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오아시스야". 자신감에 똘똘 뭉쳐 말했던 남자는 2009년 갑작스레 혼자가 됐다. <리암 갤러거>는 90년대 브릿팝 전성기 중심에 있었던 밴드 '오아시스'의 프론트맨 리암 갤러거가 2009년 형 노엘 갤러거의 밴드 탈퇴 후, 홀로서기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리암 갤러거>의 개봉은 팝과 록을 사랑한 국내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리암 갤러거>와 함께 보면 좋을, 6-90년대를 주름 잡았던 팝 가수 다큐멘터리 다섯 편을! 아래 영화들은 3월 13일(금)부터 3월 20일(금) 정오까지 바로 사용 가능한 즉시 할인 쿠폰이 발급, 3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슈퍼소닉 Supersonic, 2016
감독 맷 화이트크로스/ 다큐멘터리 / 15세 관람가 / 122분
출연 노엘 갤러거, 리암 갤러거 ▶바로보기
<리암 갤러거>가 '오아시스' 밴드 해체 후 리암 갤러거에 초점을 맞췄다면, <슈퍼소닉>은 오아시스의 결성부터 최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다뤘다. 1993년 맨체스터 첫 공연 후 1996년 25만 명을 동원한 전설의 '넵워스' 공연까지, 가파르게 성장을 이룩한 시간은 불과 3년이었다. 그렇게 맨체스터의 워킹클래스였던 두 청년은 노엘의 말을 빌리자면, "빈손으로 시작했지만 온 세상을 원했던 밴드"에서 "최후의 밴드이자 가장 위대한 밴드"가 됐다. <슈퍼소닉>은 영화 제목과 동명인 데뷔곡 '슈퍼소닉(Supersonic)'과 '토크 투나잇(Talk Tonight)' 등 오아시스의 명곡 제작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기에 오아시스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작품. 무엇보다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가 직접 코멘터리에 참여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 물론 두 사람은 서로 얼굴 한 번 마주치지 않고 따로 녹음을 했지만 말이다. 여담으로, <리암 갤러거> 다큐멘터리 제작에 앞서 리암이 노엘에게 오아시스 곡 저작권 사용을 요청했다 거절당해 둘의 사이가 더욱 나빠졌다고. <슈퍼소닉>에 오아시스 곡이 대거 들어있는 것은 아마도 두 사람이 모두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이 아닐까.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 투어링 이어즈 The Beatles: Eight Days A Week - The Touring Years, 2016
감독 론 하워드/ 드라마 / 12세 관람가 / 137분
출연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바로보기
90년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오아시스도 이들의 영향 아래 만들어진 것이니. 60년대를 광란의 시기로 만들었던 밴드,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 '비틀즈'다.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 투어링 이어즈>는 비틀즈가 직접 연기를 펼쳤던 영화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1964), <헬프!>(1965)와는 달리 다큐멘터리 형식을 띈 작품으로, 일주일을 8일로 살 만큼 바빴던 그들의 첫 만남에서부터 최전성기를 이끌기까지 약 4년간의 기록을 담았다.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가 직접 첨언했고, 일찍이 세상을 떠난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은 생전 인터뷰 영상 속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외에 우피 골드버그, 시고니 위버 등 당대 비틀즈의 열렬한 팬이었던 배우들의 회고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에드 설리번 쇼> 라이브 공연 및 12개의 리마스터링된 공연 영상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쉽게도 극장에서 상영되었던 30분가량의 1965년 뉴욕 셰이스타디움 콘서트 복원 영상은 VOD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그들이 마지막으로 라이브 공연을 펼쳤던 사무실 옥상 공연이 크레딧에 등장하니 그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 Eric Clapton: Life in 12 Bars, 2017
감독 릴리 파니 자눅/ 다큐멘터리 / 15세 관람가 / 134분
출연 에릭 클랩튼, 패티 보이드, 조지 해리슨 ▶바로보기
비틀즈의 멤버 조지 해리슨과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에릭 클랩튼의 지난했던 삶을 그린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 누구보다도 극적인 인생을 살았던 그였기에 수많은 영화 제작 요청이 있었지만 25년 지기 친구인 릴리 피니 자눅 감독에게 유일하게 제작을 허락했고, 그렇게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영화는 블루스 기타에 매력을 느껴 시작한 초기 밴드 '야즈버드(The Yardbirds)' 활동과, 에릭 클랩튼의 전성기였던 '크림(Cream)' 시절의 모습부터 친어머니에게 존재를 거절당한 과거와 친아들의 죽음까지 희비극적인 인생사를 가감없이 담았다. 결국 나락으로부터 그를 진정으로 구원해 준 건 음악이었음을. 기타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뛰는 락 덕후들이라면 필시 관람해야 할 영화로, 에릭 클랩튼과 함께 6-70년대를 평정했던 존 메이올&더 블루스 브레이커스, 지미 헨드릭스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사운드트랙으로 흐르는‘아이 필 프리(I Feel Free)',‘레일라(Layla), ‘티얼스 인 헤븐(Tears In Heaven)'과 같은 에릭 클랩튼의 명곡들도 놓쳐선 안될 관람 포인트.
