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된 결과였다. 호아킨 피닉스 주연 <조커>가 2주 연속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의 정상에 앉았다. 신작 애니메이션 <아담스 패밀리>와 윌 스미스의 SF 액션 <제미니 맨>, 그리고 R등급 코미디 <젝시>가 개봉과 함께 톱10에 진출했지만, <조커>의 기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랜만에 북미에서 “주모~”를 외칠 만한 소식도 들려왔다. 지난 주말 북미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단 세 개의 상영관에서 38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이는 2016년 <라라랜드> 이후 가장 높은 스크린 당 평균 수익일 뿐만 아니라, 역대 북미에서 개봉한 모든 외국어 영화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적이라고 한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두 편의 신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 <말레피센트 2>와 10년 만에 돌아온 <좀비랜드: 더블 탭>이 과연 <조커>의 3주 연속 1위를 저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월 2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135,259,532/$140,466,469]


2019년 10월 2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조커

(Joker)

( - )

로튼토마토: 비평가 68% / 관객 89%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4,374

주말수익: $55,861,403 (-41.9%)

북미누적: $193,590,190

전세계누적: $548,290,190

제작비: $5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조커>가 5586만 달러의 주말 성적과 함께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코믹스 영화 최초의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작’, 그리고 ‘모방 범죄의 우려를 가진 작품’이라는 명암을 모두 지니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영화의 현재 북미 성적은 1억 9359만 달러. 개봉과 동시에 역대 10월 기록들을 전부 새로 쓴 데 이어 지금까지 기세라면 북미 3억 달러는 가뿐하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성적까지 포함한 누적 스코어는 5억 4800만 달러, 국내에서도 개봉 2주 만에 400만 관객을 넘기면서 ‘역대 DC 영화 국내 관객 수’로 보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639만), <아쿠아맨>(503만), 그리고 <다크 나이트>(409만)에 이어 상위권에 위치했다.

연기력은 두 말할 필요도 없지만, ‘흥행’보다는 ‘작품성’이 돋보이는 작품에 출연했던 호아킨 피닉스에게 <조커>는 <앙코르> 이후 14년 만에 북미 1억 달러를 넘긴 작품으로 남게 되었는데, 그의 필모그래피 중 단 여섯 편(주연작으로 치면 다섯)이 1억 달러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 <조커>의 성공 때문인지 몰라도, 워너브러더스에서 렉스 루터와 투페이스, 그리고 미스터 프리즈 단독 영화를 기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호아킨 피닉스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이야기한 만큼, <조커> 속편 제작도 충분한 상황이라 정말 DC만의 ‘빌런 유니버스’가 탄생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2.

아담스 패밀리

(The Addams Family)

( New )

로튼토마토: 비평가 39% / 관객 70%

메타스코어: 45

상영관 수: 4,007

주말수익: $30,300,007

북미누적: $30,300,007

전세계누적: $30,300,007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26년 만에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온 <아담스 패밀리>가 2위로 첫 선을 보였다. 기괴하면서도 유쾌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아담스 패밀리>는 1930년대 신문 만화로 시작해 1960년대에는 TV 시리즈, 1990년대에는 영화로 개봉해 큰 인기를 누렸으며, 2005년 국내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 샤를리즈 테론, 오스카 아이삭, 클로이 모레츠, 핀 울프하드, 그리고 폼 클레멘티프가 성우진으로 참여해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의 첫 주말 성적은 3030만 달러. 평단에 극찬을 받았던 올리비아 와일드의 연출 데뷔작 <북스마트>를 제외하곤 <사탄의 인형>, <더 허슬>, <미싱 링크> 등 영 힘을 못 썼던 유나이티드 아티스트 릴리징의 올해 최고 흥행작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국내 개봉은 11월 초로 예정.


3.

제미니 맨

(Gemini Man)

( New )

로튼토마토: 비평가 24% / 관객 84%

메타스코어: 39

상영관 수: 3,642

주말수익: $20,552,372

북미누적: $20,552,372

전세계누적: $59,552,372

제작비: $138,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파라마운트의 ‘도플갱어’ 액션 스릴러, <제미니 맨>이 실망스러운 성적과 함께 3위로 데뷔했다. 영화의 첫 주말 성적은 고작 2055만 달러, <알라딘>이 흥행 대박을 치면서 오랜만에 ‘티켓 파워가 오르나?’ 싶었던 윌 스미스의 기세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다. 윌 스미스의 흑역사인 <애프터 어스>도 개봉 성적이 2750만 달러였던 것을 생각하면… 여기까지만 하겠다. 이안 감독도 씁쓸하긴 매한가지다. <센스, 센서빌리티>를 시작으로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색, 계>, 그리고 <라이프 오브 파이>로 북미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그가 <빌리 린의 롱 하프타임 워크>로 크게 미끄러진 이후 재기를 노렸던 작품이 바로 <제미니 맨>이니 말이다. 이제 막 개봉한 만큼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제작비가 1억 3800만 달러씩이나 들어간 작품이 첫 시작부터 삐끗했으면 사실상 기적을 꿈꾸기엔 어려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5955만 달러.


4.

