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신세계>의 ‘브라더’ 황정민과 이정재. 이 두 사람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영화에 함께 출연할 거라는 기사가 최근에 나왔다. 아직 출연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많은 기사가 “<신세계> 이후 재회?”라는 식으로 제목을 달았다. 유독 영화 속 캐릭터의 궁합이 잘 맞는 경우가 있다. <신세계>의 황정민과 이정재가 연기한 정청과 이자성이 그런 경우다. 이처럼 영화 속 최고의 화학작용을 보여준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의 조합을 더 찾아보려 한다. 다시 보고 싶은 배우 조합이다.


정우성, 이정재

<태양은 없다>

<태양은 없다>는 영화 <비트>의 정우성과 <불새>의 이정재의 만남이었다. 이렇게 설명하면 나이 좀 있는 관객들은 바로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할 거라 믿는다. 부연하면 <태양은 없다>는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가 함께 출연한 영화다. <태양은 없다>가 개봉한 지 20년이 지났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함께 기획사를 운영하기도 한다.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영화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욕심일까.


차승원, 유해진

<이장과 군수>

2000년대 중후반 차승원이 가장 활발하게 영화에 출연하던 시절. 유해진은 조연이었다. 2007년 <이장과 군수>에서 두 사람이 모두 포스터에 등장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것으로 지금은 더 기억에 남는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영화는 꽤 많다. <주유소 습격사건>, <혈의 누>, <광복절 특사>, <라이터를 켜라>, <신라의 달밤> 등. TV 예능 프로그램 말고 영화로 다시 한번 함께 출연하기를 기대해본다. 물론 장르는 코미디면 좋겠다.


박중훈, 안성기

<라디오 스타>

흐음. 너무 뻔한 배우의 조합일까. 그래도 결코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까지 박중훈, 안성기의 만남은 늘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오랜 영화 팬이라면 1988년에 개봉한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를 기억할 수도 있겠다. 안성기가 만수, 박중훈이 칠수를 연기했다.


전도연, 하정우

<멋진 하루>

전도연과 함께 출연한 남자 배우들의 이름을 나열해보자. <접속>의 한석규. <약속>의 박신양, <해피 엔드>의 최민식,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설경구,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의 배용준, <인어공주>의 박해일, <너는 내 운명>의 황정민, <밀양>의 송강호, <멋진 하루>의 하정우, <하녀>의 이정재, <무뢰한>의 김남길, <남과 여>의 공유.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전도연은 수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이 가운데 가장 독특한 만남을 꼽자면 역시 하정우와 함께 출연한 <멋진 하루>다. 어쩌면 이 조합은 하정우가 연기한 병운이라는 캐릭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 그렇게 지질한 남자를 어디서 또 보겠는가.

그밖에 멜로영화 속 기억에 남는 남여 배우 조합은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유지태, <8월의 크리스마스>의 심은하·한석규,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김주혁 등도 꼽아볼 수 있겠다. 세 조합 모두 다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송강호, 최민식, 한석규

<쉬리>

1990년대 말 개봉한 <넘버 3>와 <쉬리>에 송강호, 최민식, 한석규가 모두 출연했다. 당시 두 영화 모두 한석규의 이름이 먼저 등장했다. 한석규는 그때 충무로 최고의 흥행보증수표였다. <넘버 3>의 주연은 한석규였고, 최민식이 조연이였고, 송강호는 신스틸러였다. <쉬리>에서도 주연은 한석규의 몫이었다. 지금은 누구의 이름을 먼저 놓기 힘들 것 같다. 의미 없는 일이기도 하다. 세 사람이 한 영화에 출연하는 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배우의 이름만으로 극장에 갈 이유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참고로 최민식과 한석규가 출연한 영화는 개봉 대기 중이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제)에서 최민식이 장영실, 한석규가 세종을 연기한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