명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입니다. 변덕스럽지만 사랑스러운 캐리, 능청스러우면서도 섹시한 입담을 자랑하는 사만다, 결벽증이 있는 귀여운 샬롯, 지성미 넘치는 미란다까지. 개성 취향 뚜렷한 이들의 수다를 듣고 있자면 공감은 물론 웃음까지 빵빵 터지게 되죠. '여자들만의 코드'를 저격하여 당시 20대~30대 여성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흥미진진한 연애 에피소드를 보고 있자면 내 마음이 두근두근. 매번 패션쇼를 방불케하는 캐리의 옷과 신발을 보는 재미도 있죠! 여자 친구들과 와르르 수다 떨고 싶을 때 보면 딱 좋을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그저 시시콜콜 가벼운 수다로 시선을 끌었다고 생각하면 오산! 가치관 뚜렷한 여성들의 거침없는 수다를 통해 1990년대 후반 보수적인 사회의 벽을 쿵쿵, 두드린 드라마이기도 해요. 이 작품이 레전드로 남은 이유이기도 하겠죠?
☞ 요즘 핫한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고 싶어요.
더 겟 다운 (The Get Down)
<더 겟 다운>은 1977년 뉴욕 시 사우스 브롱크스를 배경으로 합니다. 골목의 젊은 청춘들이 꿈과 소울을 품은 음악으로 역사계 한 획을 긋는 드라마가 펼쳐진다...는 엄청난 포부의 시놉시스를 지니고 있는 이 드라마! 하지만 이 시놉시스가 전혀 오버스럽지 않은 드라마죠. 스틸컷만 봐도 어마어마한 퀄리티가 느껴지지 않나요? 70년대 뉴욕의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더 주목해야 할 드라마입니다. 소울, 디스코, 힙합 등 여러분의 취향을 골고루 저격할 음악들이 한가득이거든요. <더 겟 다운>은 음악 드라마인 동시에 성장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가난한 환경 아래 글쓰기 재주를 지녀 래퍼를 꿈꾸는 소년 에제키엘과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에도 노래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는 소녀 마일린. 이들에게 음악은 삶의 희망, 혹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도구로 기능하죠. 70년대 뉴욕을 그대로 재현해낸 이 드라마는, 음악뿐만 아니라 인종차별과 빈부격차 등 그 시대의 사회적 문제를 조명하기도 합니다. 12회 중 6회는 릴리즈되었고, 나머지 6회분은 내년에 나올 예정이라고 하네요. <물랑루즈>, <위대한 개츠비>의 감독 바즈 루어만이 제작한 드라마라 더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기묘한 이야기>. 미드에 관심 좀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드라마의 배경은 1983년, 미국 애리조나주 호킨스라는 작은 마을이죠. 이야기는 소년 윌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실종되며 시작됩니다. 언제나 윌과 함께하던 친구들, 마이크와 더스틴, 루카스는 친구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서는데요. 그 과정에서 신비한 능력을 지닌 친구, 일래븐을 만나기도 하죠. <기묘한 이야기>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모든 부분에 서스펜스가 함께하는 드라마입니다. 윌은 누구에게 납치된 것인지, 왜 납치된 것인지를 시작으로, 친구를 찾기 위한 아이들의 여정에는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가득하죠. SF 스릴러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기묘한 이야기> 정주행을 더 지체할 이유가 없습니다. <구니스>(1985), <E.T>(1982), <에이리언>(1979) 등 수많은 80년대 영화를 오마주한 장면들이 화제가 된 드라마이기도 하죠. 8부작이고 아직 시즌 2가 나오기 전이니, 연휴에 보기엔 딱! 몰아보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작품인 건 분명합니다.
나르코스 (Narcos)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 마약 드라마로 유명한 <나르코스>. 퀄리티 갑 오브 갑 드라마로도 유명하죠. <나르코스>는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그를 쫓아다니는 DEA 요원 하비에르 페냐, 스티브 머피 요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물론 하비에르 페냐와 스티브 머피까지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나르코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해 더 눈이 가는 드라마입니다. <나르코스 시즌 1>에서는 가난했던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코카인을 손에 넣고 셀 수 없이 많은 돈을 벌게 되기까지의 스펙터클한 과정을 담았어요. 그의 화려한 전성기를 담은 시즌 1에 반해, 현재 방영 중인 <나르코스 시즌 2>는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몰락을 다룬다고 하네요. <나르코스>는 80년대 콜롬비아의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 드라마입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더! 수많은 할리우드 마약범죄 영화들이 바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에게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마약 범죄 레전드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도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그의 실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나르코스>를 보는 게 답이죠.
