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도>는 3월 5일(목) 올레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 극장에 걸리지 않았지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을 한 주에 한 편씩 소개합니다.


청춘영화는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다. 방황, 첫사랑, 폭력, 성장 등이 키워드가 될 수 있겠다. 이 키워드들은 청춘영화, 좀더 범위를 좁혀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소위 학원물의 필수 요소쯤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채여준 감독의 <공수도>도 여기에 해당하는 영화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열혈·액션·청춘영화다.

열혈·청춘·액션

<공수도>는 제목처럼 공수도(가라테)라는 무도(武道)를 중심 소재로 삼고 학교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주인공은 공수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정의욱)를 둔 채영(정다은)이다. <공수도>는 채영이 전학을 하면서 시작된다. 아버지는 “이번 학교에서는 좀 참으라”고 충고한다. 10대 학원물의 주인공이 아버지의 충고를 들을 리가 없다. 채영은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학폭의 피해자였던 같은 반 종구(오승훈), 일진 놀이를 그만두고 싶은 선배 해성(손우현)과 어울리며 학생회장 진혁(김태윤)을 중심으로 한 일진에 맞선다.

싸움 잘하는 유단자 여학생

청춘액션영화를 표방한 <공수도>의 첫인상은 새로움, 신선함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새로운 얼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채영을 연기한 배우 정다은이 눈에 띈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카메라가 채영의 뒤를 따라가는 연출을 보여주는데 묘한 신비감을 주기도 한다. 채영의 얼굴이 드디어 공개됐을 때 눈썰미가 좋은 관객이라면 박훈정 감독의 <마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정다은은 <마녀>에서 긴머리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고강도 액션을 소화한 바 있다. <공수도>에서 정다은은 한층 성숙되고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마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는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다. 여성을 가장 앞에 내세운 액션영화가 많이 제작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정다은이라는 배우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참고로 정다은은 해체한 걸그룹 투아이즈(2EYES) 출신이다.

정의롭고 훈훈한 남학생들

채영과 함께 <공수도>를 이끄는 두 정의로운 남학생들이 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종구와 일진생활을 청산하려는 해성이다. 종구를 연기한 오승훈은 2018년 들꽃영화상 신인배우상, 춘사영화제 신인남우상을 휩쓴 신인이다. 500대 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을 통과한 손우현은 해성을 연기했다. 종구와 해성은 채영과 함께 공수도장을 다니며 미묘한 삼각관계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청춘영화에서는 빼놓기 힘든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액션이 중심이긴 하지만 세 배우의 앙상블 연기는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정의 없는 힘은 폭력

채영, 종구, 해성을 중심으로 한 <공수도>의 청춘들은 불의에 맞선다. 채영은 학생회장 진혁에게 일갈한다.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라고. 그렇게 시작된 영화의 후반부 하이라이트 액션 시퀀스는 공수도의 매력을 듬뿍 담았다. 최배달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최영의가 창시한 극진공수도는 <바람의 파이터>라는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양동근이 최배달을 연기했다. 극진공수도는 실전지향의 무술이다. 채영은 낭심을 가차없이 가격하기도 한다. 그런 만큼 <공수도>에서도 화려하고 역동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슬로 모션과 다소 느린 템포의 음악이 어우러진 액션 연출도 돋보인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한 영화

고교생들의 풋풋함에 화끈한 액션을 더한 <공수도>는 이미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11개국에 선판매 됐다. 지난해 부산영화제 기간에 <공수도>는 3분짜리 프로모 영상 공개만으로 세계 각국에서 문의가 빗발쳤을 정도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주요 캐릭터의 신선한 매력과 액션 청춘물이라는 장르가 만들어낸 시너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을 맡은 스마트폰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은 채여준 감독의 탄탄한 연출도 한몫했을 것이다.

<공수도>는 많은 걸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공수도를 바탕으로 한 액션이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학교폭력을 이야기한다.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세 주인공의 감정과 채영의 아버지가 보여주는 깨알같은 유머도 영화에 활기를 만들어낸다.

각 요소들이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공수도>의 가장 큰 매력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배우들이다. 청춘의 싱그러운 향기가 가득 느껴진다. 한국영화를 아끼는 팬들이라면 정댜은, 오승훈, 손우현 등 젊은 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을 기억하며 눈도장을 찍어두길 바란다. 나중에 그들이 성장했을 때 <공수도>의 모습을 떠올리면 흐뭇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