휘트니 Whitney, 2018
감독 캐빈 맥도널드/ 드라마, 다큐멘터리 / 15세 관람가 / 120분
출연 휘트니 휴스턴, 케빈 코스트너, 바비 브라운 ▶바로보기
그래미상 6회 석권, 7회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누적 음반 판매량만 1억 7천만 장. 이 모든 기록들이 휘트니 휴스턴이 생전 세운 기록들이다. 청량한 메조 소프라노톤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던 휘트니 휴스턴은 미국의 전설적인 보이스이자 대중 팝 시대의 최초의 디바다. 영화는 1985년 데뷔 앨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으로 단숨에 대중음악계에 이름을 올린 휘트니 휴스턴이 2집으로 대성공을 거둔 뒤, 영화 <보디가드>로 전성기 of 전성기를 맞이하고 내리막길을 걷기까지 스타로서 감내해야 했던 무대 뒤 생의 명암을 조명했다. 영리한 부모의 기획력과 재능 있는 딸이 만나 거둔 성공, 바비 브라운과의 결혼 생활이 불러온 비극이 1500여 개의 비디오테이프와 250개의 영상, 2000여장의 사진들로 재구성됐다. 시각적 요소를 잇는 27개의 명곡들과 지인들의 목소리는 다큐멘터리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캐빈 맥도널드의 손에 의해 구현된 휘트니의 삶이다. 제71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 2011
감독 말릭 벤젤롤/ 다큐멘터리 / 전체 관람가 / 86분
출연 말릭 벤젤롤, 로드리게즈 ▶바로보기
앞서 소개한 네 편의 영화 주인공들이 모두 수백만 장의 앨범을 팔았다면, <서칭 포 슈가맨> '슈가맨' 로드리게즈는 미국에서 단 6장의 앨범을 판 무명 가수다(4장은 가족이 구매했다고). 반면 반대편에 위치한 남아공에서는? 70년대 우연히 흘러들어온 앨범 '콜드 팩트(Cold Fact)'가 대박이 나면서 수록곡들이 국민가요로 등극한 슈퍼스타였다. 그러나 단 두 장의 앨범을 끝으로 음반 활동을 접었기에 얼굴도, 생사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가수로 오랜 시간 남아있어야 했다. 그저 들려오는 것뿐이라곤 무대 위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했다거나, 마약으로 사망했다는 소문뿐. 시간이 흘러 두 명의 열성팬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찾기 위해 로드리게즈의 흔적을 되짚어가기 시작하고 마침내 1집 앨범의 프로듀서와 연락이 닿는다. 로드리게즈의 죽음에 관해 물었을 때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무엇이었을까. <서칭 포 슈가맨>은 유명 팝스타의 회고록과는 거리가 멀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었던 젊은 시절, 가수의 꿈이 좌절됐던 한 남자의 드라마와 가깝다. 하나의 현실에 두 개의 생을 살게 된 남자. 많은 것을 쥐게 됐음에도 낮은 곳을 자처해 돌아간 이의 일생은 그 어떤 음악 다큐멘터리보다 묵직한 여운을 선사한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