☞ 가볍고 유쾌한 드라마를 보고 싶어요.
뉴 걸 (New Girl)
<뉴 걸>은 제시카 데이(애칭 제스)라는 한 여자가 세 명의 남자가 살고 있는 LA의 한 아파트에 들어오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제스는 우리에게 <500일의 썸머> 속, 썸머로 유명한 주이 디샤넬이 연기하죠. 세 명의 남자랑 같이 산다고? 자연스레 똑 부러지는 밀당녀 썸머가 떠오른다면 바로 그 이미지를 지우셔야 할 거예요. 제스는 마음이 약한 여자입니다. 바보 같을 정도로 착하기도 하죠. 동거하던 남자친구의 바람 현장을 목격하고 닉, 슈미트, 윈스턴이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 온 제스. 어리바리 + 밝음파워 내뿜는 그녀는 전형적인 드라마 속 여주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녀를 구해줄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났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하지 않았을 거예요. 백마 탄 왕자님보다는 같이 동고동락하며 소소하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친구들이 최고죠. 남녀가 한 공간에 모였으니 러브라인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뉴 걸>은 투닥투닥 에피소드를 쌓아가며 쫀쫀해지는 '네 친구'의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 콕 알아주는, 복닥복닥 메이트들이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해드려요. 시즌 5의 방영일은 오는 9월 20일!
모던 패밀리 (Modern family)
<모던 패밀리>는 미국판 <하이킥 시리즈>(연출 김병욱)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세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죠. 여피족 부모와 제멋대로의 아이들로 구성된 다소 평범한 핵가족, 베트남 아이를 입양한 게이 부부, 황혼의 백인 남자와 딸 뻘의 콜롬비아 출신 글래머 미녀 아내 조합의 재혼 다문화 가정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색다른 구성인 것 같지만, 가족이라는 건 한 지붕 아래 모이면 전 세계 어딜 가나 다 똑같은 것!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려진 이 시트콤은 가족의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딸, 아들, 어머니, 아버지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폭넓은 소재를 다루고 있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재미, 2009년부터 시작한 이 시리즈가 지금까지 쭉 사랑받는 이유 아닐까요? "모든 캐릭터가 재미있다"는 극찬을 받는 이 시트콤. 굳이 처음부터 정주행할 필요 없이 어느 에피소드만 봐도 쉽게 내용을 따라갈 수 있는 건 이 드라마만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오는 9월 21일, 시즌 8의 방영을 앞두고 있어요.
빅뱅이론 (The Big Bang Theory)
<빅뱅이론> 역시, 미드를 보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제목만은 들어봤을 레전드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괴짜 과학도 네 명과 그들의 건너 방에 살고 있는 이웃 금발 미녀 페니의 이야기를 그리죠. 과학 분야에서는 수재 중의 수재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엉뚱미 터지는 네 남자. 가장 천재이나 그만큼 가장 비정상적인 쉘든과 그의 룸메이트로서 언제나 참을 인자 얼굴에 새기고 다니는 레너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발한 음담패설과 화장실 개그를 담당하고 있는 하워드와 술 없이 여자 앞에서 입도 못 여는 성격 탓에 연애에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청년 라지까지. 사회성이라고는 제로인 이들과 밝고 융통성 넘치는 페니가 만나 환상의 케미를 자랑합니다. 고학력자들이 모인 드라마다 보니 드립 또한 수준급이죠.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빅뱅이론>이 담고 있는 개그의 60% 정도 밖에 이해하지 못한다는 설도 있을 정도!(그럼에도 빵빵 터지니 이 얼마나 웃긴 드라마란 말인가!) 현재는 시즌 10 방영을 앞두고 있지만, 이 드라마는 시즌 1부터 정주행하길 추천해드립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형성해나가는 이 시리즈만의 세계관을 보는 것도 쫀득한 재미를 선사하니까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코헤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