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시나요? 모르시겠다구요? 그럼 시간을 조금 뒤로 돌려보죠. 때는 바야흐로 1923년, 미국 캔자스에 꿈 많은 청년 월트 디즈니가 있었습니다. 사업의 실패로 궁지에 몰린 그는 형 로이 디즈니가 있는 서부로 가 할리우드에 입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해 10월 16일 둘은 차고를 개조해 디즈니 브라더스 카툰 스튜디오(Disney Brothers Cartoon Studio)를 설립하죠. 그러니까 오늘은 바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애니메이션 명가로 군림하고 있는 디즈니가 탄생한 날이라는 것! 축하합니다! 빰빠밤!♬
여기에 또 다른 소식 하나 더! 진정 디즈니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만한 이벤트가 있는데요. 10월 13일부터 30일까지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디즈니 영화관이 상영된다는 소식입니다. 1951년 개봉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부터 2013년 <몬스터 대학교>까지 총 30편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 (디즈니 덕후는 어서 예매를 시작합니다.)
그럼 오늘 디즈니 설립일을 맞아 꿈과 환상의 나라 에버래ㄴ...가 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랜드로 떠나볼까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
디즈니의 첫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눈처럼 하얀 피부를 가진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왕비가 죽고, 새로 들어온 계모가 여왕이 됩니다. 여왕은 매일을 하루같이 거울에게 묻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융통성 제로의 거울은 여왕이 물을 때마다 백설공주가 가장 아름답다고 대답하고, 그걸 시기한 여왕은 백설공주를 죽이려고 합니다. 그런 여왕을 피해 백설공주는 숲 속으로 도망칩니다. 그곳에서 일곱 명의 난쟁이들을 만나고, 난쟁이들의 도움으로 그녀가 꿈에 그리던 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
<피노키오>(1940)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 나는 네가 좋구나♪"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이 나무인형 피노키오는 인형 제작자 제페토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는 나무를 깎아 피노키오를 만들고, 이 인형이 진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별에게 소원을 빌죠. 그리고 그날 밤! 절반의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요정의 도움으로 살아 움직이는 인형이 된 것이죠. 그리고 피노키오는 진짜 소년이 되기 위해 모험을 떠납니다!
<환타지아>(1940)
이 애니메이션 아시는 분 있으려나? 에디터는 어릴 적 이 애니를 보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미키가 마법사 모자를 쓰고 손으로 슝슝 하니까 빗자루가 막 움직였거든요! 대사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아요. 오직 음악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환타지아>! 이렇게 보니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신데렐라>(1950)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놀림을 받았더래요. 샤바샤바 아이샤바 얼마나 울었을까~♬" 이 노래 모르시는 분 없죠? 이걸로 다 설명되는 <신데렐라>의 줄거리.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받던 신데렐라는 호박마차와 요정이 만들어 준 드레스를 입고 파티장에 갔다가, 유리구두를 놓고 오는 센스를 발휘함으로써 왕자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1961)
달마시안 개 퐁고와 페르디타가 결혼해 15마리의 강아지를 낳습니다. 무늬가 너무 예쁘죠. 이렇게 예쁜 건 그냥 두고 보면 되는 건데, 크루엘라의 생각은 달랐나 봅니다. 그들의 예쁜 무늬로 모피를 만들어 입고 싶었던 그녀는 새끼들을 납치하는데요!
퐁고와 페르디타가 가만있을 리 없죠. 새끼들을 구출하기 위해 크루엘라를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이미 잡혀있던 84마리의 달마시안 개들을 함께 구하게 됩니다. 퐁고+페르디타+15마리+84마리=101마리! 그래서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곰돌이 푸의 모험>(1977)
바지 안 입고 다니는 요 음란한 녀석 곰돌이 푸. 푸가 좋아하는 건 꿀이구요, 꿀인데요, 꿀입니다. 오로지 꿀을 먹기 위해 이리저리 쏘다니다 친구들까지 다 끌어들이기에 이릅니다. 위 스틸컷에서도 남의 집에 들어가서 꿀을 다 먹고 나오는 길에, 배가 너무 나오는 바람에 문 구멍에 꽉 끼어버리게 된 상황인데요. 다들 열심히 잡아당기고 있는데, 정작 푸의 표정은 평온하네요. 허허.
<인어공주>(1989)
에디터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디즈니 공주 에리얼입니다! (꺄~) 바다 왕국의 공주 에리얼은 바닷속보다 인간세계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바다에 빠진 왕자를 구해주게 되고, 그를 사랑하게 되죠.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를 만나기 위해 마녀 우슬라와 무서운 거래를 하게 됩니다.
<인어공주>는 스토리도 흠잡을 데 없지만, OST가 정말 감동입니다. <Under the sea>부터 <Part of your world>까지 좋지 않은 노래가 단 한 곡도 없죠!
<미녀와 야수>(1991)
18세기 프랑스. 야수의 성에 갇힌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소녀 벨은 아버지 대신 자신이 성에 남기로 합니다. 아니, 그런데 알고 보니! 야수는 마녀의 저주에 걸린 왕자였습니다. 21살 생일 때까지 진실한 사랑을 찾지 못하면 영원히 야수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 저주였죠.
