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을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방금 악몽 같은 연애에서 탈출한 싱글이라면 더 공감할 수 있는 커플 전쟁 영화 VOD 5편입니다. 주의! 아래 5편의 영화에는 커플들이 치고받고 싸우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단, 결말에 화해할지도 모름.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감독 숀 레비 출연 애쉬튼 커쳐, 브리트니 머피 상영시간 95분 제작연도 2003년
신혼여행에 방금 돌아온 톰(애쉬튼 커처)과 새라(브리트니 머피)는 공항에서 외칩니다. “헤어져!” 아주 바람직한 대사군요. 이 커플은 왜 헤어지려고 할까요. 처음에 두 사람은 아주 뜨거웠죠. 집안의 반대도 이겨내고 결혼에 골인합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톰과 부잣집 공주님 새라는 결혼이라는 걸 해보니 서로의 취향이나 살아온 환경이 너무나 다름을 깨닫게 됩니다. 꿀이 뚝뚝 떨어지는 달달한 이탈리아 신혼여행을 꿈꾸었지만 그곳은 지옥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나마 이 영화는 귀여운 커플 전쟁입니다. 적어도 피는 안 나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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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감독 한지승 출연 설경구, 김태희 상영시간 102분 제작연도 2007년
감독 이름을 보고 이 영화를 봤던 사람들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한지승 감독은 2006년, 드라마 <연애시대>를 통해 이혼한 커플의 애잔한(?) 모습을 잘 그려낸 적이 있습니다. <싸움>은 다릅니다. 말그대로 진짜 싸움을 합니다. 진아(김태희)와 상민(설경구)은 사실 처음부터 잘 안 맞는 커플이었습니다. 성격이 너무나 달랐습니다. 곤충학자인 상민은 결벽증 환자에 가까운 사람이고, 유리 공예가인 진아는 매우 활동적입니다. 어쨌든 결혼까지 했지만 무심한 상민의 모습에 진아는 까칠하고 과격해져버렸습니다. 결국 둘은 이혼합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싸움이 시작됩니다. 이 싸움은 ‘민사’가 아니라 ‘형사’ 사건입니다. 할퀴고 머리 쥐어 뜯는 건 예사죠. 쇠파이프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러게 왜 결혼 같은 걸 하는지,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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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전쟁
감독 대니 드비토 출연 마이클 더글라스, 캐서린 터너 상영시간 112분 제작연도 1989년
<싸움>의 결말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장미의 전쟁>을 추천합니다. 너무 오래된 영화라 좀 그렇긴 하지만 커플 전쟁 영화의 끝판왕에 가깝습니다. 이 영화의 커플은 진짜 피터지게 싸웁니다. 코미디, 로맨틱코미디보다 스릴러 장르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겁니다. 올리버(마이클 더글라스)와 바바라(캐서린 터너)는 첫눈에 반합니다. 늘 그렇듯이 말이죠.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잘 사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이들도 다 키우고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루고 나자 조금씩 상대방의 행동이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을 결심하고 집 소유권을 위해 1대1 전쟁을 시작합니다. ‘커플지옥’을 외치는 이들에게 이 영화의 결말은 맘에 드실 겁니다. 충격적이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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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감독 더그 라이만 출연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상영시간 119분 제작연도 2005년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를 넣을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커플 전쟁의 스케일로만 보면 압도적이긴 합니다만 결말이 영 안 내켜서 그랬습니다. 존(브래드 피트)과 제인(안젤리나 졸리)은 겉으로는 행복한 척했지만 ‘윈도 커플’에 가까워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경쟁업체 소속 킬러였습니다. 그 사실을 알자마자 두 사람은 총은 기본이고 폭탄까지 동원해서 싸우게 됩니다. 싸우는 정도가 아니라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다 결국 두 사람은… 결말은 차마 언급을 못하겠네요. 실제로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는 이 영화를 통해 만나 연인으로 발전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습니다만! 얼마 전에 결별했죠.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가 이 추천 리스트에 포함된 이유,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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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상영시간 149분 제작연도 2014년
연인들에게 <나를 찾아줘>를 적극 추천합니다. 특히 결혼을 앞둔 연인이라면 꼭 봐야 합니다. 결혼 5주년 아침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가 실종됩니다. 닉(벤 애플렉)은 아내를 찾아 나설까요? 당연히 그래야 겠지만 제 기억이 맞다면 그냥 덤덤했던 것 같습니다. 경찰은 그런 닉을 의심합니다. 아내 에이미를 살해한 용의자로 보는 거죠. 정황 증거들도 나옵니다. 과연 닉은 아내를 죽였을까요. 이 영화는 스포일러가 되는 내용이 꽤 많아서 줄거리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닉과 에이미도 처음에는 달콤했겠죠?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은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진짜로요. 결국 결혼 이후에 지옥이 되어버리긴 했지만요. 닉과 에미미는 피 터지게 싸우지는 않지만 정말 소름 돋게 서로를 미워합니다. 연인들에게 추천한다는 건 지나친 농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결혼을 앞둔 연인들은 절대 보지 마세요! 보고 나서 싸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저러지 말자” 하고 뽀뽀하고 그럴 거라면 보시든지 마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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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