어바머너블

(Abominable)

( ↓ 2 )

로튼토마토: 비평가 82% / 관객 95%

메타스코어: 61

상영관 수: 3,496 (-752)

주말수익: $6,072,235 (-49.1%)

북미누적: $47,873,585

전세계누적: $109,073,585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드림웍스 신작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이 4위로 내려왔다. 주말 성적은 지난주 절반 수준인 600만 달러, 같은 애니메이션 장르인 <아담스 패밀리>의 개봉이 이 작품의 안타까운 3주차 성적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드림웍스 입장에서는 북미도 북미지만 특히 중국에서의 선전을 기대했을 텐데, 아쉽게도 그다지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4787만 달러와 1억 900만 달러.


5.

다운튼 애비

(Downton Abbey)

( ↓ 2 )

로튼토마토: 비평가 85% / 관객 94%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3,019 (-529)

주말수익: $4,881,075 (-38.9%)

북미누적: $82,668,665

전세계누적: $152,868,665

제작비: $13,000,000 - $20,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5위는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북미에서 사랑받고 있는 작품, <다운튼 애비>가 차지했다. 주말까지 북미 성적은 8266만 달러. 그러나 현재(10월 16일) 기준으로 8350만 달러를 넘기면서 포커스 피쳐스 최고 흥행작인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의 기록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는데, 이안 감독의 신작 <제미니 맨> 개봉과 시기가 맞물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북미 수익 1억 달러를 달성하기엔 뒷심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것 정도?


6.

허슬러

(Hustlers)

( ↓ 2 )

로튼토마토: 비평가 88% / 관객 66%

메타스코어: 79

상영관 수: 2,357 (-673)

주말수익: $3,887,018 (-39.2%)

북미누적: $98,052,357

전세계누적: $121,652,357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11월 국내 개봉이 확정된 <허슬러>가 6위를 차지했다. 개봉 5주차 주말 동안 아쉽게 북미 1억 달러 고지를 넘지 못했지만, 고작 200만 달러만을 남겨두고 있어 주중이면 <배드 맘스>, <업사이드>에 이어 세 번째로 1억 달러를 벌어들인 STX 배급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제작비 6배를 훌쩍 넘긴 1억 2165만 달러.


7.

주디

(Judy)

( ↓ 1 )

로튼토마토: 비평가 83% / 관객 87%

메타스코어: 66

상영관 수: 1,627 (+169)

주말수익: $3,217,690 (-30.0%)

북미누적: $14,936,811

전세계누적: $14,936,811

제작비: N/A

상영기간: 3주 (17일)

르네 젤위거 주연 <주디>가 지난주 6위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 지난주만큼 폭발적인 숫자는 아니지만 상영관 수를 늘렸으며, 사흘간 320만 달러를 더해 북미에서 총 1493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눈에 띄는 순위와 성적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데다 르네 젤위거의 연기력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내년 초 시상식 시즌에 어떤 결과를 받게 될지 괜히 기대를 걸게 된다.


8.

그것: 두 번째 이야기

(It: Chapter Two)

( ↓ 3 )

로튼토마토: 비평가 63% / 관객 78%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2,303 (-860)

주말수익: $3,136,415 (-41.0%)

북미누적: $207,046,839

전세계누적: $445,846,839

제작비: $7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8위는 개봉 6주차의 <그것: 두 번째 이야기>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2억 700만 달러와 4억 4584만 달러. 전작이 워낙 괴물 같은 성적을 거두었기에 상대적으로 덜한 것처럼 보일 뿐이지, <그것: 두 번째 이야기>도 ‘R등급 공포 영화’임에도 엄청난 성공을 이룬 작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9.

젝시

(Jexi)

( New )

로튼토마토: 비평가 14% / 관객 69%

메타스코어: 38

상영관 수: 2,332

주말수익: $3,106,730

북미누적: $3,106,730

전세계누적: $3,106,730

제작비: $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라이온스게이트의 R등급 코미디 <젝시>가 310만 달러 성적과 함께 9위 데뷔했다. <젝시>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사랑을 그린 2013년작 <그녀>의 ‘더티’ 버전쯤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행오버> 시리즈와 <배드 맘스> 존 루카스와 스콧 무어 듀오, 그리고 잘 나가는 코미디 배우 애덤 드바인이 만났다는 기대와 달리 첫 시작이 좋지 못하다. 공교롭게도 <행오버> 토드 필립스와 <그녀>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와 만난 상황.


10.

애드 아스트라

(Ad Astra)

( ↓ 3 )

로튼토마토: 비평가 84% / 관객 40%

메타스코어: 80

상영관 수: 1,678 (-1,232)

주말수익: $1,877,925 (-55.2%)

북미누적: $46,966,357

전세계누적: $120,066,290

제작비: $80,000,000 - $100,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이번 주를 끝으로 상위권에서 볼 수 없을 <애드 아스트라>가 10위를 차지했다. 주말 동안 187만 달러를 더한 북미 성적은 4696만 달러,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1억 2000만 달러다. 평단에선 상당히 긍정적으로 이 작품을 평가했지만, 결국 브래드 피트와 이십세기폭스, 그리고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겐 상당히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흥행 레이스를 마무리하게 됐다.


에그테일 에디터 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