하지만 남녀가 한 공간에 같이 사는데 사랑에 안 빠지고 배기나요? 그렇게 벨과 야수는 성 안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야수는 왕자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알라딘>(1992)
아그라바의 좀도둑 알라딘은 어느 날 궁궐을 탈출한 자스민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쁜 마법사 자파가 알라딘에게 접근해 마법의 램프를 가져다주면 부자로 만들어주겠다고 하고, 알라딘은 그가 말한 동굴로 가게 됩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무너져버린 동굴 안에서 알라딘은 램프의 요정 지니와 마법 양탄자를 만나게 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로빈 윌리엄스의 지니 목소리 연기가 돋보였었죠. 그곳에서 지니가 알라딘에게 불러주는 노래 <Friend like me>가 떠오르네요.
<라이온 킹>(1994)
"하쿠나마타타!" <라이온킹> 하면, 주인공인 심바보다 티몬과 품바가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매사에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끔찍이도 챙겨주며 낙관적인 미래를 노래하는 모습이 인상에 깊게 남아서인 것 같습니다.
물론 심바와 날라의 러브스토리도, 심바가 왕위를 탐내는 스카를 물리치고 왕국의 진정한 왕이 되어가는 모습도 흥미진진하구요!
<뮬란>(1998)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의 표본 뮬란! 그녀는 연로한 아버지 대신 전쟁에 나가기 위해 남장을 불사합니다. 참전을 결심하고 그녀가 부르는 노래 <Reflection>도 명곡입니다. 스틸컷의 저 장면 다음에서 머리를 단발로 확! 자르는데 정말 멋있는 것... 걸크러쉬 폭발! 나라가 위기에 처한 순간 망설이지 않고 나서서 나라를 구하는 진정 아름다운 영웅, 뮬란입니다!
<쿠스코? 쿠스코!>(2000)
이건 정말 너무나 개취라서 넣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흥행에 실패해서 설마 아시는 분 있을지 모르겠지만, <쿠스코? 쿠스코!>는 그간 나왔던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조금 결이 다른 작품입니다. 우선 주인공이 건방지거든요.
옛날 어느 나라에 무소불위의 괴팍한 황제 쿠스코가 살았습니다. 그의 권력을 노리는 마법사 이즈마가 황제를 독살하려고 독약을 먹였는데! 이럴 수가! 황제가 라마로 변해버렸습니다! 하지만 겉모습만 바뀌었지 속은 그대로라 여전히 시건방진 쿠스코 황제. 그런 그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이 시종 웃음을 유발합니다. 혹시 안 보신 분, 한 번 봐보시길! 추천!
<라푼젤>(2010)
올드보이도 못 견뎠을 장장 18년을 탑 안에서만 지낸 끈기 만점의 긴 머리 소녀 라푼젤. (보통 긴 머리가 아니에요, 머리 길이만 21m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녀를 과잉보호하는 엄마(라고 쓰고 마녀라고 읽는)의 영향으로 세상을 험난한 곳으로만 상상하던 라푼젤은 어느 날 자신의 탑에 침입한 아주 잘생긴 도둑을 때려잡습니다.
그리고 그 도둑 플린과 함께 성 밖으로 나가 세상에 발을 딛게 되는데요, 그와 동시에 따라오는 온갖 모험은 보너스! <라푼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고전 원작에 3D 기술을 접목시킨 작품입니다.
<겨울왕국>(2013)
2014년 겨울을 꽁꽁 얼리며 'Let it go'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대 관객수인 1000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죠.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힘을 가진 엘사는 통제할 수 없는 그 힘이 두려워 왕국을 떠나고, 엘사가 떠난 뒤 모든 게 얼어버린 왕국의 저주를 풀기 위해 언니를 찾아 떠난 안나. 엘사와 안나 자매의 사연에 눈물이 핑 돌다가도, 여름이 좋다는 눈사람 올라프를 보면 웃음이!
<주토피아>(2016)
여우한테도 설렐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주토피아에 연쇄 실종 사건이 발생하고, 주토피아 최초의 토끼 경찰관 주디와 그녀를 도와주는 여우 닉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인데요. 닉도 닉이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신스틸러는 나무늘보 플래시였죠ㅋㅋㅋ
<주토피아>에는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야기에 '반전'이 있다는 것! 차별과 편견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통해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결국 박스오피스 4위에서 1위로 역주행하는 등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명작이 되었습니다.
이상 디즈니를 사랑하는 에디터의 취향 저격 포스팅이었습니다! 소개해드리고 싶은 작품들이 더더더더 많았지만 스크롤 압박의 관계로 15편밖에 못 담은 것이 안타까울 뿐이고... 혹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데 이번 포스팅에서 다뤄지지 못했다면, 에디터도 울면서 리스트에서 지운 걸 알아주시길..ㅠㅠ
그럼 우린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