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극장가의 성수기는 설날, 여름 휴가철, 추석이었다. 지금은 설날, 추석 등 명절보다 연말이 더 성수기처럼 느껴진다. 국내외 주요 배급사들의 텐트폴(Tentpole) 영화들이 연말에 개봉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2019년 연말에도 꽤나 다채로운 기대작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11월, 12월에 개봉하는 해외 영화 기대작 6편을 소개한다.


11월

<겨울왕국 2>

<겨울왕국 2>

천만 관객 신화가 재연될까. 11월의 최대 기대작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다. 속편이라면 당연히 그러하듯이 <겨울왕국 2>는 스케일이 커졌다. 엘사, 안나, 올라프, 크리스토프 등 일행은 아렌델 왕국 너머의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스토리보다 중요한 건 어쩌면 노래일지 모른다. ‘렛 잇 고’(Let it go)의 명성을 뛰어넘을 새로운 주제가가 나오기를 기대할 수 있겠다. 9월 30일에는 이디나 멘젤이 부른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이 먼저 공개되기도 했다.


<좀비랜드: 더블 탭>

<좀비랜드: 더블 탭>

좀비 영화, 드라마 등은 끊임 없이 진화 중이다. KTX 열차에 좀비가 타기도 하고, 조선시대에 나타나기도 한다. 2009년에 국내에 정식 개봉하지 못했지만 <좀비랜드> 역시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코미디와 좀비물의 결합물로서 그 재기발랄함이 뛰어났다. <좀비랜드>는 장르 팬들에게 입소문이 난 작품이 됐고 속편은 당당히 기대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좀비랜드: 더블 탭>은 현실의 시간처럼 1편 이후 10년이 지난 이야기를 다룬다. 루벤 플레셔 감독과 우디 해럴슨, 제시 아이젠버그, 엠마 스톤 등 1편의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 여기에 추가된 이름이 있다. <데드풀>의 각본가 렛 리즈와 폴 워닉 등이다. 이쯤되면 정말 ‘병맛’의 끝까지 가보겠다는 거다.


<아이리시맨>

<아이리시맨>

마틴 스콜세지,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 4명의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만든 <아리리시맨>은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화다. 극장 개봉하냐고? 그렇다. 11월 20일 극장 개봉하고 2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이리시맨>은 다시 없을 감독과 배우의 조합으로 만들어졌다. (대다수 관객들이 신뢰하지 않지만) 로톤토마토에 따르면 뉴욕국제영화제 등에서 공개된 <아이리시맨>을 본 기자와 평론가들은 만장일치로 이 영화의 손을 들어줬다. 로톤토마토지수 100퍼센트를 기록 중이다. 극장 개봉한다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2월

<캣츠>

<캣츠>

톰 후퍼 감독이 <캣츠>를 만들었다. 톰 후퍼 감독은 <레미제라블>로 자신의 장기를 보여준 바 있다. 한마디로 그는 뮤지컬 영화를 잘 만든다. 그렇다고 그가 뮤지컬 영화만 만든 것도 아니다. <킹스 스피치>와 <대니쉬 걸>도 그의 작품이다. 최근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완성도나 재미 면에서 완전히 실패한 영화는 없다. 정리하면 <캣츠>는 뮤지컬 영화로서 꽤나 잘 만든 재미는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캣츠>는 <레미제라블>의 전략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원작 뮤지컬의 본연의 가치와 재미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재연하는 그 전략 말이다. 제니퍼 허드슨, 테일러 스위프트, 이드리스 엘바, 프란체스카 헤이워드, 주디 덴치, 이안 맥컬런 등 화려한 출연진도 기대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단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예고편 영상 등에서 분장이 아닌 CG로 만든 고양이의 모습에서 (인간을 어설프게 닮은 로봇을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감정인)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를 느낀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

<쥬만지: 넥스트 레벨>

북소리가 다시 들리고 <쥬만지>의 여행은 계속 된다. 2018년 1월 국내 개봉한 2편 <쥬만지: 새로운 세계>가 흥행에 성공한 뒤 곧바로 속편이 제작됐다. 3편 <쥬만지: 넥스트 레벨>에서는 드웨인 존슨, 잭 블랙, 카렌 길런, 케빈 하트 등 2편의 주요 배우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달라진 점이 있다. 대니 드비토, 대니 글로버가 연기한 노인 캐릭터가 등장했다. 이들은 쥬만지에서 드웨인 존슨과 케빈 하트의 몸을 가지게 된다. 정글을 벗어난 장대한 스케일의 가상 공간 쥬만지도 선보인다. 1995년 로빈 윌리엄스의 <쥬만지>에서 시작된 세계관은 이렇게 확장돼 가고 있다.


<포드 V 페라리>

<포드 V 페라리>

페트롤헤드(petrolhead)라는 말이 있다. 페트롤은 휘발유고 헤드는 머리다. 그러니까 페트롤헤드는 머릿속에 기름이 가득찬 사람을 뜻한다. 자동차에 미친 사람들이다. <포드 V 페라리>의 두 주인공 캐롤 셸비(맷 데이먼)와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는 두말할 나위 없는 페트롤헤드다. 두 사람의 전설은 1966년 시작된다. 스피드와는 거리가 먼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가 스피드의 대명사인 이탈리아의 자동차 회사 페라리를 르망 24시 레이싱에서 능가하려는 이야기다. <로건>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이 전설의 실화 혹은 신화를 연출했다. 자동차 마니아들이라면 이미 <포드 V 페라리>의 개봉 스케쥴을 꾀고 있을 게 눈에 선하다. TV 시리즈 <아웃랜더>의 팬이라면 클레어를 연기한 케이트리오나 발피의 등장이 반가울 것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