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멩이>는 관객들에게 편견에 대한 묵직한 돌멩이를 던지는 영화다.
= 아. 그러면 안 되는데. 홍보에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인데! (일동 웃음)
- (웃음) 영화가 지적하는 점과는 상이하게 편견이랄까, 틀에 갇힌 생각을 안 하고 살 것 같다.
= 에이. 우리는 누구나 다 편견을 가지고 살아간다. 모든 사람이 무해한 편견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진 않다. 남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편견을 크거나 작거나 다 가지고 산다. 글쎄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사람은 약하고, 악하고 그런 존재니까. 근데 편견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 생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그래서 편견을 한 가지라도 버려 나갈 수만 있다면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견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편견을 오히려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안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 편견은 신념이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 하나라도 깨진다면 이 영화의 역할을 충분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 일명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들었는데.
= 에이, 잘 안돼서 포기했다. (일동 웃음) 아니, 나만 애쓰고 다들! 그냥 꼰대로 살려고 한다(웃음). 그럼에도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하는 작은 노력은, 누군가를 만나면 아주 오랫동안, 관계가 자연스러워지기 전까지 계속 존댓말을 쓴다. "말씀 편하게 하세요"라고 상대방이 말하면 지금이 편하다고 대답한다. 후배들이랑도 친해지기 전까지는 꼭 존댓말을 쓰려고 한다. 후배들이 못 견딜 때까지 계속 존댓말을 사용한다. 반말하기 시작하면 돈도 내가 내야 하는데! (일동 웃음)
- 후배들한테 술도 잘 사주는지.
= 굉장히 잘 사는 편이다. 돈 벌어서 밥 사주고, 술 사주고 하는 게 제일 좋다.
- 제일 좋은 선배 아닌가.
= 그 새X들도 그렇게 생각하려나. (일동 웃음). 어떨 때는 후배들이 사줄 때도 있고… (후배들이랑) 술은 자주 먹는 편이다. 그래서 술을 자주 먹으니까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먹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가능하면 반주도 안 하고. 예전에는 술자리를 많이 가졌는데 이제는 그다음 날 너무 힘들어서 술도 적게 마신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려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 요새는 제일 먼저 일어나는 편이다. 오래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싫어한다(웃음).
- 워낙 젊게 사셔서 미처 몰랐는데 벌써 50대의 중반에 서 있는 배우다. 요즘 피부에 와닿는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 아직까지 생각은 유연한 것 같다. 근데 몸이… 어디 앉았다가 일어나면 "끄응"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게 가장 큰 변화다(웃음). 사실은 조금 슬프기도 하다. 조금씩 늙어간다는 게 말이다. 그래도 '조금씩' 늙어서 다행이다. 어제 잘 때는 스물다섯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55세가 되어있다면 너무 죽고 싶을 것 같다(웃음). 근데 매일 하루씩 변하니까 적응이 되더라. 그래도 최근엔 이제 정말 몸을 오랫동안 사용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 이걸 젊은 나이에 깨달았다면 열심히 운동해서 몸을 좀 더 잘 유지했을 텐데... 라는 생각은 든다.
- 그럼에도 누구보다 젊게 사는 것 같다.
= 음, 생각하는 건 그래도 30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아파트에 계신 경비 아저씨를 보면 나보다 훨씬 어르신을 대하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있는데, 깜빡 생각해보니 '나보다 어릴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거 보면 나 자신을 어리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나잇값을 못한다고 해야 할까? 스스로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나이가 지금의 나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월이 갑자기 흘렀다는 느낌도 든다. 나이 든 느낌이 종종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아냐, 아냐. 근데 그래도 괜찮다! 나이 먹는 게 꽤 괜찮다. 나이를 이렇게 먹고 나니 정말로 정말로 젊을 때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으니까.
- '지금 전 재산 포기하고 40대로 돌아가기, 지금 전 재산 2배 현재 나이로 살기'중에 선택해야 한다면(웃음).
= (매우 놀람). 무조건 닥후죠 닥후! 지금의 상태로 사는데 돈을 더 준다? 그럼 닥후죠! 10년 전으로 왜 돌아가요. 내가 이렇게 10년을 살았는데 또다시 살라고? 정말 하루 전으로라도 돌아가기 싫다. 두 배를 준다고 해도 싫다. 왜냐면 정말 어렵게 살아와서 그런 것 같다. 그걸 또 살기가 싫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실수를 덜 하면서 살 보장도 없고 지금이랑 똑같지 살지 않을까. 그러니까 (지금) 2배를 감사히 받을 거예요.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전 재산을 많이 모아 놨어야 하는데! (일동 웃음)